"'1박2일'·송현정 기자·PD 유출"...KBS 사장에 물었다[종합]

양승동 KBS 사장 기자간담회

여의도=윤성열 기자 / 입력 : 2019.05.15 15:02 / 조회 : 4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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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동 KBS 사장 /사진제공=KBS


"시행착오와 취약점을 많이 발견한 1년이었습니다."

KBS 양승동 사장이 취임 1년을 맞은 소회와 KBS를 둘러싼 일련의 변화와 논란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양 사장은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누리동 쿠킹스튜디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자리에는 황용호 편성본부장, 임병걸 전략기획실장, 김의철 보도본부장, 김덕재 제작1본부장, 이훈희 제작2본부장도 참석했다.

양 사장은 KBS 16기 공채 프로듀서 출신으로 1989년 KBS에 입사해 '세계는 지금', '추적 60분', '역사 스페셜' 등을 연출했으며, 제21대 한국PD연합회장, KBS부산방송총국 편성제작국장 등을 거쳐 지난해 4월 9일 KBS 사장으로 취임했다.

양 사장은 취임 후 1년을 돌아보며 "의욕, 의지는 컸으나 국민들의 눈높이에 충분하게 부합하지는 못한 1년이었다"고 고백했다.

양 사장은 이어 "KBS가 과거 많은 어려움이 겪으면서 신뢰도가 추락했지만 KBS가 공영방송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확인했다"며 "지난 1년 동안 재난 방송 등 KBS를 둘러싼 많은 논란이 있었는데, 다시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 계속해서 정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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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동 KBS 사장 /사진제공=KBS


KBS는 지난 4월 4일 강원도 대형 산불과 관련해 재난방송이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특보를 신속하게 편성하지 않고, 정규 방송을 계속해 재난방송 주관사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질타를 받았고, 강릉에 있는 취재기자가 마치 고성에 있는 것처럼 허위 방송을 했다는 지적도 제기돼 논란을 빚었다.

이에 양 사장은 "부사장을 주재로 TF를 가동, 시스템적으로 취약했던 부분을 보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조만간 완성을 할 것이다. 대략적인 내용은 방송통신심의위와도 공유를 했다"고 설명했다.

김의철 KBS 보도본부장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국민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부사장 주재로 관련 TF를 구성해 정부 측에 요청할 것은 요청하고, 저희 나름대로 준비할 것은 준비하면서 개선책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집중호우, 태풍 등 예고 되고 있는데, 잘 준비해서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재난방송 주관사가 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양 사장은 지난 9일 방송된 KBS 1TV 특집 대담 프로그램 '대통령에게 묻는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인터뷰한 송현정 기자의 방송 태도 논란에 대해서도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이렇게 다양한 반응이 있을 것이라고는 사실 예상 못 했다"며 "이 포맷이 결정된 게 일주일 전이었다. 저희도 최선을 다해 준비했지만, 좀 더 준비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은 있다"고 털어놨다.

양 사장은 또 "KBS가 이런 대담 프로그램을 더 잘하기 위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며 "송 기자는 이번 일로 본인이 포커스를 많이 받아 부담스럽다고 하더라. 인터뷰 내용 자체에 포커스가 가야 하는데 안타까움이 있다. 이번 일을 신뢰 회복을 위한 성장통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예능, 드라마 PD들이 연이은 퇴사, 타 지상파의 편성 변화, 무기한 방송 중단이 결정된 KBS 2TV 간판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 2일'(이하 '1박 2일') 등에 대해서도 질문이 나왔다.

양 사장은 KBS PD들의 퇴사로 인한 자사 콘텐츠 경쟁력 약화 지적에 대해 "과거 10여 년 사이에 예능 쪽 PD들이 많이 KBS를 떠났고, 그들이 JTBC나 tvN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내가) 취임하고 나서도 일부 유출이 있었는데, 얼마 전에 KBS에 기여를 많이 한 직원들, PD들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조치를 취했다. KBS가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방송사가 된다면 그런 인력 유출은 안될 것이라고 기본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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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희 제작2보도본부장 /사진제공=KBS


KBS는 MBC, SBS 등 타 지상파 채널에서 미니시리즈 시간대를 변경하거나 일부 폐지하는 등의 편성 변화를 꾀하는 것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양 사장은 "광고 시장의 어려움도 일정 정도 반영됐다고 본다"며 "KBS는 KBS 나름대로 편성의 변화를 줄 것이고, 타사에 변화가 있으면 맞게 대응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MBC, SBS의 시도가 방송계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오길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7년부터 12년간 KBS 간판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자리를 지켜온 '1박 2일' 존폐 여부도 큰 관심사다. '1박 2일'은 정준영, 차태현, 김준호 등 멤버들의 잇따른 사회적 물의로 무기한 제작 중단을 결정했다.

이훈희 제작2보도본부장은 "'1박 2일'은 12년 넘는 세월 동안 국민들과 한류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영향을 미친 프로그램"이라며 "또한 온 가족이 봐왔던 프로그램으로서 그 가치를 무시할 수 없기에 고민이 깊다. 내부적으로 의견을 듣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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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연예국 가요방송뉴미디어 유닛에서 방송기자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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