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소리 "우선순위는 영화감독 보다 배우" [★FULL인터뷰]

강민경 기자 / 입력 : 2019.05.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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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문소리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영화 감독으로서 필모그래피를 쌓아야겠다는 생각은 별로 없어요. 좋은 작품 그리고 배우로서 좋은 사람들과 작업을 하면서 행보를 이어가는 게 제 우선 순위에요."

배우 문소리(45)가 영화 '배심원들'(감독 홍승완)을 통해 선 굵은 여성 캐릭터를 선보인다. 문소리는 그동안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작품에서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캐릭터를 완벽 소화했다. 그에게 있어 우선 순위는 영화 연출 보다 연기 행보를 이어가는 것이었다.


최근 문소리와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서 문소리가 전하는 '배심원들', 차기작, 예능프로그램 '가시나들'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배심원들'은 첫 국민참여재판에 어쩌다 배심원이 된 보통의 사람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조금씩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2008년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의 실제 사건을 재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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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문소리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문소리는 극중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판결하는 판사 김준겸 역을 맡았다. 김준겸은 사건 기록을 통째로 외워버릴 정도로 일에 열정적이고, 18년간 내리 형사부를 전담했을 만큼 강단과 실력은 그 누구 못지 않은 인물이다.

문소리는 '배심원들'을 선택한 계기에 대해 한국 영화에서 본 적 없는 법정물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경쾌한 소동극의 법정 영화는 새로웠다고 했다.

"'배심원들'의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전체 이야기가 잘 흘러갔어요. 한국 영화 중에서 이러한 법정 영화는 보지 못한 것 같아요. 이야기를 끌고가는 시점이 판사도 아니고, 변호사도 아니고, 피고도 아니에요. 바깥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시점으로 진행돼요. 평범한 사람들이 이 이야기에 뛰어들어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 나가고 모두가 감동할 수 있는 순간을 만들 수 있는 게 좋았어요."

문소리는 자신이 맡은 김준겸 역할을 위해 여성 판사들을 찾아가 자문을 구했다. 뿐만 아니라 실제 국민참여재판을 참관했다. 문소리는 시나리오에 나와있는 판사의 모습은 법학과 수업을 들으며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실제 여성 판사분들을 만나 재판의 과정이라든지 판사가 되는 과정과 개개인의 삶 등을 물어봤어요. 사실 저는 연극하고, 놀러 다니고, 연애하며 살아왔기에 여성 판사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있어서 두려움이 있었어요. 그런데 판사님들께서 제게 '부장 판사 같으세요'라고 해주셨어요. 반은 농담이었을 수도 있겠지만 판사님들께 그런 얘기를 들으니 용기가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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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문소리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문소리는 '배심원들'을 통해 첫 상업영화에 도전한 박형식과 호흡을 맞췄다. 그는 처음 영화에 도전한 박형식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백수장, 김홍파, 김미경, 조수향 등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박)형식씨는 모두의 사랑을 듬뿍 받은 친구에요. 형식씨는 '배심원들'이 첫 작업인데도 불구하고 마음을 활짝 열고 다른 배우들과 감독님에 대해서 믿음을 준 면이 있어요. 저는 형식씨가 마음을 열고 상대를 믿어줬던 그 순간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그때부터는 형식씨가 권남우(박형식 분)가 되고, 연기가 안정적이었고, 빛이 났어요. 본인은 처음이라 걱정을 많이했지만, 오히려 저는 걱정 안했어요. 워낙 밝고, 싹싹하고, 사랑이 많은 친구여서 금방 (어려움을) 해결을 한 것 같았어요."

박형식은 첫 촬영날 문소리에게 '누나'라고 불렀다고 했다. 반면 윤경호는 모든 촬영이 끝나고 한달 뒤에 조심스럽게 누나라고 불러도 되겠냐고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승완 감독의 생일 파티를 위해 몰래카메라를 하는 등 에피소드도 있었다고. 문소리는 '배심원들'만의 훈훈한 분위기를 자랑했다.

"(박)형식씨는 첫날부터 제게 '누나'라고 불렀어요. 경호씨의 문자 메시지를 받고 웃었죠. 형식씨는 붙임성이 좋고 밝은 편이고, 경호씨는 굉장히 깎듯하고 걱정도 많고 사려 깊은 사람이에요. 이제 경호씨가 제게 밀렸던 '누나'라는 호칭을 툭하면 부르고 있어요. 김미경 선배님께서 저희 모습을 보시고 '언니'라고 부르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김미경 선배님의 호칭은 '언니'로 정리가 됐어요. 감독님의 몰래카메라를 한 것은 10분이 채 안되지만 한 달 간 회의를 했어요. 저는 밖에서 케이크를 들고 있었지만, 배우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연기를 했어요. 저희한테도 잊지 못할 에피소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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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문소리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문소리는 19일 첫 방송 예정인 예능프로그램 '가시나들'로 시청자와 만난다. 첫 예능에 도전한 문소리는 설렘보다 걱정이 더 앞선다고 털어놨다. 또한 '가시나들'의 취지가 좋아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가시나들'은 인생은 진작 마스터했지만 한글을 모르는 할매들과 한글은 대략 마스터했지만 인생이 궁금한 20대 연예인들의 동고동락 프로젝트다.

"예능은 처음이라 만만치 않게 걱정이 돼요. 영화는 제 힘으로 안 되는 부분이 있는데 예능은 아니잖아요. 촬영 현장에 갔더니 교재만 있었어요. 그리고 제가 알아서 수업을 해야하더라구요. 다른 예능들과 달리 스케치북을 들고 지시한다든지, PD님이 방송을 끊는 등이 없었어요. 스태프들은 카메라만 세팅하고 끝인 거에요. 저도 수업을 하다보면 카메라를 잊게 되더라고요. 제 모습이 어떤지 예측이 안되니까 두렵기도 해요. 가슴 졸이면서 기다리고 있어요."

문소리의 차기작은 오는 9월 막을 올리는 연극 '러브스 엔드'다. 그렇다면 감독 문소리의 차기작은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그는 아직까지 연출을 하고 싶다든지 감독으로서 필모그래피를 쌓아야 한다는 생각이 별로 없다고 털어놨다.

"그냥 이렇게 살다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 감독으로서 작품을 하지 않을까요? 사실 제게 연출 제안이 많이 들어와요. 그런데 저보다 다른 분들이 더 잘 하실 것 같아요. 현재로선 연출 계획보다 기획이나 제작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저는 배우로서 좋은 작품을 하고, 좋은 사람들과 같이 작업을 하면서 행보를 이어나가는 게 우선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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