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장타 비결 [김수인의 쏙쏙골프]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 입력 : 2019.05.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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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샷하는 박찬호. /사진=OSEN
메이저리그 124승에 빛나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46)가 엄청난 장타를 날려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12일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휴온스 셀러브리티 프로암 대회에서 330야드를 기록해 내로라하는 프로 골퍼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죠.

박찬호는 2012년 현역 은퇴 후 골프를 시작했는데, 7년 만에 준(準)프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지난 7일엔 프로들이 사용하는 백티에서 3오버파를 쳤고, 주말 골퍼들이 사용하는 티를 쓰면 언더파도 자주 친답니다.


무엇보다 프로를 뛰어넘는 장타력이 일품이죠. 지난해 그와 장타 대결을 벌인 프로 골퍼 허인회는 "국내엔 스윙 스피드가 시속 110마일(176km)이 안 나오는 프로 골퍼가 많은데, 박찬호는 120마일(192km)이 넘는다"며 "정말 옆에서 지켜보면 엄청나다"며 혀를 내둘렀습니다.

렉스필드의 357야드짜리 파4홀을 비롯해 전국 여러 골프장의 파4홀에 '박찬호 원 온 홀' 기념 표지판이 생기고 있습니다. 마음먹고 치면 370야드 정도까지 날릴 수 있다고 하는데 OB를 안 내려고 60%의 힘(본인 주장, 하지만 실제로는 80% 수준)만 사용한다고 합니다.

박찬호는 "원래 아마야구 시절부터 멀리 치는 힘이 있었다"며 "그 힘을 잘 이용할 수 있는 밸런스나 테크닉이 좋은 것 같다"고 했습니다. 박찬호는 공주고 시절 투수보다는 타자로 더 이름을 날렸는데 메이저리그에서는 3차례 홈런을 친 바 있습니다.


일반인들은 야구선수 출신들이 다른 종목 출신보다 장타를 더 날리고 골프를 잘 친다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론적으로는 필드하키, 아이스하키, 야구 순으로 골프 실력에 근접합니다.

필드하키 선수는 잔디에서 플레이를 하므로, 빙판을 지치는 아이스하키 선수나 공을 치고 던지는 야구선수보다 어깨나 팔 힘이 훨씬 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단지 근육이 강하다고 장타를 날리고 골프를 잘 칠 수 없지 않습니까? 골프 연습장에서 쉼 없이 훈련을 해 골프 근육을 만들어야 하고 필드 경험을 많이 쌓아야 정교한 플레이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선동열(전 삼성-KIA 감독), 이승엽(전 삼성 라이온즈 선수) 등 야구 선수들이 골프 잘 친다는 뉴스가 가끔 나오는 건 그들이 다른 선수들보다 골프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좋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박찬호가 무시무시한 장타를 날리고 언더파 수준까지 가는 건, 7년 전 은퇴 후 골프 연습 및 라운드에 굉장한 투자를 하고 있는 덕분이라는 후문입니다.

야구선수도 포지션에 따라 장기가 다릅니다. 투수는 아무래도 어깨 힘이 좋으므로 장타가 돋보이고 내야수, 특히 유격수는 퍼트, 어프로치 등 세기(細技)에 강합니다. 유격수는 1루수나 2루수에게 정확히 송구를 해야 땅볼 아웃이나 더블 플레이를 성공시킬 수 있으므로 ‘잔 플레이’에 능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투수 출신 선동열이 300야드 넘는 장타를 날리지만 유격수 출신 류중일 LG 감독에게 스코어로는 뒤질 수 있다는 말입니다.

박찬호가 가끔 파4홀 원온을 시킨다고 하므로 조만간 ‘파4 홀인원’ 소식이 들려올 것 같습니다. 저의 지인 중 한 사람은 20년 전 40대 후반 때 아시아나CC 350야드 파4홀에서 티샷한 공이 그린에 몇 번 튕긴 뒤 바로 홀컵으로 들어간 바 있는데 그 역시 야구선수 출신이었습니다. 아마추어로 ‘파4 홀인원’을 기록한 이는 통산 20명 안팎인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주 장타를 날리는 비결을 잠시 말씀드렸습니다만, 꾸준히 어깨와 팔 힘을 기르는 게 왕도(王道)입니다. 헬스클럽에서 전문 트레이너에게 중장기 트레이닝을 받는 게 가장 좋습니다만 그럴 형편이 안 되시는 분들은 아침 저녁으로 팔굽혀펴기 운동을 꼭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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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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