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선발서 밀린 LG 배재준, 도전 계속해야 하는 이유

한동훈 기자 / 입력 : 2019.05.14 09:48 / 조회 : 1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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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배재준. /사진=LG트윈스
"5선발 경쟁, 자신 있습니다."

LG 트윈스 우완 배재준(25)이 올해 스프링캠프를 마치며 했던 말이다. 바람대로 배재준은 5선발로 개막을 맞이했다. 하지만 7차례 로테이션을 돌고 불펜으로 물러났다. 배재준의 도전은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

류중일 LG 감독은 지난 주말 선발 로테이션을 일부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임찬규의 부상과 류제국의 복귀, 배재준의 부진이 겹쳤다. 타일러 윌슨-케이시 켈리-차우찬-임찬규-배재준으로 이어지던 선발진의 4, 5번째 자리를 변경하게 됐다. 배재준은 중간으로 보직을 바꿔 '와신상담'하며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대구상원고 출신의 배재준은 2013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6순위의 높은 순번에 LG 지명을 받았다. 키 188cm, 몸무게 80kg의 다부진 체격 조건에 다양한 구종을 구사해 기대를 모았다. 하체가 길어 투구 시 익스텐션도 매우 긴 편이었고 이를 바탕으로 볼 끝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배재준은 지난해 1군 무대에 데뷔했다. 9번째 경기 만에 프로 첫 승을 신고했다. 이번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도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코칭스태프에 눈도장을 꾹 찍었다. 최일언 투수코치가 전담마크했다. 자신감도 듬뿍 얻었다. 류중일 감독이 개막 미디어데이 때 "5선발은 배재준이다"라 선언하면서 배재준의 꿈은 현실이 됐다.

하지만 1군 무대는 그리 만만치 않았다. 7경기 32이닝을 소화하며 1승 3패 평균자책점 6.75에 그쳤다. 지난 1일 KT전에서 6이닝 2실점 호투로 첫 승을 따내 반등을 예고하는 듯했지만 7일 키움전에 발목을 잡혔다. 2⅓이닝 6피안타 4볼넷 6실점으로 무너졌다. 류중일 감독은 "힘이 너무 들어가 팔이 앞으로 나오지 않더라"며 안타까워했다. 배재준의 차례였던 12일 잠실 한화전엔 이우찬이 선발로 나가 5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승을 따냈다.

구원으로 보직이 바뀌었지만 배재준을 2군으로 내려보내지 않은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선발로 키울 유망주들이 연착륙에 실패하면 다음 단계는 보통 두 가지다. 2군으로 내려가서 긴 호흡으로 준비한다. 또는 배재준처럼 임무만 달리해 1군에 머문다. 손 볼 곳이 많고 당장 극적인 변화가 기대되지 않는 경우 전자에 해당한다. 배재준은 당장 1군에서 쓰임새가 많을 것으로 벤치가 판단한 셈이다.

기복을 어떻게 줄이느냐가 관건이다. 자책점 24점 중 3분의 2인 16점이 3경기에 몰아서 나왔다. 부진한 3경기 평균자책점은 13.84(10⅓이닝 16실점)에 달하지만 무난하게 던진 4경기선 3.32(21⅔이닝 8실점)로 좋았다. 5선발로서 매우 준수한 기록이었다.

주자가 있을 때와 없을 때 편차도 크다. 특히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볼넷이 급격히 늘어난다. 주자가 나가면 압박감도 커지고 동시에 투구폼도 바꿔야 한다. 결국 와인드업이 아닌 퀵모션으로 던질 때 제구가 흔들린다고 추측할 수 있다. 심리적, 기술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섞였다. 이 또한 배재준 스스로 극복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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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배재준. /사진=스타뉴스
통계사이트 스탯티즈(STATIZ)에 따르면 배재준의 패스트볼 피OPS는 0.533에 불과하다. 팀 동료이자 에이스 윌슨의 주무기 투심의 피OPS가 0.502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뛰어난 수치다. 보유한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배재준은 지난 7일 키움전을 망치고 다음 날 이례적인 추가 훈련을 실시했다. 선발투수들은 등판 다음 날 가볍게 몸을 푸는 정도에 그친다. 배재준은 마지막까지 외야에 혼자 남아 공을 던졌다. 10일에는 불펜에도 잠깐 혼자 들어와 투구폼을 잡아보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

배재준은 구단 내에서 임찬규와 함께 긍정 에너지가 가장 넘치는 선수로 손꼽힌다. 승부욕과 열정도 남다르다. 자신이 등판한 날 팀이 자꾸 진다고 머리까지 다 밀어버렸을 정도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기회는 아직 많다. 진정한 도전은 이제 비로소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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