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강이준·박찬호... KIA '영건'들은 그렇게 또 성장한다

잠실=김동영 기자 / 입력 : 2019.05.0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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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강이준(왼쪽)과 박찬호. /사진=KIA,OSEN



늘 잘할 수는 없다. 시작부터 잘 하기는 더욱 어렵다. 흔들리고, 실수하면서 성장한다. 지금 KIA의 젊은 선수들이 그렇다.

KIA는 지난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전에서 9회말 끝내기 안타를 맞으면서 3-4로 패했다.


아쉬운 경기였다. 0-2에서 2-2로 따라갔고, 2-3에서 3-3으로 또 따라붙었다. 하지만 역전이 없었다. 9회말 김세현이 허경민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으면서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역전 찬스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살리지 못했다.

팀 전력이 오롯이 가동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주전들의 부진도 꽤 길어지고 있다. 그래도 젊은 선수들이 힘을 내는 모습이다. 하지만 어리고 젊기에 그만큼 시행착오도 있다.

이날 선발은 강이준(21)이었다. 2017년 입단 후 3시즌 만에 1군 무대를 밟았다. 김기훈(19)의 2군행으로 선발진에 공백이 생겼고, 김기태 KIA 감독이 강이준을 불렀다.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선발로 뛰고 있었고, 기다리던 1군 데뷔전을 치렀다.


결과는 마냥 좋지는 못했다. 강이준은 3⅓이닝 3피안타 2볼넷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승패는 없었다. 3회까지는 무실점으로 잘 막았지만, 4회 흔들리면서 조기에 내려오고 말았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었다. 심지어 데뷔전이었다. 그래도 강이준은 자신의 공을 던졌다. 최고 시속 144km의 속구는 힘이 있었고, 변화구도 다양했다. 제구도 괜찮았다. 이후를 기대하게 만드는 투구였다.

야수진에서는 박찬호(24)가 아쉬움을 삼켰다. 박찬호는 이날 타격에서는 2루타 한 방을 때리는 등 1안타 1볼넷 1득점으로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9회초에는 희생번트도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3할을 넘는 타율에 OPS도 0.900이 넘는다. 현재 KIA에서 가장 잘 치는 타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아가 3루 수비에서도 어려운 타구를 잡아내는 호수비가 두 번이나 나왔다.

하지만 마지막에 고개를 숙였다. 9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산 김경호의 땅볼 때 송구 실책을 범했다. 주자가 2루까지 갔다. 이닝이 끝날 것이, 득점권 위기로 둔갑했다. 결국 허경민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아 패하고 말았다.

경기 뒤 박찬호는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당찬 모습을 보였던 박찬호이지만, 치명적인 실수 앞에서는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끝내기 안타를 맞은 김세현이 박찬호를 보듬는 장면이 잡히기도 했다. 코치들도 박찬호를 감쌌다.

실수는 나올 수 있다. 강이준이 더 할 나위 없는 호투를 뽐냈다면 좋았겠지만, 데뷔전의 중압감은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다. 박찬호 역시 3루가 낯설다. 스스로 "태어나서 처음 해본다. 유격수와 확실히 다르다"고 짚었다. '익숙하지 않음'은 위험을 부를 수 있다. 실제로 그렇게 됐다.

그래도 아직 젊은 선수들이다. 강이준은 장기적으로 KIA 선발진의 한 축을 맡을 기대주이며, 박찬호는 KIA 내야의 사령관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다. 지금의 흔들림은 약이 될 수 있다. 어느 누구도 '거저' 성장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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