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석 대표 "BTS 성공, 2014년부터 이미 예측"(인터뷰②)[스타메이커]

[스타메이커]㊳이재석 마이뮤직테이스트 대표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9.05.08 10:30
  • 글자크기조절
image
이재석 마이뮤직테이스트 대표 /사진=김창현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서

-팬 기반 공연 기획 플랫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기본적으로 공연기획이라 함은 공연기획자가 당일날까지 티켓이 얼마나 팔리는 지 정확히 모를 정도로 흥행 산업이고 (상당 부분) 정보가 없는 채로 아티스트 선정을 하고 공연장 예약을 하고 무대장비를 예약하고 항공기, 호텔 관련 제반 사항도 준비하게 됩니다. 공연 계약을 할 때 기본적으로 투자가 이뤄져야 하고 티켓이 완성되고 팔리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티켓이 잘 팔리면 문제 없지만 티켓이 안 팔리면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저는 이 부분을 매번 도박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유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진행을 하는 건) 수요 예측이 안 되기 때문이죠.

전 세계적으로도 공연기획사의 현재 트렌드가 예측 불가이고 지속 불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공연을 한 두 번 정도 치러서 수익이 어느 정도 났다가 3번째 공연에서 망하고 여기에 세금 문제 등이 발생해서 결국 회사를 접고 다시 설립하고 이런 케이스가 한국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이 발생하곤 합니다. 즉, 공연 기획이 공연에 대한 연출도 중요하지만 자금 해결도 돼야 하고 운영도 해결돼야 한다는 것이죠. 연출은 아티스트와 준비를 잘 하면 되는데 자금 해결이 안 되다 보니 외부 투자를 받거나 스폰서에 의존하거나 티켓팅을 통해 선급을 받기도 합니다. 이 이야기만 듣고도 벌써 뭔가 꼬이는 느낌이 들지 않나요? 결국 티켓마저 안 팔리면 다른 공연을 통해 돌려막기를 하는 사례도 발생하게 되는 거죠.

이렇게 되면 결국 모두가 다 망하는 시장이 되는 것이라는 겁니다. 이 업계 자체가 공급자 중심이라는 걸 판단하고 수요자 중심으로 예측을 하면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이 회사를 차리게 됐습니다.


-이 기획의 시초가 됐던 아티스트가 있다고 들었어요.

▶제가 이 아이디어를 어떻게 떠올렸냐면 바로 콜드플레이와 연관이 있었습니다. 제가 콜드플레이의 한국 팬페이지 운영자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운영자로서 팬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2017년 이전에 "콜드플레이가 이번에는 내한공연을 하지 않나요?"라는 질문을 받고 제가 수소문을 "콜드플레이는 이번에 한국 공연이 없다는 답을 받았다"라고 팬들에게 전했더니 팬들이 "답이라도 왔다"며 팬들이 즐거워하더라고요. 즉, 이전에는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하지도 못했던 거죠. 그래서 콜드플레이 측에게 '한국에도 팬들이 있다는 걸 알려보자'라고 생각하게 됐던 거예요. 팬들로 하여금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팬들이 있는 도시에서 공연을 해달라는 요청을 하게 하고 이 요청의 데이터를 모아 공연 예측 수요를 판단해서 그 아티스트의 공연을 할 수 있을지 여부를 결정하는 겁니다.

-이 플랫폼을 발전시키면서 우여곡절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처음에는 팬들을 공연에 이 곳에 모이게끔 연결하자는 역할을 하자는 생각으로 이 회사를 운영하기 시작했는데요. 문제는 공연기획사와 아티스트를 연결해주는 계약서였습니다. 정확히는 계약서에 양측이 사인을 하는 순간부터였죠. 아티스트는 공연의 퀄리티를 컨트롤하려 하고, 공연기획사는 공연 비용에 대한 매니지먼트를 주로 하니 양측이 싸우게 되는 겁니다. 빅 네임 아티스트와 관련한 공연 소송이 일어나는 게 다 이런 부분 때문입니다.

물론 티켓만 많이 팔리면 (예산에) 맞춰서 진행을 할 수도 있겠지만 티켓이 안 팔리면 (다툼이 일어날) 그럴 가능성이 높게 되고요. 특히 K팝 (해외 공연의) 초창기에는 프로페셔녈이 아닌 지인 등으로 알려진 누군가의 개입이 들어가면서 비용 처리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고요.

결국 저희 입장에서도 양쪽을 다 만족하게 해야 하는데 (그러기는커녕) 오히려 우리 역할마저 애매지고 플랫폼이 망가질 것 같더라고요. 저희 회사의 모토처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의사 결정이 이뤄져야 하는데 티켓 구매 데이터가 공연기획사로만 연결이 되니 그럴 수도 없었던 것이고요. 그래서 아예 해외 지사를 설립하고 공연기획까지 직접 해야겠다고 결정을 내리게 됐어요.

-최초로 기획했던 아티스트의 공연 기획했던 과정이 궁금해요.

▶플랫폼에 대한 가설 설립과 검증 과정을 거쳐서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했던 아티스트가 일본 재즈힙합 뮤지션인 리플러스(re:plus)였어요. 회사 내부에서도 의견이 모아져서 이 아티스트의 내한 공연을 하기로 결정했고 이에 대해 리플러스에 대해 관심이 많은 블로거에게 공연을 만들어보자는 멘트를 남겼어요. 이후 총 200명의 요청을 받고 아티스트에게도 이 정도면 수익에 있어서 손해가 되지 않을 것 같았고 티켓도 정확히 200장이 팔렸어요. 공연은 2013년 12월이었고요. 정말 저희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겠다는 판단을 하게 된 출발점이었어요.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치고 점차 K팝 공연을 원하는 해외 팬들의 수요도 많았어요.

image
이재석 마이뮤직테이스트 대표 /사진=김창현 기자


-처음으로 기획했던 K팝 아티스트는 누구였나요.

▶3인조 밴드인 루나플라이였고 2014년 공연을 진행했어요. 정말 K팝 아티스트의 해외 공연을 전혀 알지 못했을 때 이 팀에 대한 팬덤이 저희 회사로 다 유입이 됐고 루나플라이도 영상 콘텐츠를 통해 "마이뮤직테이스트로 요청하라"라는 메시지를 보냈죠. 팬클럽 리더를 통해 팬들의 니즈만 잘 이해하면 공연형 글로벌 아티스트가 될 것이라 생각했고 이 플랫폼이 정말 이들에게도 적합했어요. 사실 더 잘 될 수 있었어요. 유럽, 미주, 남미, 아시아 등 많은 곳에 갈 수 있었는데 소속사에서 서포트를 더 잘해줬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K팝 아이돌 중에서는 블락비가 저희의 첫 아티스트였어요. 분명 블락비는 유럽에서의 팬덤이 강력했었어요. 저희가 진행했던 공연 장소가 핀란드 헬싱키였는데요. 사실 유튜브에서 영상을 보는 사람과 실제 돈을 내고 티켓 보는 사람은 다른데 유튜브나 페이스북 조회 수를 국가로 나열하면 헬싱키는 너무 하위권이라 타깃 국가로 포함도 안될 정도였는데 저희는 실제로 돈을 쓸 수 있는 '코어' 팬들을 찾는 게 중요했기 때문에 이에 초점을 맞춰 진행했죠.

-방탄소년단의 '윙스' 해외 공연도 기획했었네요.

▶방탄소년단의 2017년 '윙스' 투어 첫 도시가 칠레 산티아고였어요. 저희는 현지 공연 기획사와 공동으로 제작을 했고요. 산티아고는 남미의 주요 마켓으로도 꼽히는데 방탄소년단의 현지 인기를 증명하는 데 역할을 했죠. 저희는 방탄소년단의 2014년과 2015년 당시 성장 패턴 관련 데이터를 이미 가지고 있었어요. 그 당시만 해도 저희 회사가 운영을 이어간 지 얼마 안 됐을 때라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 공격적으로 할 수 없었지만 그때 제 예측으로는 곧 방탄소년단이 확 치고 올라갈 것이라는 걸 확신하고 있었어요. 그 시점에서는 빅뱅과 엑소 등의 팬덤이 엄청났을 때였어요.

투자자들 중에서도 제 예측을 기억하는 분들이 있죠. 제가 그때 "방탄소년단이 다른 아티스트들보다 더 치고 올라갈 것이다. 이 팀이 분명히 넥스트 톱 K팝 아티스트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지만 그때는 "방탄소년단이 누구야?"하면서 제 말을 듣지 않더라고요.

-인터뷰③으로 이어짐
기자 프로필
윤상근 | sgyoon@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가요 담당 윤상근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