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한국시간) 피츠버그전에서 투구하는 류현진. /AFPBBNews=뉴스1 |
27일(한국시간) 열린 LA 다저스-피츠버그 파이리츠의 경기는 국내 야구 팬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32세 동갑내기 류현진(다저스)과 강정호(피츠버그)가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첫 투타 맞대결을 펼쳤기 때문이다.
필자도 관심 있게 둘의 승부를 지켜봤다. 처음 두 타석은 류현진이 웃었다. 2회 삼진, 4회 3루 땅볼. 그러나 6회 세 번째 대결에서 강정호는 볼카운트 3-2에서 시속 89마일(약 143km) 낮은 커터를 받아쳐 좌전 안타를 뽑아냈다. 류현진은 승리를 따내고 강정호도 체면을 살릴 수 있어 보기 좋은 장면이었다.
이날 경기 후 필자에게 전화를 걸어온 류현진은 강정호와 대결에 대해 “다른 타자를 상대할 때와 마찬가지였다”며 “(6회 안타는) 정호가 잘 쳤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이날 7이닝 8피안타(1홈런) 무사사구 10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잘 던졌다. 가장 큰 고비는 1회초였다. 1번 애덤 프레이저에게 중전안타, 2번 멜키 카브레라에게 우전안타를 내줘 무사 1, 3루에 몰렸다. 그러나 3번 그레고리 폴랑코 땅볼 때 다저스 1루수 맥스 먼시의 수비가 결정적이었다. 매끄럽게 더블 플레이를 성공시켜 1점만 내주고 투 아웃을 잡아냈다.
27일(한국시간) LA 다저스전에서 수비하는 강정호. /AFPBBNews=뉴스1 |
류현진에게 4회초 조시 벨에게 맞은 솔로 홈런의 구종을 물어보니 “투심 패스트볼(시속 143km)”이라고 답했다. 또 7회초 2사 후 다저스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온 것은 교체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타(JB 셕)에 대해 이야기를 해준 것”이라고 류현진은 전했다.
피츠버그 톱타자로 나온 프레이저에게도 시선이 갔다. 필자가 대표팀 감독으로 참가한 2015년 프리미어12에서 미국 대표팀으로 출전해 예선과 결승에서 우리나라와 두 차례 대결을 한 선수다. 당시 장타보다는 컨택트 능력이 좋은 타자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날 경기에서도 1회에 류현진에게서 안타를 치고 나갔다.
류현진은 이날 7회초에도 92마일(약 148km)의 빠른 공을 던졌다. 사실 부상 여파가 있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105개의 공을 던지면서도 마지막까지 힘이 남아 있는 모습이었다. 몸에 아무 이상이 없고, 체력을 적절히 안배하면서 공을 던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건강에 대한 염려는 크게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야구대표팀 감독
김인식 전 야구대표팀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