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민성. /사진=한동훈 기자 |
올 시즌부터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김민성은 초단기로 적응을 끝냈다. 오히려 벌써 김현수를 도와 분위기를 주도하며 리더십을 발휘 중이다. 두 선수 모두 이적생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다소 기복이 심했던 LG의 더그아웃 분위기를 FA 듀오가 밝게 바꾸고 있다.
김민성은 23일 잠실 KIA전에서 결정적인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9-2 대승에 앞장섰다. 개인 통산 3번째이자 LG 유니폼을 입고 때린 첫 번째 그랜드슬램이었다. 김민성은 "굉장히 기분 좋다"면서 "나를 벌써 트윈스맨으로 받아주시고 열광적으로 응원해주시는 팬들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더그아웃 내 존재감은 그랜드슬램 수준을 이미 넘었다. '안녕 세리머니'는 자신의 LG 이적 첫 안타가 계기가 돼 정착됐다. 김민성은 "내가 LG에 와서 첫 안타를 쳤을 때 팬들은 물론이고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이 정말 크게 기뻐해 주더라. 인상 깊었다"고 회상하며 "언젠가 (김)현수 형이 치고 나가서 더그아웃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내 첫 안타 생각이 나서 받아줬다. 그걸 다 함께 하게 되면서 이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LG 김현수. /사진=LG트윈스 |
선수 사기와 직결되는 더그아웃 분위기는 팀 성적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 김민성은 "처음에는 부끄러워 하는 선수들이 조금 있더라"면서 참여를 일부러 독려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장기 레이스를 하는 데에 분명히 도움이 된다. 정착이 되면 팬 여러분들도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김현수가 올해부터 주장을 맡으며 지적한 부분과도 일맥상통한다. 김현수는 김민성보다 한 시즌 앞서 LG에 왔다. 2018년을 LG서 보낸 뒤 캡틴 완장을 찬 김현수는 올해 초 "더그아웃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을 때가 있더라"면서 "한 시즌을 소화하다 보면 당연히 지는 날도 있기 마련인데 LG는 그럴 때 더 처지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즐겁게 야구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이른바 김현수가 목표한 신바람 야구를 김민성이 크게 돕고 있는 모양새다. LG는 비록 초반이지만 시즌 전 전문가들의 중하위권 예상을 깨고 15승 11패, 공동 3위로 순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