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하균 "배우 이광수에게 반했다..편견 없어졌으면" [★FULL인터뷰]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9.04.23 10:13 / 조회 :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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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특별한 형제' 주인공 신하균/사진제공=NEW


신하균의 행보는 어느샌가 자유로워졌다. '올레'에서 친구들과 남은 시간을 정리하고, '악녀'에서 악당을 맡았다가 '7호실'에선 돈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바람바람바람'에서 어떻게든 바람을 펴보려 했고 '극한직업'에선 코믹 악역을 맡았다. 큰 영화, 작은 영화 구분 없이 마음 가는 대로 즐겁게 참여했다.

그는 "언제나 작품을 선택할 때는 두렵지만 마음이 움직여야 하는 게 먼저"라고 했다. 5월 1일 개봉하는 '나의 특별한 형제'(감독 육상효)는 그의 마음을 크게 움직인 모양이다. '나의 특별한 형제'는 목 아래로 움직이지 못하는 지제 장애인 세하와 5살 지능을 갖고 있지만 건강한 지적 장애인 동구가 서로 즐겁게 살아가다가 자라온 요양시설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신하균은 세하 역을 맡아 동구 역의 이광수와 호흡을 맞췄다. 목 아래로 움직이지 못하는 연기를 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신하균이 '나의 특별한 형제'를 한 까닭을 들었다.

-'나의 특별한 형제'는 왜 했나.

▶이야기가 갖고 있는 시각이 좋았다. 장애를 바라보는 시각. 장애를 극복하거나, 장애가 있지만 특별한 능력이 있다거나, 그런 류의 이야기가 아니어서 좋았다.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똑같은 사람으로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좋았다. 세하란 인물,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

-목 아래로 움직이지 못하는 장애인을 연기한다고 생각했나, 목 아래로 움직이는 못하는 비장애인을 연기한다고 생각했나. 둘은 접근이 전혀 달랐을 텐데.

▶후자다. 비장애인과 똑같은데 몸을 못 움직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똑같은 욕망, 똑같은 감정을 갖고 있는. 우리 영화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도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육상호 감독과 인연이 있었나.

▶없었다. 이번에 처음 만났다. '방가? 방가!'도 그렇고 육상효 감독님은 영화에는 소외된 분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있다. 공동제작사인 명필름에서 제안을 받고 시나리오를 보고 감독님을 만났다. 신뢰가 갔다. 제작사가 명필름이란 것도 신뢰가 컸다.

-세하 캐릭터 연기하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처음에는 안 움직이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 힘들더라. 목 위로만 움직이면서 다 표현해야 하니 무척 힘들었다. 목이 너무 돌아가면 지적을 받기도 했다. 법정 장면에선 지문에 목을 억지로 돌린다는 것까지 있었다. 숨을 쉬면 가슴이 너무 나와서 그걸 주의하기도 했다. 손발은 처음에는 의식해서 움직이지 않으려 했는데 적응이 되니깐 자연스럽게 되더라.

-얼굴 표정과 대사로만 감정을 전달해야 했기에 특히 대사 전달력, 발음의 딕션 등이 중요했는데.

▶시나리오를 몇 번 읽으면 대사가 외워지니 그 뒤에는 습관처럼 중얼중얼거린다. 걷는 걸 좋아하니 걸으면서 그 사람처럼 생각하며 중얼중얼 말한다. 그러면서 그 사람처럼 말하는 속도, 발음, 습관 등을 생각해본다.

-보통 이런 영화를 찍으면 실존 인물이라든가, 비슷한 장애를 갖고 있는 분들을 찾아 본다든가, 영상을 보면서 참고를 하기 마련인데.

▶안했다. 육상효 감독님과 영화 안에서만 이 인물을 창조하자고 이야기를 나눴다. 세하의 실제 모델인 최승규씨도 시사회에서 처음 만났다. 우리가 하는 이야기를 관객에게 잘 전달하는 게 제일 중요했다. 재현이 아니라. 극 중에서 세하란 인물이 해야할 몫만 생각했다. 다르 게 가지 말자고 이야기했고,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다.

-이광수와 호흡을 맞췄는데. 이광수는 '런닝맨'을 비롯해 예능 이미지가 강한데. 같이 연기를 해본 소감은.

▶배우 이광수에게 반했다. 그 전에는 아무래도 예능 이미지가 강했는데 현장에서 집중력과 몰입이 엄청나다. 인물(캐릭터)에 접하는 태도, 진정성과 준비성이 엄청났다. 동구의 캐릭터 톤이 코미디와 섞여 있기에 표현하기도 힘들다. 자칫 희화화될 수도 있고. 그런데 오로지 감정에 충실하더라. 웃긴 장면에서도 웃기려고 하지 않고 감정 그대로 진지하게 갔다.

-전동 휠체어를 타고 도로를 달리는 장면은 위험했을 법한데.

▶사실 내가 움직인 게 아니라 제작진이 원격 조종한 것이다. 실존 인물은 턱으로 전동 휠체어를 움직이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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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특별한 형제' 주인공 신하균/사진제공=NEW

-'나의 특별한 형제'는 장애인등급제 폐지에 대한 메시지도 담고 있었는데.

▶원래 제목이 '특급형제'였다. 장애등급을 나눠서 세하와 동구를 갈라놓는 데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를 담으려 했다. 그런데 촬영 직전에 장애인등급제 폐지가 결정돼 그런 부분을 조정했다. 제목도 바꾸고.

-장애인 자립에 대한 메시지를 영화 속에서 담았는데, 극 중 세하의 직업이 뭔지는 구체적으로 그려지지 않았는데.

▶편집이 됐다. 세하가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갖고 강연과 상담을 하는 장면이 있었다. 실존 인물인 최승규씨도 사회복지사로 활동하신다. 최승규씨가 육상효 감독님에게 영화를 본 뒤 (장애인) 자립의 어려움과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한 게 좋았다고 하셨더라.

-'나의 특별한 형제'는 장애인이 주연인 코미디다 보니 어느 정도까지 웃겨야 할지, 어느 정도까지 울려야 할지에 대해 고민이 컸을 법한데. 자칫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니깐.

▶감독님이 절제를 선택했다. 신파도 희화화도 없이 있는 그대로를 전하면 그게 더 재밌게 전달될 것이라고 했다. 예컨대 내가 라면을 먹는 장면에서 더 먹고 싶은 표정을 준비하는 등 준비를 해서 가면 감독님은 가만히 눈으로만 쳐다보라며 절제를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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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특별한 형제' 주인공 신하균/사진제공=NEW

-세하의 부탁으로 동구에게 수영을 가르치는 미현 역할을 맡은 이솜은 어땠나.

▶이솜은 진짜 센스가 있는 배우다. 관객의 시선을 대변하는 역할인데 이솜이 아니었으면 그런 식으로 전달이 되지 않았을 것 같다. 이솜은 본인이 해야 할 몫을 정확히 알고 정확히 그 지점대로 해낸다. 현장에서도 무조건 하려 하지 않고 이 대사는 안 했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그 인물을 완전히 파악했기에 마지막 라면 먹는 장면에서 애드리브를 자연스럽게 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언젠가부터 신하균의 영화 선택이 자유로워졌다고 할까, 스스로의 즐거움을 우선하는 것 같은데.

▶크게 달라진 건 없다. 내가 재밌어야 한다. 이게 가장 먼저고. 그 다음이 캐릭터다. 이야기가 먼저니깐. 관계도 중요하다. '극한직업'은 '바람바람바람'을 같이 한 이병헌 감독의 작품이어서 하게 된 것이니깐. 그렇다고 관계 때문에 무조건 하지는 않는다. 영화를 선택할 때 관객들이 그 시간 동안 재밌게 보고 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

-큰 작품에 대한 욕심은 없나.

▶제작비가 큰 영화에 대한 갈망은 없다. 어떤 이야기냐가 가장 큰 갈망이다. 나한테 용기를 줄 수 있는 작품. 언제나 작품을 할 때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해낼 수 있을까,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기에 한 지점에서 용기를 얻을 수 있는 작품이라면 가보자고 생각한다.

-'7호실'에서 도경수, '나의 특별한 형제'에서 이광수와 호흡을 맞췄는데.

▶둘은 너무 다른 배우다. 바람이 있다면 배우 이광수에 대한 어떤 편견이 이번 영화를 통해 사라졌으면 하는 것이다. 이번 영화에서 덩크슛하는 장면도 이광수가 현장에서 만든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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