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감독 김인식의 MLB 通] "류현진, 특급 좌타자엔 투심으로 허 찌르라"

신화섭 기자 / 입력 : 2019.04.22 05:10 / 조회 : 2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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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AFPBBNews=뉴스1
기대 이상의 호투였다.

류현진(32·LA 다저스)은 21일(한국시간) 밀워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5⅔이닝 6피안타(2홈런) 1볼넷 9탈삼진 2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팀이 0-5로 져 시즌 첫 패전을 안았다.

사실 성적을 떠나 사타구니 부상이 완쾌됐을지 걱정이 컸다. 하지만 12일 만의 복귀전임에도 정말 잘 던졌다. 체인지업과 커브 등 변화구에 빠른 공을 섞어 던지며 큰 힘 들이지 않고 상대 타자를 요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래도 이날 연타석 홈런을 허용한 밀워키 2번타자 크리스티안 옐리치와 승부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3회 첫 홈런은 체인지업이 낮게 컨트롤됐으나 몸쪽으로 완전히 떨어지지 않고 가운데쯤으로 들어왔다. 옐리치는 역시 메이저리그 홈런 1위(13개)를 달리는 특급선수다웠다. 상대 투수의 구종을 한두 개만 노리지 않는다. 마침 기다렸던 체인지업이 들어왔고, 이를 놓치지 않았다.

6회에는 옐리치에게 초구에 한가운데 커브를 던졌다가 또 홈런을 내줬다. 류현진으로선 옐리치가 예상하지 못할 구종이라 생각하고 볼카운트를 잡기 위해 던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경험한 바로는 메이저리그나 KBO리그나 모두 특급 타자는 역시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상대 투수의 특정 구종을 노리지 않고, 속구이든 변화구이든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면 초구부터 공략해 좋은 타구를 만들어낸다.

옐리치 같은 왼손 타자를 상대할 때 류현진에게 조언하고 싶은 것이 있다. 투심 패스트볼의 활용이다. 타자들이 체인지업이나 커브, 커터를 예상하고 있을 때 좀더 빠르게 몸쪽으로 휘면서 떨어지는 투심을 던진다면 효과적일 것이다.

한편 1번 타자 로렌조 케인과 승부는 세 타석 모두 삼진, 류현진의 완승이었다. 타자의 허를 찌르는 볼 배합이 일품이었다. 아마도 케인으로선 '이 구종을 생각하면 저 구종이 들어온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날 류현진은 총 92개의 공을 던졌다. 70개를 넘어서도 구속이 최고 92마일(148km)에 달했다. 하지만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거르고 등판했음을 감안하면 70~75개 정도가 적당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몸에 이상이 없도록 컨디션을 체크하고 유지하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다행히도 괜찮다면 다음 등판부터는 좀 더 힘 있는 투구를 보여주며 순탄하게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야구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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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전 야구대표팀 감독.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고문은 한국 야구를 세계적 강국 반열에 올려놓은 지도력으로 '국민감독'이라는 애칭을 얻었습니다. KBO리그 쌍방울-OB(두산)-한화 감독을 거치면서 한국시리즈 2회 우승을 이뤄냈고, 대표팀 사령탑으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2009년 제2회 WBC 준우승, 2015년 제1회 프리미어12 우승 등 빛나는 업적을 남겼습니다. 국내 야구는 물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도 조예가 깊습니다. WBC 감독으로서 MLB 최고 스타들을 상대했을 뿐 아니라 지금도 MLB 경기를 빠짐 없이 시청하면서 분석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특히 류현진(LA 다저스)과는 한화 감독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 2018년 결혼식의 주례를 맡는 등 각별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스타뉴스는 2019시즌 '국민감독 김인식의 MLB 通(통)'을 연재해 깊이 있고 수준 높은 MLB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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