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천 멤버잖아요" 체통 따윈 잊은 '현역 최다승' 배영수 [★현장]

잠실=김우종 기자 / 입력 : 2019.04.1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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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수(오른쪽).



"이천 멤버 아닙니까. 나이요? 에이~! 그게 뭐가 중요합니까."

지난 16일 팀 후배 신성현(29)이 잠실 SK전에서 홈런을 치자 배영수(38·두산)는 마치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이틀 뒤인 18일 잠실구장서 만난 배영수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배영수는 "아, 이천(두산 퓨처스리그 홈 구장이 있는 곳) 멤버 아닙니까. 이천서 함께 고생했는데 엄청 기뻤죠"라고 답했다. 올해 처음 두산 유니폼을 입은 배영수는 신성현과 함께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둘은 과거 한화 시절 함께 뛰기도 했다.

당시 신성현은 팀이 1-0으로 앞선 4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SK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좌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신성현이 홈런을 치자 더그아웃에 있던 두산 동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다 함께 웃으며 좋아했다. 시련을 이겨내고 때려낸 시즌 첫 홈런이었기 때문이다.

신성현은 지난해 7월 무릎 연골 손상으로 수술을 받았다. 이후 재활에만 몰두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올해 3월부터 퓨처스리그에 출전했고, 지난 10일 1군 엔트리에 등록돼 12일 복귀전을 치렀다. 신성현이 1군 무대서 홈런을 친 건 지난해 6월 17일 한화전 이후 약 10개월 만이었다.


그의 홈런을 누구보다 기뻐한 한 선수가 바로 배영수였다. 신성현이 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오자 배영수는 그의 머리를 마구 두들기며 마치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 현역 통산 최다승(137승) 투수이자 베테랑으로서 체통을 차리는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배영수는 '나이도 적지 않은데 더그아웃서 파이팅을 크게 외친 이유'를 묻자 "에이, 나이가 뭐가 중요합니까. 우리 같은 이천 멤버인데. 나이 같은 것 중요하지 않습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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