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 캠프서 '절치부심' 오선진... 두려움 품고 쏟아붓는다 [★인터뷰]

수원=김동영 기자 / 입력 : 2019.04.19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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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오선진.



한화 이글스의 2019년 시즌 초반이 만만치 않다. 계산이 다소 어그러지는 모습. 특히 하주석(25)의 부상은 '날벼락'이었다. 하지만 대안이 나타났다. 오선진(30)이다. 지난해 부진을 씻어내는 모습. 원동력은 '두려움'이었다.

한화는 18일 경기까지 마친 현재 9승 13패, 승률 0.409로 공동 7위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3위에 오르며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던 한화지만, 올 시즌은 초반 비교적 쉽지 않다.


시즌 전 구상과 대비해 엉킨 부분이 꽤 된다. 선발진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하주석의 부재가 있다. 하주석은 3월 28일 KIA전에서 수비 도중 무릎 부상을 입었고, 수술을 받았다. 올 시즌 복귀가 불투명하다. 한화는 순식간에 주전 유격수를 잃었다. 대안이 필요했다.

한화의 고민을 해결하고 있는 선수가 있다. 오선진이다. 18일까지 21경기에 나서 타율 0.351을 치는 중. 출루율 0.433, 장타율 0.421, OPS 0.854도 좋다. 여기에 득점권 타율 0.375도 돋보인다. 수비 역시 탄탄하다. 주전 유격수로 손색이 없다.

사실 오선진은 보여준 것이 있는 선수다. 2017년 65경기에서 타율 0.310, 2홈런 21타점, 출루율 0.371, 장타율 0.402, OPS 0.773을 만들었다. 아주 많은 경기에 나선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다.


2018년 들어 크게 주춤했다. 56경기, 타율 0.226, OPS 0.568에 그쳤다. 기대가 컸기에 실망도 컸다. 이에 2019년에는 1군 스프링캠프조차 참가하지 못했다. 오선진으로서는 충격이었다.

하지만 오선진은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절치부심했고, 착실하게 준비했다. 그 결과가 나오는 중이다. 한화로서는 하주석의 부상은 뼈아픈 부분이지만, 덕분에 오선진이 펄펄 날고 있다.

18일 수원에서 만난 오선진은 '타격이 좋다'는 말에 "투수와 타이밍도 그렇고, 수 싸움도 그렇고 잘 맞는 것 같다. 운이 좋은 것 같다. 이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 우리 팀에 좋은 타자가 많다. 어떤 타순이든 이어준다는 생각으로 나간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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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오선진.



◇오선진을 자극한 1군 캠프 제외... 그리고 절치부심

1군 캠프 불참에 대한 충격도 있었다. 오선진은 "내가 올해 프로 12년차인데, 군 시절 빼면 1군 캠프를 가지 못한 것이 처음이었다. 당연히 자극을 받았다. 좋은 후배들도 많이 들어왔다. 이렇게 조용히 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담담히 설명했다.

결국 '사라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오선진을 움직였다. 지난해 부진했기에, 올해는 잘해야 했다. 뚜렷한 목표조차 설정하지 않고, 매 경기 쏟아붓는다는 각오다. 살아남기 위함이다.

오선진은 "2군 캠프에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타격을 했고, 코치님께 조언도 구했다. 결과가 좋게 나오고 있다. 코치님의 조언에 따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소통을 통해 내 의견을 내면서 조율을 했다. 잘된 것 같다. 어떻게 더 나은 성적을 낼지만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 고척에서 개막전에 선발로 나갔다. 자신 있었는데, 결과가 좋지 못했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만족을 못했다. 욕심을 부렸던 것 같다. 잘하려 하면서 급해졌다. 야구를 급하게 했다. 올해는 초반에 성적이 나오면서 자신감도 살짝 올라가는 것 같다. 조금은 여유가 생겼다"라고 짚었다.

동시에 오선진은 "야구를 대하는 것이 예전보다 더 절박해졌다. 후배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자극제가 됐다. 경기를 못 뛰고 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항상 한다. 못하면 또 확 떨어지는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이어 "야구가 정말 어렵다. 2012년 잠깐 잘했고, 2017년 후반기에 잠깐 잘했다. 나름대로는 내 것이 정립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작년에 또 안 되더라. 안 될 때는 답이 없다. 나는 아직 과정이다. 끝까지 해야 한다. 그냥 매일 매일 잘하려고 한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목표를 물었다. 이에 오선진은 "없다. 시즌 끝까지 아마 없을 것 같다"고 잘라 말했다. 그리고는 "그냥 부상 없이 뛰는 것이다. '하주석이 없어도 오선진이 있어서 경기가 되는구나', '오선진이 도움이 되는구나' 같은 소리 듣고 싶다"라고 했다.

또한 "체력 관리 같은 것 없이, 한 경기 한 경기 열심히 할 것이다. 이제 (강)경학이도 돌아온다. 컨디션 관리, 체력 안배보다, 하루 하루 잘하는 것이 내 자세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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