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공대위 "김기덕 감독, 도의적 책임 깨닫길"

강민경 기자 / 입력 : 2019.04.18 13:54 / 조회 :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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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휘선 기자


영화감독 김기덕 사건 공동대책위원회가 김 감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변호사 화관 5층에서 홍태화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사무국장, 배복주 전국성폭력상담소 상임대표,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의 한유림 전문위원, MBC 'PD수첩' 박건식 PD 등이 참석해 기자회견을 갖고 김기덕 감독을 규탄했다.

김기덕 감독은 2017년 영화 촬영 중 여배우A 폭행 혐의로 약식기소돼 벌금 500만원에 약식명령을 받았다. 이어 2018년에는 MBC 'PD수첩'에서 그의 촬영 현장에서 벌어진 인권침해 및 성폭력 혐의들이 방송됐다. 이에 김기덕 감독은 증언한 여배우와 'PD수첩' 등을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했지만 검찰은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했다.

이후 김기덕 감독은 올해 'PD수첩'과 여배우 A를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최근에는 한국여성민우회가 일본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자신의 영화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 개막작 초청 취소 공문을 보내 자신을 성폭력 가해자로 명예 훼손했다며 3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공동대책위원회 측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김기덕 감독이 영화를 만들며 저지른 인권침해와 김기덕 감독의 피해자들에게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2차 피해에 대해 유감과 우려의 뜻을 표합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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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휘선 기자


공동대책위원회 측은 "김기덕 감독은 지난 3월 'PD수첩'과 여배우 A 씨를 상대로 1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는가 하면, 이날 개막하는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장을 맡는 등 해외영화제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라며 "어떠한 반성과 성찰도 보여주지 않는 김기덕 감독과 그를 옹호하고 그에게 공적 활동의 기회를 주는 사람들 모두 피해자들에게 2차 피해를 가하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2018년 시작된 미투 운동은 성폭력의 심각성을 드러내고, 성폭력 근절을 위한 전 사회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이끌어냈습니다. 이제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성폭력은 다양한 권력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폭력이기 때문에 문제 제기하기가 어렵고, 문제 제기를 하더라도 법과 제도의 미비함 때문에 제대로 처벌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영화계도 예외가 아닙니다"라고 강조했다.

공동대책위원회 측은 "영화계에서는 2016년 시작된 '#문화예술계 내 성폭력' 해시태그 운동 이후로 영화인들이 직접 변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영화 촬영 전 성희롱 예방교육을 진행하고, 조직 내 성폭력 및 성평등 관련 규정을 만드는 한편 영화계 내 성희롱·성폭력 사건 발생 시 신고할 수 있는 기관도 설립했습니다. 우리는 더이상 성폭력을 용인하지 않으며, 어떠한 폭력과 차별도 없는 영화 현장을 만들어나갈 것입니다"라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영화 개봉이 취소되고, 감독으로서의 명예가 훼손된 것은 김기덕 감독 본인이 저지른 이들의 결과입니다. 김기덕 감독은 더 이상의 2차 가해를 멈추고, 이제라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자성하기를 촉구합니다. 동료 영화인이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김기덕 감독이 '입증 가능한 법적 책임만큼이나 도의적 책임의 무게'를 깊이 깨닫길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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