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골목요정' 정인선을 만나다[★FULL인터뷰]

[★차한잔합시다]'2018 AAA' 라이징 상 수상 정인선 인터뷰.."'내뒤테' 내 그릇 넓혀준 작품"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9.04.18 12:03 / 조회 : 7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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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꾸까 카페에서 배우 정인선의 '차한잔합시다'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김휘선 기자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SBS 인기 시트콤 '순풍산부인과', KBS 2TV 어린이 드라마 '매직키드 마수리'에 등장했던 배우 정인선(28). 아역 배우로 먼저 얼굴을 알렸지만 그는 오히려 성인 연기자가 된 지금의 모습이 더 친숙하다. 지난해 JTBC 월화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에 출연해 눈도장을 찍었고, 이후 MBC 수목 드라마 '내 뒤에 테리우스'로 지상파 미니시리즈 주연 자리를 꿰찬 그는 인기 배우 소지섭(42)과 호흡을 맞추며 20대를 대표하는 여배우로 발돋움했다.


상복도 따라왔다. 정인선은 이 작품으로 '2018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Asia Artist Awards, 이하 '2018 AAA')에서 라이징 상을, '2018 MBC 연기대상'에서 여자 우수상을 수상하며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봄처럼 활짝 핀 그녀의 행보는 현재진행형이다. 최근엔 SBS 간판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 MC에 도전하면서 활동 영역을 넓혔다. 배우 조보아(28)의 후임 MC로 투입된 그는 특유의 솔직하고 털털한 매력으로 일단 첫 방송부터 합격점을 받았다. 며칠 전 충남 서산에서 '골목식당' 첫 촬영을 마치고 왔다는 정인선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났다. "내가 '빌런'이 될까 봐 겁난다"고 너스레를 떠는 그는 방송에서 보여준 모습 그대로 시종일관 꾸밈없고 솔직했다.



-작년 한 해 활약이 돋보였어요. '2018 AAA'에서 라이징 상까지 받으셨죠. 당기 기억을 떠올려보면 어때요?


▶이렇게 큰 시상식은 처음 가봐서요. 정말 많이 떨렸어요. 대기실 들어가는 길에 유명하신 분들도 많이 계셔서 열심히 구경하다가 상까지 받았네요. 그런 자리에 제가 있어도 되나 싶더라고요. 그만큼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 주셨구나'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좋고 감사했어요. 제 첫 상이었거든요. 꿈만 같았어요. 트로피는 제 침대에서 딱 눈 뜨면 보이는 위치에 뒀어요.

-아역 배우 시절엔 시상식에 가본 적이 없었나요?

▶없었어요. 상을 받더라도 이렇게 많은 분들에게 관심까지 받으면서 상을 받을 줄은 몰랐어요. 사실은 상 자체를 기대 안 했거든요. 'AAA' 상은 정말 생각 못 했어요. 정말 '핫'한 분들만 오는 시상식이잖아요. 그런 '핫'한 분들 사이에 제가 있을 것이라곤 생각도 못 했죠. 너무 뜻밖이었어요. 평소 팬이었던 마마무, 방탄소년단 분들도 아무렇지 않게 대기실 주위를 돌아다니는데 너무 신기했어요. 하하.

-'내 뒤에 테리우스'는 어떤 작품으로 기억하고 있나요?

▶저의 그릇을 넓혀준 작품, 제 한계를 뛰어넘게 해 준 작품이었어요. 고애린 캐릭터가 가진 깊이감이 정말 컸거든요. 6년 차 '경단녀'(경력 단절 여성)에 6살 쌍둥이 아이를 키워낸 주부였어요. 게다가 남편을 잃어서 혼자 가정을 일궈나가야 했고요. 서사가 너무 세더라고요. 제가 모르는 부분도 너무 많았고요. 계속 고난에 부딪히면서 찍었죠. 스스로 많이 압박하면서 찍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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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꾸까 카페에서 배우 정인선의 '차한잔합시다'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김휘선 기자


-지상파 첫 주연이라는 부담도 작용했을 것 같아요.

▶그게 사실 정말 컸죠. MBC 수목 미니시리즈에 (소)지섭 오빠가 상대 역이었으니까요. 그런 것들이 저를 참 많이 괴롭혔어요. 저한테는 정말 무거운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한테 이걸 맡겨주신다는 건 분명히 이유가 있겠지?'라고 많이 생각하려 했어요. '으라차차 와이키키' 때도 애 엄마 역할을 했기 때문에 가능성을 많이 봐주신 것 같아요. 저도 그 부분에 많이 집중하려고 했고요. 하지만 그나마 저에게 가능성이 있다고 봐주신 부분이 제가 실제 경험하지 못한 부분이라 압박감을 많이 느끼면서 준비했던 것 같아요. 잠도 잘 못 잤어요. 촬영하면서 망치는 악몽도 많이 꿨고요.

-어떤 악몽이었나요?

▶감정선을 잘 몰라 난처한 상황에 빠지는 꿈이었어요. 대본 보면서 고민했던 부분이 정확하게 꿈으로 구현되더라고요. 하하. 남편을 잃고 지섭 오빠랑 국수를 먹으면서 대화 나누는 장면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그 장면이 감정적으로 제일 어려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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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꾸까 카페에서 배우 정인선의 '차한잔합시다'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김휘선 기자


-그럼에도 '싱글맘' 연기가 어색하지 않더라고요. 나름 비결이 있을까요?

▶아이들과 친밀도를 높이는 게 도움이 많이 됐어요. 현장에서 아이들과 기본적인 인사도 뽀뽀로 하고요. 많이 껴안고 있기도 하고 대화도 많이 나눴어요. '으라차차 와이키키'에서 한윤아 역을 연기할 때는 비록 의사소통이 안 되는 갓난아기였지만 함께 하면서 배운 게 많았어요.

-두 작품 연속으로 '싱글맘' 캐릭터를 연기해서, 이미지가 완전히 굳혀질까 고민도 되겠어요.

▶확실히 고민이 되는 부분이에요. 앞으로 절대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워낙 역할에 갇히는 걸 싫어해서요. 방향성을 다양성에 두고 있어요. 그래서 거지 역할도 하고, 무녀 역할도 했던 거고요.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싱글맘 역할로 굳어지는 건 당연히 걱정해야 하는 부분이에요. 하지만 엄마 역할이어도 윤아랑 애린이처럼 서로 다른 캐릭터면 괜찮아요. 그렇지만 조금이라도 이전에 해봤던 느낌이 나면 경계할 것 같아요.

-'내 뒤에 테리우스' 이후에 차기작 고민을 많이 하고 있겠네요.

▶네. 고민이 많은 시점이에요. 감사하게도 이전과 다르게 대본과 시놉시스를 조금씩 보내주시는데 더 고심해서 읽으려고 해요. 좀더 책임감을 갖고 읽어보게 돼요.

-'싱글맘' 역할도 들어오나요?

▶있긴 있더라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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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꾸까 카페에서 배우 정인선의 '차한잔합시다'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김휘선 기자


-'내 뒤에 테리우스' 배우, 스태프들과 친분은 여전히 유지하고 계신가요?

▶네. '내 뒤에 테리우스' 단체 대화방은 아직 열려 있어요. 지섭 오빠는 며칠 전에 아시아 투어 마치고 돌아오셔서 제가 광고 찍은 걸 보고 '인선이가 이제 쏴야겠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내 뒤에 테리우스'를 통해 엄마 연기를 하면서 '나중에 결혼하면 어떤 엄마가 되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은 있나요?

▶확실히 여러 생각이 들더라고요. 애린 역할을 준비하면서 맘 카페 글을 많이 봤어요. 연기자가 아닌 여자 정인선으로서 결혼하면 가장 걱정하는 삶들이 거기 있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치 있다'고 얘기하는 분들도 있으니까 고민이 됐고요. 아직은 피부로 느낄 정도는 아니지만 확실히 이전보다 생각이 많아진 것 같아요. 원래 아이를 좋아해서 점점 더 생각이 많아진 것 같아요. 확실한 것은 '아이는 천천히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부부가 다 처음이니까 마음의 준비도 해야 하고 적응도 해야 하고 손발도 맞춰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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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꾸까 카페에서 배우 정인선의 '차한잔합시다'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김휘선 기자


-얼마 전에 '골목식당' 새 MC로 합류하게 됐잖아요. 출연 배경이 궁금해요.

▶작년에 '골목식당'에 잠깐 나간 적이 있었어요. 저의 첫 예능이었죠. 제가 요리를 잘 못하는데 갑자기 '요리를 준비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급하게 세로수길에 열려 있는 가게에 찾아가서 사장님께 빌고 빌어 요리를 배웠어요. 집에 와서도 계속 연습하고요. 그렇게 준비해서 요리를 보여드렸는데 백종원 대표님이 이런 모습들을 예쁘게 봐주신 것 같아요. '(조)보아가 너무 바빠져서 더 함께 못할 것 같다'는 얘기에 백 대표님이 저에게 연락 한 번 해보라고 하셨대요.(웃음)

-'골목식당'이 첫 고정 예능인데 걱정되는 건 없어요?

▶사실 배우한테 예능은 무섭거든요. 대본이 없어서 어떤 걸 준비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예능을 하기엔 너무 재미없는 사람 같아 보여서 겁이 좀 났죠. 첫 예능으로 '골목식당'을 만났던 건 다행인 것 같아요. 저한테는 '힐링'이 되는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거든요. 그동안 보아가 워낙 잘 해왔으니까 제가 많이 부족할 것 같아 걱정은 돼요. 반면에 제가 채워나갈 수 있는 부분은 열심히 채워나가야죠. 사실 욕 먹을 것 같아 겁나고 무서워요. 하하. 방송 나가면 제가 '빌런'이 돼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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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꾸까 카페에서 배우 정인선의 '차한잔합시다'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김휘선 기자


-'골목식당' 첫 촬영을 마쳤죠? 소감은.

▶정말 긴장됐어요. TV에서 보던 관찰실에 가니까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촬영도 힘들었어요. 아침부터 오후까지 계속 풀로 찍는데 정말 차원이 다른 지구력이 필요하더라고요. 이틀 찍고 집에 돌아와서 오후 8시쯤 그대로 잠들어서 다음날 오전 11시까지 쭉 잤어요.

저는 입도 아픈 거 같더라고요. 하하. 말도 잘 못했는데 신경을 많이 써서 그런 가 봐요. (김)성주 오빠나 백 대표님은 정말 쉼 없이 말씀하세요. 백 대표님은 심지어 가게도 돌아보시잖아요. 그렇게 촬영이 끝나고 또 다른 스케줄을 가야 한다고 가시더라고요. 다들 어떻게 이걸 다 하나 싶더라고요.

-백종원, 김성주 씨와 호흡은 어땠어요?

▶너무 완벽한 분들이라서 제가 잘했어야 하는데 잘했는지 판단이 안 서요. 괜히 저 때문에 고생하셨을 것 같아요.

성주 오빠는 촬영하면서 좋은 팁들을 많이 주세요. 백 대표님은 '나한테 막 해'라고 하시는데 제가 어떻게 그러나요. 하하. 아! 제가 입맛이 좀 구수한 편이라 백 대표님과 그런 부분으로 얘기를 나누고 있으면 성주 오빠가 질투하세요. 성주 오빠는 '초딩' 입맛이거든요. 그런 모습을 보면 재밌어요. 사실 저도 아직 TV 보는 느낌이에요. 타이밍 놓쳐서 말 안 하고 있다가 말할 때도 있어요. 하하. 빨리 적응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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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꾸까 카페에서 배우 정인선의 '차한잔합시다'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김휘선 기자


-전 MC 조보아 씨가 워낙 많은 사랑을 받았다 보니까 더 부담되는 것도 있겠죠?

▶엄청 부담되죠. 보아가 한 부분은 제가 따라 잡기 힘들 것 같아요. '공감 요정'의 면모를 보여줬는데, 막상 제가 그 자리에 가니까 그게 진짜 힘든 거더라고요. 보아처럼 똑같이 공감하면서 표정을 지어봤는데… 쉽지 않을 것 같고요. 하하. 저는 저만의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아요. 그게 호감이 될지는 모르겠어요. 빨리 적응해서 저답게 더 진솔한 모습으로 다가가려고요. 저희 엄마도 가게 일을 하시니까 고민을 많이 하시고 저한테 고민도 많이 털어놓거든요. 저만이 가질 수 있는 이점이 있을 것 같아요.

-'골목식당'에서 '먹방'도 많이 할 텐데 자신 있나요?

▶제가 먹을 때 탐스러운 비주얼이 아니라서 좀 걱정이에요. 다행히 제가 아재 입맛인데 백 대표님이 '여기(골목식당)에 잘 없는 입맛'이라고 좋게 봐주셨어요. 성주 오빠는 '초딩' 입맛이니까 어떤 하나의 음식을 놓고 저랑 의견이 딱 갈려요. 백 대표님이 의견이 갈리는 게 중요하다고 하더라고요. 싫어하는 사람 얘기도 들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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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꾸까 카페에서 배우 정인선의 '차한잔합시다'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김휘선 기자


-어떤 음식 좋아해요?

▶내장류를 좋아해요. 곱창, 내장탕, 게장, 젓갈 같은 거요. '내 뒤에 테리우스' 때는 집에 오면 자꾸 곱창이 생각나는 거예요. 냉동으로 다 사놓고 촬영 끝나고 집에 와서 먹고 자곤 했어요. 저한테 약간 '소울 푸드'였나 봐요. 희한하게 내장이 그렇게 당겨요.

-본인의 요리 실력은 어떻게 평가해요?

▶저는 제가 해먹을 수 있는데, 남들에게 해주기엔 좀…조금씩 요리를 하고는 있는데 아직 자신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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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꾸까 카페에서 배우 정인선의 '차한잔합시다'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김휘선 기자


-'으라차차 와이키키 시즌2'가 방송을 시작했어요. 시즌1 출연자로서 해줄 말씀이 있을까요?

▶에이~'와이키키'는 '와이키키'니까 잘 될 거예요. 이번 시즌은 보다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 않을까 생각해요. 요즘 대중들이 유쾌한 걸 많이 찾으시는 것 같아요. '으라차차 와이키키'도 '극한직업'이나 '내 뒤에 테리우스'처럼 요즘 분들이 좋아하시는 템포잖아요.

-올해 계획, 소망이 있다면.

▶저의 그릇을 더 넓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어요. 좀 더 '어른' 정인선이 됐으면 하고요. 지금은 친오빠랑 살고 있는데 오빠가 결혼을 할 것 같아요. 오빠가 떠나면 제가 집 관리도 더 잘해야 해요. 혼자서도 잘할 수 있게끔 자생능력을 키워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멀티'가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예능도 하면서 드라마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두 개 다 안 놓치고 열심히 할 수 있다는 걸 제 자신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하하.
기자 프로필
윤성열 | bogo109@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연예국 가요방송뉴미디어 유닛에서 방송기자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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