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잠!', 원래 '캡틴 마블'이었다? [★비하인드]

강민경 기자 / 입력 : 2019.04.14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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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샤잠!', '캡틴 마블' 포스터


몰랐던, 영화 속 뒷이야기를 풀어드립니다.

슈퍼 히어로의 이야기를 그린 DC의 '샤잠!'과 마블 스튜디오의 '캡틴 마블'. 사실 '샤잠!'의 원제목은 '샤잠!'이 아닌 '캡틴 마블'이었다는 사실을 아는가.


지난달 6일 개봉한 '캡틴 마블'은 기억을 잃은 파일럿 캐럴 댄버스(브리 라슨 분)가 쉴드 요원 닉 퓨리(사무엘 L. 잭슨 분)를 만나 어벤져스의 마지막 희망 캡틴 마블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어 지난 3일 개봉한 영화 '사쟘!'은 15살 소년이 우연히 '샤잠'이라는 주문을 외치고 솔로몬의 지혜, 헤라클레스의 힘, 아틀라스의 체력, 제우스의 권능, 아킬레스의 용기, 머큐리의 스피드까지 최강 파워를 갖춘 슈퍼 히어로로 거듭나면서 벌어지는 유쾌한 활약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샤잠!' 개봉 후 할리우드 리포트 등 다수의 외신을 통해 '샤잠!'의 원래 제목은 '캡틴 마블'이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모든 슈퍼 히어로의 시작은 슈퍼맨이다. DC코믹스에서 슈퍼맨 만화를 선보인 것은 1938년이다. 그런데 슈퍼 히어로 캡틴 마블 영화는 1941년 '캡틴 마블의 모험'이었다. 이는 포셋 코믹스라는 만화사의 슈퍼 히어로였다.


포셋 코믹스에서 내세운 슈퍼 히어로인 캡틴 마블은 슈퍼맨을 따라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따라했다고 표현하기는 애매하다. 괴력을 사용하고, 망토를 걸치고 하늘을 나는 등은 비슷하지만 캡틴 마블은 웃음을 주는데 앞장섰다. 당시 캡틴 마블의 인기는 슈퍼맨 보다 훨씬 앞섰다.

DC코믹스는 포셋 코믹스를 상대로 슈퍼맨의 표절이라며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포셋 코믹스는 표절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팽팽하게 맞섰고, 소송에 필요한 금액 이상을 안겨줄 정도로 캡틴 마블의 인기가 좋았다. 이에 포셋 코믹스는 '캡틴 마블 주니어', '메리 마블', '마블 패밀리' 등으로 캐릭터를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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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캡틴 마블', '샤잠!' 스틸


1941년 시작된 이 소송은 1953년에 끝나 12년이라는 최장의 소송으로 기록됐다. 1951년 1심에서는 포셋 코믹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DC코믹스가 신문 연재를 시작하면서 저작권 고지를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1심에 불복한 DC코믹스는 곧바로 항소했다. 재판부는 2심에서 DC코믹스의 슈퍼맨 저작권을 인정했다.

결국 포셋 코믹스는 1953년 캡틴 마블 시리즈를 더 이상 출간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당시 40만 달러(한화 약 4억 5500만 원)를 지급한 뒤 소송을 끝냈다. 물론 슈퍼 히어로를 소재로 한 만화계의 침체기 때문에 급격히 인기가 떨어진 것도 한 몫 했다.

1960년 대 마블 코믹스가 성장해 DC코믹스와 함께 슈퍼 히어로의 양대 산맥을 형성했다. 이에 따라 캡틴 마블이라는 이름을 노리는 사람들이 등장하게 됐다. 그 중 M.F 엔터프라이즈라는 회사가 오리지널 휴먼 토치(슈퍼맨과 흡사하지만 안드로이드 히어로)를 창작한 작가 칼 버고스를 통해 새로운 캡틴 마블을 개발했다. 마블 코믹스는 캡틴 마블이라는 이름을 가진 캐릭터가 자신의 회사에 귀속되지 않은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크리족의 전사인 캡틴 마블(마벨)을 만들어냈다.

M.F 엔터프라이즈는 즉각 마블 코믹스에 상표권 침해 소송을 걸었다. 마블 코믹스는 회사 이름이 마블이니 캡틴 마블 역시 자신의 소유라고 주장했다. 그 결과 M.F 엔터프라이즈에 일정의 합의금을 주고 캡틴 마블에 대한 권리를 얻었다. 캡틴 마블의 이름을 차지한 마블 코믹스 측은 캡틴 마블을 출판한다.

또 대중들은 원조 캡틴 마블을 그리워하기도 했다. 드라마 '고머 파일'의 주인공이 샤잠이라는 단어를 유행어로 만들어 원조 캡틴 마블에 대한 기억을 상기시켰다. 뿐만 아니라 소년 소녀가 가진 반지를 결합해 아라비아의 지니를 소환한다는 내용이 담긴 애니메이션 '샤잔'이 등장했다. '샤잔'은 원조 캡틴 마블의 이야기와 흡사한 점이 있다. 원조 캡틴 마블 역시 어릴 적 헤어진 쌍둥이가 남매임을 알 수 있는 목걸이를 반으로 나눠가졌다는 설정인 것.

1970년 대 들어 대중들은 빌리 뱃슨의 캡틴 마블을 기억하며 팬매거진까지 만들기도 했다. 그 결과 DC 코믹스 측은 팬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캡틴 마블을 만들었던 포셋 코믹스에 접촉해 캡틴 마블 판권을 획득한다. 그러나 캡틴 마블이라는 이름은 마블 코믹스가 독점하고 있기에 '샤잠'이라는 제목으로 캡틴 마블을 재탄생시켰다. 부제는 오리지널 캡틴 마블이었다. DC코믹스와 마블 코믹스는 각자의 방식대로 캡틴 마블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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