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차 배우·24번째 영화..한석규가 말하는 '초심' [★FULL인터뷰]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9.03.26 08:00 / 조회 : 1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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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한석규 / 사진=CGV아트하우스


배우 한석규(55)의 이름 세 글자가 주는 믿음의 뿌리는 한국 영화의 흐름과 이어져 있다. 한석규는 1995년 '닥터봉'을 시작으로 '초록물고기', '넘버3', '접속'에 이어 '8월의 크리스마스', '쉬리'까지 다양한 흥행작으로 자신의 필모그라피를 채웠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 '음란서생', '구타유발자들' 등의 작품으로 변신을 꾀하는가 하면 '베를린'으로 다시 한석규라는 이름 세글자의 무게를 확인시켰다. 한석규는 올해 영화 '우상'과 '천문 :하늘에 묻는다'등 두 작품으로 관객을 만난다.

한석규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가지고 영화 '우상'(감독 이수진)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영화 '우상'은 아들의 뺑소니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 남자와 목숨 같은 아들이 죽고 진실을 쫓는 아버지, 그리고 사건 당일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진 여자까지, 그들이 맹목적으로 지키고 싶어 했던 참혹한 진실에 대한 이야기다. 제69회 베를린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해외에서 먼저 주목받은 작품이다.

한석규는 '우상'에서 정치인 구명회 역할을 맡아 허황된 우상의 모습을 그려냈다. 특히 그는 마지막 장면에서 마치 방언 터진듯한 연설 장면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한석규에게 직접 '우상' 속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우상'을 본 관객들이 어렵다고 하는 반응이 많다.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

▶ 저 같은 경우는 작품 선택할 때 캐릭터보다 이야기의 테마가 중요하다. 이야기 테마, 주제를 이야기하는 이야기가 좋으면 캐릭터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 전부터 저는 그런 편이었다. 비겁한 역할이 하고 싶었는데 '우상'을 만났다.

- 작품이 좋다면, 캐릭터는 크게 상관이 없는 것인가?

▶ 제가 이번 영화가 24번째다. 여태까지 영화를 통해서 다양한 이야기를 한다고 했는데 그때마다 좀 달랐다. 1995년 '닥터봉'으로 영화를 시작했고 '8월의 크리스마스'부터 또 청년도 해보고, 제 이야기도 해봤다. 저는 한 작품에서 변화하는 역할보다는 영화의 스토리 자체를 본다. 캐릭터의 경우에도 변신의 폭이 넓은 것을 찾지는 않는다. 하지만 진폭이 넓은 캐릭터가 좋다. '우상'의 구명회 같은 경우는 진폭이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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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한석규 / 사진=CGV아트하우스


- '우상' 마지막 장면에서 방언 터지듯이 연설을 펼친다. 이 장면은 대본이 있었나? 어떻게 연기했는지.

▶ 독일 관객분이 어떻게 생각할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아돌프 히틀러의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강력한 인상을 받았다. 그것을 보고 무대 연출이나 연기를 참고 했다. 그 모습이 '우상'이라는 이미지를 강력하게 줬다. 당시 입으로 뱉은 말들은 애드리브였다. 제가 봤던 히틀러 이미지를 생각하며 연기했다. 이수진 감독은 후시 녹음 때 개 짖는 소리를 해달라고 하더라. 거기까지 썼어도 나쁘진 않지만 너무 세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건 하지 않았다.

- 한석규 하면 믿고 보는 배우다. 나름의 노하우가 있나.

▶ 대학교 때부터 시작해서 35년 간 직업으로서 배우 생활을 하고 있다. 스스로가 연기가 더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연기를 통해 무엇을 원하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한다. 답은 초심인 것 같다. 연기를 하고 싶어했던 80년대 그때 그마음을 생각한다. 전에는 '자 내 연기를 한번 보여줘야지' 했다면 지금은 그게 아니다. 처음에 느꼈던 마음, 예술적 체험을 다시 느끼고 싶다. 꾸준히 연기 하고 싶고, 연기를 하며 스스로가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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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우상' 스틸컷


- 과거 연기 할 때와 지금 연기하는 것에서 달라진게 있다면?

▶ 예전에는 내 연기를 잘 하려고 했다. 하지만 지금 현재의 한석규는 연기할 상대방의 리액션을 연구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리액션을 잘 해줄까 그런 것을 고민한다.

- '우상'에서 만난 설경구 천우희와의 호흡은 어땠나.

▶ 설경구, 천우희가 둘 다 괜찮은 액터다. 나에게 주는 액션이 좋은 배우다. 그럼 내 리액션도 좋아진다. 다들 알다시피 좋은 배우들이다.

- 올 여름 최민식과 호흡을 맞춘 '천문'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 최민식 배우랑 저는 알고 지낸지 35년 됐다. 둘 다 83학번이니까 83년도에 그 분을 만났다. 서로에 대해서 꽤 알고 있고, 직업적으로도 서로에 대한 존경심이 있다. 인연이 오래돼 서로에 대해서 잘 안다. 성향이 많이 틀리지만 같이 연기를 하니까 참 좋더라. '천문'도 기대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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