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의 '죄송한 척', 승리의 '억울한 척' [★FOCUS]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9.03.24 12:41 / 조회 : 6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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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영, 승리 / 사진=스타뉴스


'버닝썬 게이트' 첫 구속 연예인이 된 정준영이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벌을 받겠다"라고 대중 앞에서 눈물 흘린 것과 달리, 휴대폰 데이터를 초기화해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3년 전 2016년 대중에게 사과하던 당시, 친구들이 있던 단톡방에 "죄송한 척 하고 올게"라고 했던 것 처럼 또 한번 '죄송한 척'을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게 만든다.

승리는 이보다 더한다. 최소한 죄를 인정하는 '척'하고 사과하는 '척'이라도 했던 정준영과 달리, 승리는 끝까지 자신의 혐의를 잡아 떼며 '아닌 척', '억울한 척' 하고 있다. 여기에 자신이 정준영을 말렸다고 주장하며 친구를 '말린 척'까지 하고 있어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2일 TV조선에 따르면 경찰은 제출된 정준영의 휴대전화 3대를 분석하던 중 정준영이 한 휴대폰의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을 파악했다. 정준영은 2016년 범행 당시 사용했던 '황금폰'과 가장 최근까지 사용했던 휴대전화는 그대로 제출했지만, 나머지 한 대는 휴대폰 초기화 기능을 사용해 데이터를 삭제한 후 제출했다. 결국 경찰은 정준영이 초기화 한 휴대폰의 데이터를 복구 하는 데는 실패했다.

앞서 정준영은 경찰에 출석하며 "황금폰도 다 있는 그대로 다 제출하고 솔직하게 다 말씀드렸다"고 밝혔지만, 완전히 초기화해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며 증거를 인멸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부르고 있다.

승리는 더 하다. 자신의 혐의를 전혀 인정하지 않고 억울하다며 변명하고 있다. 승리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버닝썬 실소유주 문제와 클럽 내 마약 투약, 성매매 알선, '몽키뮤지엄'과 윤 총경의 유착 관계 등에 대해 모두 부인했다.

승리는 버닝썬 소유주로 알려진 것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경영, 회계, 모든 직원 관리는 이성현, 이문호 대표 둘이 했다. 나는 버닝썬 관련 회의에 참석해 본 적도, 직원리스트를 받아보거나 직접 급여 측정을 한 적도 없다. 정말 얼굴마담이었다. 나는 이름만 빌려주고 자본금 1000만원 유리홀딩스 통해 출자한게 전부다"라고 해명했다.

승리는 미성년자 클럽 출입, 마약 흡입자 적발 등에 대해서도 직접 보고받은 적이 없다며 나중에야 물뽕, 성폭행 동영상 등이 나온 걸 보고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승리는 외국 생일파티 때 여성들을 성 접대하고 마약을 했다는 의혹도 '아니다',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는 아레나 성접대 의혹에 "'키미'라는 싱가포르 여성이다. 해외 유명 축구 구단주 딸이다. 키미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으니 잘 좀 챙겨주자고 말한 것"이라고 답하며 부른 여성들은 성매매 여성이 아니라고 했다.

김 모 대표에게 여성을 소개하며 1000만 원이란 값을 매긴 의혹에 대해선 "인도네시아 왕을 만나러 가는데 필요한 사람을 소개해줬다. 용돈을 챙겨준다며 천만 원씩 정도는 돼야 되지 않겠느냐길래 '1000만 원이요?'라고 되물은 것이다. 당시 김씨에게 20억 원을 투자했고 돌려받지 못해 잘 보여야 했다. 하지만 돈을 돌려받지 못해 김씨를 고소했다"고 설명했다.

클럽 몽키뮤지엄을 일반업소로 신고하고는 유흥주점처럼 운영했다는 의혹에는 경찰에서 "청담 일대 라운지가 다 그런 식으로 영업하니 그렇게 해도 된다"는 말을 듣고 그대로 이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총경과 만난 경위로는 유인석이 '좋은 형님'이라고 소개했고 청와대 근무 직원인 줄만 알고 식사를 가졌지 4번 만나며 경찰인 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승리는 자신의 친구인 정준영이 불법 동영상 찍고 올리는 것을 말렸다며 주장하기도 했다. 승리는 정준영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불법 동영상을 올렸을 때도 자신은 오프라인에서 카톡 멤버들 모두에게 "그런 것 좀 하지마, 큰일나 진짜"라고 말하며 말렸다고 했다.

승리는 "이번 사건은 수사 기관도 국민들도 카톡 안에 있는 내용들만 보고 의혹을 제기하고 단정 짓는다"며 "모든 의혹이 빨리 밝혀져서 더 이상 국민들이 불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승리는 국민들이 카톡 안의 내용만 믿는다며 억울해 했지만, 카톡에 버젓이 나와있는 내용조차 말도 안되는 변명으로 일관하는 승리가 더 어이없다. 잘못 한 것을 잘못된 줄도 모르는 것이 정말 큰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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