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감독 김인식의 MLB 通] 류현진 기막힌 볼배합에 옐리치 '갸우뚱'

신화섭 기자 / 입력 : 2019.03.22 15:58 / 조회 :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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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 /사진=OSEN
류현진(32·LA 다저스)이 선발로 나선 22일(한국시간) 밀워키와 시범경기는 앞선 등판과는 분위기가 크게 달랐다. 그동안 상대팀들은 마이너리그 타자들도 대거 포함돼 있었지만, 이날 밀워키는 1루수 헤수스 아귈라 정도를 제외하면 베스트에 가까운 라인업을 선보였다.

더욱이 밀워키는 지난 해 내셔널리그(NL) 중부지구 우승을 차지한 강팀이다. NL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다저스와 맞붙어 7차전 끝에 3승4패로 월드시리즈 진출 티켓을 내줬다. 다저스와 밀워키는 올 시즌에도 큰 이변이 없는 한 가을야구에서 다시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오랜만에 센 팀을 만난 데다 정규시즌 개막을 일주일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 점검에 나선 만큼 류현진 역시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마치 정규시즌 경기를 치르듯 타자와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며 신중하게 공을 던졌다.

대표적인 장면은 1회 1사 후 2번타자 크리스티안 옐리치 타석이었다. 옐리치가 바깥쪽 커터를 노리고 있는 것을 간파한 류현진은 몸쪽으로 투심과 체인지업을 잇달아 던진 뒤 바깥쪽을 공략했다.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난 옐리치는 의외의 볼 배합에 당황한 듯 고개를 갸우뚱하는 모습을 보였다.

2회 트래비스 쇼 타석 때는 체인지업을 바깥쪽으로 기가 막히게 던져 삼진을 잡아냈고, 야스마니 그란달에게도 몸쪽 휘는 공으로 삼진을 뺏어냈다. 6회 홈런을 맞은 공은 얕게 잘 던지긴 했으나 타자 그란달이 잘 쳤다.

시즌이 개막하면 투수와 타자의 머리 싸움은 더 치열해질 것이다. 공을 제대로 던졌는데도 안타와 홈런을 맞는다면 역으로 상대의 허를 찌르는 볼 배합을 택하는 것이 좋다.

정규시즌 밀워키전에서는 류현진의 공을 잘 치는 아귈라도 나올 것이고 에릭 테임즈와 만날 가능성도 있다. 작년까지 동료였던 그란달도 이제는 적이 됐다. 류현진으로선 이날 경험을 잘 기억해 뒀다 활용해야 한다.

한편 다저스의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6회 선두타자 벤 개멀의 내야안타는 다저스 유격수가 수비 위치 때문에 밸런스가 무너져 나왔다. 곧이은 옐리치 타석 때는 바깥쪽 공을 잘 던졌으나 우중간 안타가 됐다. 야수들은 투수가 던지는 공의 방향에 따라 수비 위치를 민첩하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

다저스는 또한 포수 그란달의 이적 공백을 메우는 것이 과제로 보인다. 이날 류현진과 배터리 호흡을 맞춘 러셀 마틴은 수비에서는 안정적일지 모르나 공격에서는 한 시즌 20개 이상의 홈런을 치는 그란달보다는 한 수 아래로 평가된다.

이제 시험은 끝났다. 류현진은 이날 투구수가 71개(5이닝 5피안타 4실점 3자책점 무사사구 3탈삼진)로 괜찮았다는 것을 봐도 시즌 대비가 순조롭게 진행됐음을 알 수 있다. 개막전이든 2~3선발이든 등판 순서가 정해지면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겠지만 더욱 철저히 준비해 시즌을 맞기를 바란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야구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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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전 야구대표팀 감독.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고문은 한국 야구를 세계적 강국 반열에 올려놓은 지도력으로 '국민감독'이라는 애칭을 얻었습니다. KBO리그 쌍방울-OB(두산)-한화 감독을 거치면서 한국시리즈 2회 우승을 이뤄냈고, 대표팀 사령탑으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2009년 제2회 WBC 준우승, 2015년 제1회 프리미어12 우승 등 빛나는 업적을 남겼습니다. 국내 야구는 물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도 조예가 깊습니다. WBC 감독으로서 MLB 최고 스타들을 상대했을 뿐 아니라 지금도 MLB 경기를 빠짐 없이 시청하면서 분석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특히 류현진(LA 다저스)과는 한화 감독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 2018년 결혼식의 주례를 맡는 등 각별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스타뉴스는 2019시즌 '국민감독 김인식의 MLB 通(통)'을 연재해 깊이 있고 수준 높은 MLB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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