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책부록' 김태우 "악역→코믹, 저 생각보다 밝아요"[★FULL인터뷰]

한해선 기자 / 입력 : 2019.03.21 07:00 / 조회 : 8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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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태우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김태우는 진지하지 않을까.' 대중이 생각하는 이미지다. 그런 배우 김태우(47)가 tvN 토일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이하 '별책부록')으로 첫 코믹 캐릭터로 변신, 새삼스레 자신의 이미지를 깼다. 1996년 KBS 2기 슈퍼 탤런트로 데뷔, 연기 24년 차에 보여준 그의 새로운 모습이 '별책부록'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됐다.

그간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징비록' '굿바이 미스터 블랙' '굿와이프' '블랙', 영화 '접속' '공동경비구역 JSA'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리턴' '잘 알지도 못하면서' '관상' '해적' '창궐' 등으로 진지하거나 악한 역을 주로 선보였던 김태우는 이번 작품으로 깜짝 놀랄 능청스러움을 발산했다. "으음~!"이란 대사와 손가락을 까딱이는 특유의 제스처로 유쾌한 잔상을 남겼다.

'로맨스는 별책부록'은 출판사를 배경으로, 책을 읽지 않는 세상에서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김태우는 극중 도서출판 '겨루' 대표 김재민으로 분했다. 김재민은 창립멤버와 같은 차은호(이종석 분), 고유선(김유미 분), 봉지홍(조한철 분), 서영아(김선영 분)를 각별하게 생각하며, 장사꾼 기질과 쿨한 보스의 기질을 동시에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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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태우 /사진=스튜디오드래곤


-'별책부록'이 지난 17일 최고 시청률 6.7%를 기록하고 종영했다.

▶이번 작품은 배우로서도 좋아했지만 시청자로서도 좋아했다. 드라마에 사람 냄새가 많이 났고, 책 이야기도 담겼으면서 소소한 이야기가 전해졌다. 중심인물의 삼각, 사각 관계를 그리면서 다양한 캐릭터가 표현됐다.

-김재민 역으로 데뷔 이래 첫 코믹 캐릭터에 도전했는데.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전까지만 해도 지난 17년 동안 '악역을 하고 싶지 않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러다 '그 겨울' 이후로 '해저' '시크릿 가든' 등에서 악역들을 했다. 그러니 이번엔 또 '왜 악역만 하냐'고 하더라.(웃음) 사람들은 내가 진지한 줄 아는데, 나는 생각보다 밝은 사람이다. 그러다 '별책부록'이 밝은 드라마를 하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 이정효 감독과 '굿와이프'를 하면서 알고 지내기도 했다. 김유미 외의 배우들과는 다 처음 연기를 해보는 점도 좋았다. 대본이 너무 좋았고, 배우들도 너무 좋아서 촬영 현장 가는 게 너무 즐거웠다. 시청자로서도 즐거웠다. 그래서 만족을 안 할 수 없었다.

-김재민 대표는 장사꾼의 기질도 갖고 있으면서 인간적인 면모도 갖췄다. 두 가지의 톤을 어떻게 오가며 연기했나.

▶현실에 대입해보면 은근히 어렵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현실의 상황에 맞게 사는 것 같다. 연기를 하면서 김재민이 회사를 운영할 때면 장사꾼의 기질을 보여주다가도 은호와 함께할 때면 또 다른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게 이해가 갔다.

-첫 코믹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어색한 부분은 없었을까.

▶배우들은 캐릭터 이미지로 다음 작품이 선택되는데, 악역을 잘 하는 사람이 악역을 해도 좋지만 악역을 못할 것 같은 사람이 악역을 했을 때 더 좋을 수도 있다. 그러다가 어디선가 검증이 되면 이후로 스펙트럼이 넓어지는 것이겠다. 그게 내가 '그 겨울' 이후로 악역을 한 이유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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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태우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코미디 역할, 다음에 또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17년 동안 '악역을 거부하냐'는 질문에 나는 '여러 번의 기회가 오지 않을까요'라고 매번 똑같은 답을 했다. 이번 작품 이후로도 코믹 캐릭터가 들어올 진 모르겠지만 난 앞으로 20~30년 동안 연기할 것이기 때문에 코미디가 끝난다고 연기 인생이 다 끝나는 게 아니라 생각한다. 내 기준은 캐릭터이기 보다 '좋은 작품'이다.

-김유미와의 러브라인이 후반부에 성사됐다.

▶개인적으로 다 짝을 짓는 거 아닌가 싶어서 의문이 가긴 했다. 그래도 작가님이 거부감 없이 그려준 것 같았다. 나는 오히려 우리의 러브라인이 뒤에 나온 게 좋았다. (조)한철이와 (김)선영이는 별거인 것처럼 그려진 게 현실적이어서 와 닿았다.

-김유미가 김재민의 방에서 몇 번이나 단추를 떨어뜨리고 갔다. 이 장면이 의미한 바가 따로 있을까.

▶둘의 연결고리를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나왔다. 그런 계기가 '단추'가 됐다. 고이사의 허술함과 나의 꼼꼼함을 연결고리로 삼은 것 같았다. 귀엽게 그려진 것 같았다.

-자신에게 '책' 같은 사람은? 그리고 자신을 책에 비유하자면 어떤 장르일까?

▶'책' 같은 사람은 '보물' 같은 사람일 텐데 어머니, 형, 아내, 아이들 모두 나에겐 책 같은 사람이다. 내 장르는 규정되지 않은 것 같고 나는 그냥 평범한 사람이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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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태우 /사진=스튜디오드래곤


-평소에도 다독가인가.

▶책을 아주 많이 읽는 건 아니다. 다만 활자를 읽는 건 좋아한다. 지금도 신문을 구독해서 보고 영화 잡지를 구독해서 읽는 걸 좋아한다. 평균치보단 많이 읽는 것 같다.

-김태우는 '한결 같이 연기하는 배우'란 이미지가 있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인기가 확 오른 적도 없지만 확 떨어진 적도 없는 것 같은데, 20년 동안 꾸준히 연기하고 있는 것 같다. 좋은 작품도 제안해주셔서 감사하다. 우리(배우)는 선택하기 보다 들어온 작품을 충실하게 할 뿐이다. 무엇보다 좋아하는 일을 즐겁게 하는 게 좋다. 나의 중학교 2학년 때 꿈이 배우였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꿈 꿨던 일을 할까 생각하면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이 너무 감사하다. 열심히를 떠나서 죽기 살기로 연기하는 것 같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라면 힘들텐데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가능한 것 같다.

-SNS 대화를 안하는 배우로도 알려졌다. 특별하게 가치를 두는 부분이 있나.

▶하도 주변에서 난리여서 몇 달 전부터는 카카오톡을 하고 있다.(웃음) 아직 디지털 문화를 잘 모를 뿐 굳이 안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는 건 아니다. 다만 아직도 현장에 휴대전화를 잘 가지고 다니지는 않는다. 아날로그 감성이 맞는 것 같다. 그게 나에게 편한 것 같다. 그래도 요즘엔 기사도 보고 카톡도 보고 발 맞춰가고 있다.

-김태우에게 '별책부록'의 의미는?

▶모든 작품이 자식 같고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 '별책부록'이나 '공동경비구역 JSA'처럼 잘 된 작품보다 오히려 잘 되지 않은 작품이 '아픈 손가락'이다. 배우 입장에선 매 작품 최선을 다 하기 때문에 빛을 못 보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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