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가 쏘아올린 공 몇 개? '1박2일'→박한별, 방송가 '경직'[버닝썬게이트④]

한해선 기자 / 입력 : 2019.03.2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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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 /사진=김창현 기자


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가 쏘아올린 공이 한 둘이 아니니 방송가까지 난장판이 됐다. 이른바 '승리 게이트' 관련 인물들의 출연 방송이 직격타를 맞음은 물론, 이들의 끊임 없는 이슈가 3개월째 방송가를 마비시키고 있다.

시작은 지난 1월 28일. 클럽 '버닝썬'에서 일반인 김상교 씨가 폭행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내몰렸다는 첫 폭로는 사회면의 이슈 정도로 인식됐다. 하지만 클럽 직원들이 일반인을 폭행한 사건에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었음은 물론, 가해자에겐 어떤 조사와 처벌도 내려지지 않아 버닝썬과 경찰 간의 유착 관계에 의혹이 제기됐다.


그리고 버닝썬 내에서 벌어진 마약 유통, 성접대, 경찰 유착, 탈세 등 범법의 주동 인물로 승리가 지목됐다. 승리가 버닝썬의 이사라 알려지자 "군 입대 자격을 갖추기 위함"이라며 이사직을 사임, '꼬리 자르기' 의혹도 제기됐다.

이후 지난 11일 승리가 포함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의 내용이 공개돼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파문이 일었다. 해당 대화방엔 승리와 함께 유리홀딩스 대표를 맡은 유인석 씨, 가수 정준영과 최종훈, 지인 김모 씨, 연예기획사 직원 1명, 일반인 2명까지 8명이 참여 중이었고, 2015년 말부터 약 10개월 간 10여 명의 여성을 상대로 한 성관계, 성추행 불법 동영상 촬영과 공유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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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차태현, 가수 정준영, 개그맨 김준호 /사진=스타뉴스



정준영의 관련 혐의가 알려지자 12일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 2일'(이하 '1박 2일') 측은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정준영의 '1박 2일' 출연을 중단시키기로 결정했다"며 "이미 촬영을 마친 2회 분량의 방송 분도 정준영 출연 장면을 최대한 편집 방송할 계획이다. 시청자 여러분의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당시 정준영은 미국 LA에서 tvN '현지에서 먹힐까? 미국편'(이하 '현지먹')을 촬영하고 있던 중. 정준영은 급거 귀국해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현지먹'과 '짠내투어' 등에서 모두 하차했다. 하지만 '1박 2일'이 2016년 전 여자친구의 성관계 영상을 몰래 촬영했단 혐의가 풀리자 마자 정준영을 재투입하는가 하면, 정준영을 영웅이라도 귀환한 듯 맞이해 시청자들의 비판이 재점화됐다.

이후 별도로 '1박 2일' 멤버 차태현과 김준호의 '내기 골프' 정황이 밝혀지자 차태현과 김준호는 모든 방송에서 스스로 하차할 것을 알렸고, 세 명이나 물의를 일으킨 형국에 '1박 2일'은 존폐 위기에 닥쳤다. 17일부터 '방송 중단'을 한 제작진은 방송 중단과 폐지 사이에서 3일째 깊이 논의 중이다. 10여 년간 '국민 예능'이라 불렸던 '1박 2일'의 불명예 퇴장이 예상된다.

'라디오스타' 측도 20일 "MC 차태현은 하차한다. 방송분은 한 회차가 남아있다. 오늘 녹화는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 세 명의 MC가 진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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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한별, 쇼핑몰 CEO 지윤미 /사진=스타뉴스, 지윤미 인스타그램


정준영, 김준호, 차태현이 자체적으로 하차 수순을 밟은 것과 달리 "작품을 위한 것"이라며 '버티기'를 하는 이도 있다. MBC 토요드라마 '슬플 때 사랑한다' 촬영 중인 배우 박한별은 남편인 유리홀딩스 유인석 대표가 승리와 함께 버닝썬, 유리홀딩스 각종 의혹과 카카오톡 대화 내용으로 성매매 알선, 윤 모 총경 청탁 혐의까지 불거졌지만 대중들의 작품 하차 요구에도 "끝까지 촬영을 할 것"이라 밝혔다.

여기에 유씨에 이어 윤 총경과 골프 회동을 한 사실이 드러나자 박한별은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최근 제 남편과 관련된 논란과 사건, 의혹들로 인해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하다"면서도 "저와 평생을 함께할 사람의 과거 일들을 저와 무관하다며 분리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 어떤 말씀을 드리기가 너무나 조심스러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모든 논란에 대해 저도 함께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이 모든 시련을 우리 가족이 바른길로 갈 수 있게 인도하는 과정이라고 받아들이겠다"며 드라마 촬영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박한별은 "이러한 논란 속에서도 드라마 촬영을 감행하는 건 제작사, 방송사, 소속사 외 아주 많은 분과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후반부 촬영 중이며, 마지막까지 극의 흐름이 깨지지 않게 하는 게 제 의무라 힘들어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박한별 소속사 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측 또한 스타뉴스에 "박한별이 조만간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아직 정확한 출석일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이번 사건의 참고인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 밝히며 '슬플 때 사랑한다' 하차 여부에 대해서는 "제작진과 계속 논의해봤지만 현재 3분의 2 분량을 촬영한 상태에서 극중 주인공인 박한별이 하차하는 것은 제작에도 피해가 갈 수 있기 때문에 끝까지 촬영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재차 알렸다.

버닝썬 이문호 대표의 전 여자친구설에 얽힌 쇼핑몰 CEO 지윤미도 도마 위에 올랐다. MBC 예능프로그램 '호구의 연애'에서 일반인 소개팅 상대로 출연한 지윤미는 방송 첫 회 만에 '이문호 전 여친설'로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자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근거 없는 말을 사실 마냥 또 추측 기사들.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선은 넘지 말아야죠. 제대로 신고하겠습니다"라고 입장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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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버닝썬 이문호 대표 /사진=홍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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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버닝썬 /사진=김휘선 기자


하루 단위로 밝혀지는 '승리 게이트'에 얽힌 인물들이 그 수를 늘려가자 직격탄을 맞는 건 이들이 출연한 프로그램들이다. 예능 '1박 2일' '현지먹' '짠내투어' '호구의 연애' '라디오스타'와 드라마 '슬플 때 사랑한다'까지 비상사태를 맞았다.

이에 따라 방송가 전반의 분위기도 다소 침체됐다. 모 소속사 관계자는 "요즘엔 리뷰자료 외에 가급적 작성하는 보도자료 양을 자제하는 편이다. 사회적 분위기가 무거워 핵심적인 부분만 홍보하려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속사 관계자는 "홍보자료를 내도 (승리, 버닝썬) 이슈에 다 묻힌다"고 토로했다.

이제 막 시작하는 드라마나 예능의 홍보가 쏟아지는 '버닝썬 이슈'에 간접 타격을 받진 않을까 우려하는 이들도 있다. 모 홍보 관계자는 "아무래도 타격이 없진 않은 것 같다.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연예인이 혹시 승리와 버닝썬 등의 논란에 얽히진 않을까 걱정하게 되고 지라시도 더욱 신경쓰게 된다. 정말 예상치 못한 연예인이 하차하고 있지 않나"며 "논란이 된 당사자를 언급하는 홍보 자료도 작성하기 조심스럽겠다"고 말했다.

최근 프로그램 제작발표회에서도 '시국'이란 표현으로 인사를 할 만큼 이번 '승리 게이트' 사태의 심각성은 짙다. 연예계와 방송계에 쓰나미를 몰고 온 이번 사태가 어디까지 확산 될 지 노심초사하는 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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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가요방송부 연예 3팀 한해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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