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5선발 턱걸이' 유희관 "제 실력보다 잘 했죠... 과거엔"

고척=김우종 기자 / 입력 : 2019.03.19 05:42
  • 글자크기조절
image
17일 키움과 시범경기를 앞두고 만난 두산 유희관. /사진=김우종 기자



"5선발, 마냥 기쁜 게 아닌 책임감으로…. 간절함과 소중함을 다시 느낀다."

한때 두산 '판타스틱4'의 주역으로 활약하던 유희관(33·두산)은 지난해 자신의 야구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다. 절치부심, 그런 그가 올 시즌 다시 기회를 잡았다.


김태형(52) 두산 감독은 지난 16일 "선발 5명을 확정했다. 5선발은 유희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린드블럼, 후랭코프, 이용찬, 이영하에 이어 5명의 모든 선발진이 확정된 것이다.

2009년 두산에 입단한 유희관은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한 2013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6년 연속 10승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2015 시즌에는 18승 5패(다승 2위)를 기록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2016년에도 15승 6패로 토종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하지만 지난해 유희관은 본인 스스로도 만족스럽지 못한 시즌을 보냈다. 10승(10패)을 챙기긴 했으나 평균자책점은 6.70으로 높았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이렇다 할 중책을 부여받지 못했고 결국 팀은 준우승에 머물렀다.


다시 시작이다. 유희관은 이번 캠프에서 누구보다 구슬땀을 흘렸다. 체중도 많이 줄였다. 캠프에 가기 전과 비교해 8kg 감량에 성공했다. 그 덕분일까. 그는 캠프에서도, 시범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3일 한화전에서는 선발로 나와 4이닝 3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지난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스타뉴스와 만난 유희관은 "5선발을 한다고 해서 마냥 기쁜 건 아니다. 책임감을 느낀다. 나와 (장)원준이 형이 경쟁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는데 사실 나는 처음부터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두 선수가 잘 해야 예전 우승을 거뒀을 때 힘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둘 다 잘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기쁜 마음보다는 준비를 잘 해 예전에 좋았던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최우선인 것 같다"고 각오를 밝혔다.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왔지만 판타스틱4 시절과 비교하면 우선 순위에서 많이 밀린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유희관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매년 잘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과거엔 생각지도 않게 내 실력보다 잘했던 것 같다"면서 "이렇게 경쟁하는 것도 오랜만인 것 같다. 오히려 내가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좋은 자극제가 됐다. 살도 많이 뺐다. 캠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 나갈 때에도 매 경기에 집중한다. 이런 한 경기, 한 경기들이 소중하다는 걸 느낀다. 예전에 느꼈던 간절함과 소중함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고 되돌아봤다.

image
미야자키 캠프서 역투하는 두산 유희관(왼쪽).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올해 좋아진 부분에 대해 유희관은 "살이 빠진 게 도움이 된 것 같다. 예전 투구 밸런스가 좋았을 때 체중을 찾고 싶었다. 마운드에서 좀 더 가벼워지고 경쾌해지는 걸 느꼈다. 확실히 좋아진 것 같다. 또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 같다. 스스로 경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간절함이 생기면서 더 열심히 던졌던 것 같다"고 웃었다.

'지난해 힘든 한 해를 보냈다'는 언급에 유희관은 "작년에 나의 본 모습을 많이 잃었던 것 같다. 성적이 나지 않아 진지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야구 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그 속에서 배운 것도 많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투수조장을 맡게 됐다. 지난 해에는 내가 많이 처져 있었다. 올 시즌엔 좋은 성적도 내면서 동시에 내 모습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팀을 이끄는 그런 모습을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늘 정중한 태도로 인터뷰에 임하면서도 유머 감각으로 똘똘 뭉친 그는 남다른 입담을 자랑한다. 그래서 '미디어데이 1선발'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오는 21일 열리는 2019 KBO 개막 미디어데이에 그는 나가지 않는다. 두산은 오재원과 정수빈이 선수단 대표로 나간다.

유희관은 '미디어데이에 왜 안 나가는가'라고 묻자 "나는 잘 모르겠다. 미디어데이는 주장이 나가는 것이다. 나는 하도 많이 나가서…. 포스트시즌까지 꼽으면 역대 최다 출연자가 아닐까.(웃음)"라면서 "기회가 되면 또 나가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image
올해에는 두산 유희관이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을까.
기자 프로필
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안녕하세요. 스타뉴스 김우종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