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미 "'왜그래 풍상씨'로 '인생캐' 만나 슬럼프 극복했죠"[★FULL인터뷰]

최현주 기자 / 입력 : 2019.03.15 14:00 / 조회 : 3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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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타하우스 제공


"저 원래 명랑한 사람이에요. 근데 매회 우느라 힘들었죠. 3년 동안 울 걸 다 운 것 같아요"

'왜그래 풍상씨'로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배우 신동미(41)는 밝고 쾌활했다. 신동미는 인터뷰 내내 감기몸살로 골골거렸지만 웃음을 잃지 않고 모든 질문에 성심껏 답했다. 이번 작품에 '모든 것을 쏟아냈다'고 말하는 그는 소화불량에도 시달렸고 몸무게도 3kg이나 빠졌다지만 행복해 보였다.

KBS 2TV 수목드마라 '왜그래 풍상씨'(극본 문영남, 연출 진형욱, 제작 초록뱀미디어. 이하 '풍상씨')는 동생 바보로 살아온 중년 남자 이풍상(유준상 분)과 그의 등골 브레이커 동생들인 이진상(오지호 분), 이정상(전혜빈 분), 이화상(이시영 분), 이외상(이창엽 분)의 일상과 사건, 사고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 보는 드라마다.

신동미는 이 작품에서 풍상의 아내 간분실 역을 맡았다. 사고뭉치 시동생 넷을 키우고, 딸 이중이(김지영 분)까지 억척스럽게 키워냈다. 딸보다 동생들 먼저 챙기는 모습에 하루가 멀다하고 분노에 휩싸이고, 마음에 병이 들기까지 했다. 그래도 간암에 걸린 남편 살리겠다고, 발벗고 나선 마음 따뜻한 아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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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타하우스 제공


-40부작 '왜그래 풍상씨'가 종영을 앞두고 있다.

▶종영이라니 실감이 안 난다. 15~16회 때 돼서야 내가 간분실이 된 것처럼 느꼈는데 작품이 끝나서 아쉽다. 드라마를 하면서 이렇게까지 징글징글하게 감정의 끝을 간 역할은 처음이었다. 많이 배웠다.

-'간분실'은 독특한 이름이다.

▶처음에는 '간이 배밖으로 나와서 간분실인가?'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점점 사건이 흘러가면서 '내가 간을 분실하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든 생각은 '남편이 분실한 간을 찾으러 가는 인물이구나'였다.

-진상, 화상.. 시동생들의 바람 잘날 없는 사건 사고를 보며 어떤 생각을 했나?

▶'정말 이렇게 사는 사람들이 있구나'라고 느꼈다. 내가 '실제상황' 같은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이번 드라마 하면서 '나는 행복한 사람이구나'라는 걸 느꼈다. 또 가족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분장 없이 민낯으로 연기를 펼쳤다고 들었는데.

▶제가 먼저 감독님께 민낯으로 하겠다고 제안했다. 화장 안 한 것 같은 분장을 했냐고 묻는데 아예 하지 않았다. '생얼 연기'에 대한 공포심도 있었다. 보는 분들이 예의 없다고 생각하실까 봐 연기도 두려웠다.

-'간분실'을 18년 연기 인생 최고 캐릭터로 꼽고 있다.

▶이 작품 전에 슬럼프가 왔다. 연기에 대한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간분실이 인생 캐릭터이고 의미 있는 캐릭터인 것 같다. 이 작품을 계기로 달라진 것 같다. 스스로 연기에서 한 계단 올랐다는 느낌이 든다.

-남편 유준상의 남다른 동생 사랑. 어떻게 생각하는가.

▶엄마 아빠 윗세대에서 실제 있는 일이라고 느꼈다. 풍상씨가 맏형으로 표현됐지만 엄마 아빠 느낌으로 공감됐다. 어린 나이에 동생을 맡아서 부모와 같은 책임감을 느꼈고 나보다 동생들을 위해 살았던 삶이 이 사람에게 전부였을 것 같다.

-"개진상!"이라고 외친 부분. 속 끓기도 하고, 통쾌하기도 했었을 것 같다.

▶진상(오지호)에게 '개진상'이라 했을 때 통쾌했다.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느낌이었고 어떻게 할 수 없는 지경이어서 그렇게 외쳤다. 배우 신동미 입장에서는 너무 통쾌했다.

-실제로는 시동생들과 사이가 어떤지 궁금하다.

▶친하다. 실제로 시동생이 방송 끝나면 전화하거나 카톡을 많이 남긴다. '누나 이혼해' 이런 식으로 이야기했다.

-드라마에서 '복장 터지게'하는 캐릭터가 많은데 가장 밉상이 있다면.

▶풍상이가 나한텐 제일 밉상 캐릭터였다. 물론 화상과 진상이도 있었지만 나한테 가장 밉상은 풍상이다. 가장 화가 났을 때는 정상이 소고기 사줬을 때였다. '어떻게 저럴 수 있지?' 싶었다. 그걸 대본으로 보다가 방송으로 보니 더 화가 나더라.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중이(김지영)도 '엄마 방송 봤어요? 아빠가 정상이 소고기 사줬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하더라.

-실제 남편은 어떤가.

▶남편은 친구 같은 존재다. 내가 바빠서 집안일을 잘 못하는데, 남편이 많이 도와준다. 무엇보다 '왜 그래 풍상씨'의 1등 시청자다. 반응을 즉각 전해준다. 평소에 가끔 반주하면서 대화도 많이 나눈다. 우리 남편은 최고지만 원래 남편들은 다 복장 터지는 존재다.

-실제로 남편에게 간 이식을 해줄 생각이 있는지.

▶이번 작품을 하고 가족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됐지만, 간은 상상도 못했다. 결혼 후 행복의 기준이 일에서 가족으로 바뀐 건 사실이다. 예전에는 일이 최우선이었지만 요즘은 '어떻게 하면 남편과 재미있게 살까?'를 고민한다. 집에 가서 남편에게 '나 아프면 간 줄 수 있는지' 물어봐야겠다.

-막장 논란에도 불구,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왜 막장이라 그러지? 난 되게 현실적인 드라마라 생각한다. 너무 현실적인 걸 다 갖다넣어서 그 데미지가 크게 느껴질 수는 있을 것 같다.

- '왜그래 풍상씨' 인기 비결은 뭐라고 보나.

▶이렇게 사랑 받을 지는 몰랐다. 요즘 중장년층이 볼 수 있는 드라마가 없어진 듯한 느낌이었다. 그분들이 같이 공감하면서 볼 수 있는 게 나오다 보니 가족극이 다시 인기인 것 같다. 요즘 같은 시대에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현장 분위기도 정말 좋았다. 팀 분위기가 이렇게 좋은 것이 거의 10년 만인 것 같다. 고성도 한 번 오간 적이 없고 다들 너무 열심히 했다.

-함께 열연을 펼친 유준상에 대해서는.

▶정말 고맙다. 대화를 정말 많이 나눴는데 통화하면서 나눴던 이야기들이 도움이 많이 됐다. 유준상이 아니었으면 제가 간분실을 제대로 연기하지 못했을 것 같다. 유준상과 네 번째로 호흡을 맞췄는데 여러 가지로 감사하다. 연말에 베스트 커플상을 노리고 있다.

-'왜그래 풍상씨'가 어떤 드라마로 남았으면 하는지.

▶가슴 따뜻한 가족 드라마로 기억되길 바란다. '자고 있는 남편을 가서 안아줬다'는 댓글을 본 적 있다. 그 댓글을 보고 이 드라마 하길 너무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차기작으로 맡고 싶은 캐릭터가 있나.

▶사실 다음에도 '생얼로 연기하라고 하면 어떡하나?' 걱정도 된다. 하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은분들이 '진정성 있는 연기자'라고 해줘서 감사하다. 다음에는 예쁜 모습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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