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히치하이크', 담담하게 그려낸 작은 행복

강민경 기자 / 입력 : 2019.03.15 09:19 / 조회 : 7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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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히치하이크' 포스터


열여섯 살 정애(노정의 분)는 서울 빌딩 숲과 대조되는 판자촌에 아빠와 단 둘이 살고 있다. 그는 아빠 몰래 집을 나와 어릴 적 집을 나간 엄마를 찾아나선다.


정애는 자신과 비슷한 사연을 가진 친구 효정(김고은 분)과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효정 역시 이름만 알고 있는 친아빠의 존재 여부를 궁금해한다. 이렇게 두 사람은 각각 엄마, 아빠를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정애와 효정은 단서 하나를 가지고 제천으로 향한다. 두 사람은 허탕을 치고 마을을 배회하다 위험에 처한다. 바로 인신매매범을 만나게 된 것. 필사적으로 도망친 두 사람은 형사 현웅(박희순 분)을 만나게 된다.

의심이 많은 정애는 현웅에게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한다. 현웅의 신분증을 확인한 정애는 앞서 효정이 말했던 아빠의 이름과 현웅의 이름을 일치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효정의 친아빠로 의심한다.

'히치하이크'의 포스터는 정애와 효정이 햇살 아래서 미소를 짓고 있다. 이에 따뜻한 색감을 가진 영화라고 생각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어두운 색감을 지녔다. 물론 이야기가 전개되는 내내 어두운 분위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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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히치하이크' 스틸컷


정애와 효정이 제일 처음 제천에 도착했을 때는 햇살이 비추는 화창한 날이었다. 두 사람은 솔솔 부는 바람을 느끼며 클레멘타인 노래를 흥얼거리며 걸어간다. 이 장면을 봤을 때 정애와 효정이 각각 엄마, 아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한다. 표정의 변화가 없던 정애가 웃는 유일한 장면이다.

이야기는 정애의 시점으로만 진행된다. 정애의 시선을 따라가며 '네가 정애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니?'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사실 정애의 아빠나 정애의 언니는 정애가 엄마를 찾는 것을 반대한다. 포기하면 쉽다며 그저 포기하라고 한다.

사람들은 살면서 '포기'를 선택해야하는 상황을 맞닥뜨릴 때가 있다. 정애는 반대 속에서 엄마를 계속 찾아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선택해야만 하는 순간을 맞이한다. '히치하이크'는 정애를 통해 포기하지 말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한다.

정희재 감독은 정애의 모습에 자신의 모습을 많이 투영했다고 밝혔다. 주변에서 영화를 포기하라고 들었던 말을 아버지한테도 직접 들었다고 털어놨다. 극중 포기하면 쉽다고 말하는 정애의 아버지가 곧 정희재 감독의 아버지 모습인 것.

정희재 감독은 영화를 통해 작은 시도를 포기하지 않는 인물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결국 정희재 감독이 정애를 통해 관객에게 전하고자 했던 말은 '포기하지 말자'였다. 사춘기 소녀인 정애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포기가 빨랐던 과거의 나를 돌아보게끔 한다. 또 그 속에서 작은 행복을 찾게 만든다.

3월 14일 개봉. 108분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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