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 /사진=OSEN |
이날 경기에서는 특히 강약 조절 등 게임 운영 능력이 돋보였다. 물론 상대 캔자스시티 타선의 무게감이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류현진은 변화구와 빠른 볼을 적절하게 섞어 던지며 손쉽게 경기를 풀어 나갔다. 수년간의 메이저리그 경험을 통한 관록과 여유가 느껴졌다.
투수가 항상 좋은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설 수는 없다. 불펜에서는 공이 좋다가도 막상 마운드에 오르면 나빠질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생긴다. 따라서 완급 조절과 경기 운영이 더욱 중요하다. 변화구 몇 개 던지다 패스트볼을 뿌리면 상대 타자에게는 실제 구속보다 훨씬 빨라 보여 효과가 커진다.
이날은 직구와 커터 등 앞선 등판 때와 비슷한 레퍼토리로 공을 던졌는데, 빠른 볼은 지난 2일 샌디에이고전 때 팔 회전 동작이 더 가벼워 보였다. 류현진은 경기 뒤 “슬라이더에 실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등판 때도 지적했지만, 슬라이더는 완성이 안 되면 실투로 장타를 허용할 위험이 크다. 시범경기에서 좀 더 테스트해본 뒤 정규시즌에서 사용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최근 다저스의 정규시즌 개막전 선발투수가 누가 될 것인가에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류현진도 유력한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된다. 물론 개막전 선발이 영광스럽고 의미 있는 자리이기는 하지만, 시즌 전체로 보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거나 유리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런 부분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주어진 대로 받아들인다는 마음으로 시즌 준비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다저스 코칭스태프도 다양한 사정들을 고려해 최상의 선택을 할 것이다.
차츰 투구 수가 늘어나고 있다. 무엇보다 다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나가 정규시즌까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야구대표팀 감독
김인식 전 야구대표팀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