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틸러스 "지금은 잠수함..언젠가 비행선 되겠죠"[★FULL인터뷰]

3월 14일 새 싱글 '정리(Delete)' 발표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9.03.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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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노틸러스 /사진=임성균 기자




…어떡해야 너를 잊을 수 있니


알려줘 정리하고 싶어

버텨낼 수 있을까 나도 잘 모르겠어

아직 너를 사랑하고 있나봐…


감은 눈이 살짝 떨렸다.

"옛사랑이 떠올라 그러냐"고 물으니 배시시 웃었다. 큰 덩치가 어울리지 않는 소년 같은 미소였다.

가수 노틸러스(nautilus, 26, 본명 노태수). 그의 음악, 그리고 노래는 '순수', '열정' 같은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노틸러스는 유튜브 채널에서 국내외 유명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커버한 영상들로 화제를 모았다. 윤종신의 '좋니' 커버 영상은 50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갓틸러스'라는 수식어도 만들어냈다. 특유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노틸러스만의 매력이다. 고음도 귀를 사로잡는다.

지난해 7월 싱글 '약속해줘'로 정식 가수 데뷔한 노틸러스는 오는 14일 새 싱글 '정리(Delete)'를 발표한다. '정리'는 그간 희망의 메시지를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선보였던 노틸러스의 또 다른 결이 느껴지는 노래다. 피아노 반주에 맞춰 떠나간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그만의 감성으로 살렸다.

'정리' 발매를 앞두고 노틸러스를 만났다.


-노래가 나올 때 눈을 감고 있더라. 옛사랑이 떠올랐던 건가.

▶이성을 만나본 지 오래됐다. '정리'를 부르면서 그런 감정을 다시 끄집어내는 게 힘들었다(웃음). ('정리'는 노틸러스 소속사 프로듀서 도니(Donnie)가 작사, 작곡했다. 도니는 "대학교 1학년 때 만들었던 노래"라며 "제 첫사랑을 생각하면 만든 노래"라고 했다.)

-발매일을 3월 14일 화이트데이에 맞춘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사실 '정리'는 지난해 3월에 제작 완료된 노래였다. 노래 감성 상 1월이나 2월에 내려 했는데 3월까지 오게 됐다. 화이트데이에 이별 노래도 나름 의미 있을 것 같았다(웃음).

-지난해 7월 데뷔 싱글 이후 오랜만에 나오는 새 싱글인데.

▶정말 기대하고 있다. 1년 동안 공들여 준비한 노래다. 정식 발매를 앞두고 공연을 다니며 '정리'를 불렀는데 부르면서도 기분 좋은 노래였다.

-곡의 감성을 잘 살리는 것 같다. 감정선은 어떻게 살리나.

▶최대한 과거에 있던 걸 끄집어낸다. 아, 나는 어떻게 사랑을 했고, 헤어졌을 때 어떤 느낌이었지? 난 어떻게 사랑의 감정을 정리했지? 생각한다. 모든 대한민국 남자들이 그렇듯 술로 그 감정을 달랬었다. 지금은 술을 끊었지만. 술 먹고 체념하는 느낌으로 부르면 괜찮을 것 같았다.

-노틸러스하면 유튜브에서 애니메이션 주제가 커버 영상으로 관심을 모았다. 가수의 길에 어떻게 들어섰나.

▶첫 시작은 버스킹부터였다. 군대를 전역한 2015년 무렵에 고향인 의정부에서 시작했다. 의정부역 앞 거리가 버스킹의 시작이었다. 기타와 앰프만 들고 1년 정도 버스킹을 했다. 페이스북 페이지에 영상도 공개하고, 팬들도 생겼지만 의정부에 국한될 뿐이었다. 전국적으로 퍼지게 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유튜브란 게 뜬다고 하기에 영화일 하는 친구에게 부탁해 유튜브용 영상을 만들기 시작했다. 매번 친구에게 부탁할 수 없어서 친구가 편집하는 걸 어깨너머로 배우기 시작했다. 거창한 영상 장비를 마련할 돈은 없었기에 셀프로 휴대폰 카메라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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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노틸러스 /사진=임성균 기자


-어릴 때부터 가수가 꿈이었는지.

▶어렸을 때 만화보는 게 너무 좋았다. 주말이면 30권 정도를 빌려서 주말 내내 보는 게 낙이었다. 어릴 때는 만화가가 꿈이어서 미술학원도 오래 다니고 그랬다. 그런데 초등학생 때 색약이 있다는 걸 알았다.

고등학교(리라아트고)에서 기타를 전공했는데 주변에서 기타는 돈이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 악기에서 1등을 못하면 작곡으로 전향하는 게 좋다고 하길래 작곡으로 전향했다. 지난해 데뷔곡 '약속해줘'가 자작곡이었다.

군대는 음악에 대한 확신을 준 시기였다. 군 입대 후 음악을 너무 하고 싶어서 군종병을 하면서 찬양 인도자를 했다. 그전에는 무대 공포증이 심했다. 무대에 올라가면 너무 떨렸다. 하지만 찬양 인도자를 하며 일주일에 한 번 무대에 오르는데 기분이 정말 좋았다. 그래서 그랬는지 군대 있을 때 기타 실력과 노래 실력이 늘었다.

좋았던 군 시절이라 그랬는지 군 전역하고 갈피를 못 잡았다. 대학(신한대 실용음악전공)에서 작곡을 전공했는데 군 전역 후 복학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앞서 말한 버스킹으로 들어간 건가.

▶아니었다. 버스킹도 준비가 필요했다. 돈이 없었다. 3월에 제대했는데 두 달 쉬고 5월에 취직을 했다. 백화점 주차장 일이었다. 두 달 동안 일하니 기타와 앰프를 살 수 있었다. 오후 8시에 퇴근해 9시부터 의정부역 앞에서 버스킹을 했다. 6개월간 버스킹을 하다 모 소속사에 캐스팅되기도 했다. 친구의 친구가 작곡가인데 나와 같이 팀을 만들고 싶다고 해서 직장까지 그만뒀는데 그 회사에 일이 터지면서 취소가 됐다.

기대를 너무 많이 했었던지 직장 복귀를 못하겠더라. 버스킹에 집중하기 위해 단순 아르바이트만 하며 1년간 또 버스킹을 했다. 지역성을 벗어나기 위해 유튜브 활동을 하고 서울에 가서 한강공원이나 홍대에서 버스킹을 했다. 그런데 성격이 소심해서 그런지 자리싸움이나 이런 게 무서웠다. 눈치를 많이 봤다. 텃세도 심했고.

-노틸러스라는 활동명이 궁금하다.

▶원래 대학교 때까지는 NTS라는 이니셜을 썼다. 전역하고 나니 BTS가 있었다(웃음). '나디아'라는 만화를 보면 노틸러스가 잠수함인데 나중에는 비행선이 된다. 땅 밑에서 하늘까지 올라가자는 의미에서 노틸러스를 활동명으로 하게 됐다. 소속사 사무실에 노틸러스 피규어가 있는데 이것도 잠수함이 아닌 비행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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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노틸러스 /사진=임성균 기자


-프로듀서 도니와 만남은 어떻게 시작됐나.

▶(노틸러스)유튜브를 시작하면서 애니메이션 주제가도 많이 불렀지만 내가 좋아하는 발라드도 많이 불렀다. 윤종신의 '좋니'가 도니 프로듀서의 마음에 들었는지 메시지가 왔다. 그때가 2017년 9월이었다. 언더그라운드 유튜버들을 모아서 정기적으로 공연을 하자는 취지였는데 여러 문제로 성사가 안됐다.

(프로듀서 도니)노틸러스의 자질이 정말 좋아서 대형기획사가 아니더라고 음원을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치유의 음악, 몸과 마음을 치료하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서 노틸러스에게 생각을 물었더니 자기도 좋다고 하더라. '약속해줘'에는 '나 이제 쓰러지지 않아. 지치지 않아' 이런 응원 메시지가 담겨있다. 아이돌 같은 멋지고 화려한 가수들도 많지만 세상살이 힘든데 위로가 되는 노래를 만들어보자고 노틸러스와 의기투합했다.

5월에도 이런 응원 메시지가 담긴 노래를 낼 예정이다. '웃어요. 웃어봐요. 힘내요. 힘내봐요. 매일 아침 지옥철 탈 때마다 난 바래요. 우리 부장님이 휴가 중이시길' 이런 가사가 담겼다(웃음).

-소속사 만족도는 어떤가.

▶도니 프로듀서가 정말 잘해준다. 그럴수록 음악에 대한 열정이 솟는다. 술을 끊은 이유도 음악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다. 내가 지금 마시면 내일 노래를 못하니 안 먹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요즘에 바빠서 술 먹을 겨를이 없다.

도니 프로듀서하고 항상 얘기하는 게 아무리 성공해도 변하지 말자, 초심을 잃지 말고 끝까지 어려운 사람을 위해 노력 하자이다.

-가수로서 노틸러스의 목표가 있다면.

▶나가고 싶은 무대가 딱 2개 있다.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과 EBS '스페이스 공감'이다. 그리고 늘 꿈꾸는 게 있다. 콘서트를 하는데 관객들에게 마이크를 넘겼을 때 다 따라하는 꿈이다. 그런 때가 오면 아, 내가 가수가 됐구나 하고 느낄 것 같다. 목표이자 꿈이다.

-팬들에게 한마디.

▶지금까지 유튜브라는 채널을 통해 재밌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다면 이제는 정식으로 가수로서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진정성 있고 좀 더 다양한 플랫폼으로 팬들에게 다가가려 한다. 남의 노래, 남의 이야기가 아닌 제가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다. 노틸러스의 이야기를 많이 들려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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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연예국장 문완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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