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원 "여전히 영화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FULL인터뷰]

강민경 기자 / 입력 : 2019.02.21 10:05 / 조회 : 3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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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엄지원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배우 엄지원(43)은 여전히 영화를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런 가하면 매 작품마다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습을 선보인다. 그는 '기묘한 가족'을 통해 6년 만에 코미디 장르로 돌아와 웃음을 전파하고 있다.


'기묘한 가족'(감독 이민재)은 조용한 마을을 뒤흔든 멍 때리는 좀비와 골 때리는 가족의 상상초월 패밀리 비즈니스를 그린 코믹 좀비 블록버스터다.

엄지원은 극중 주유소집 맏며느리이자 장남 준걸(정재영 분)의 아내 남주 역을 맡았다. 남주는 만삭의 몸임도 불구하고, 타고난 생활력으로 집안을 호령하는 주유소집 리더다.

엄지원은 최근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들'(감독 이언희), '마스터'(감독 조의석), 드라마 '조작' 등 감정 소모가 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그는 항상 장르를 넘나들고 싶어 하고, 밝은 작품을 하고 싶은 타이밍에 '기묘한 가족' 출연 제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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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엄지원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기묘한 가족' 대본 자체를 재밌게 읽었다. 저는 대중적인 아닌 다른 코드들에 관심이 있는 편인 성향이다. 개인적으로 취향을 저격한 시나리오였다. 그래서 얼마든지 재밌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씽: 사라진 여자들'로 감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썼었다. 밝은 작품을 하고 싶은 타이밍이었고, 감정적인 상황과 때가 맞아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엄지원이 말하는 감정적인 상황은 바로 재밌는 작업이었다. 그는 전작에서는 동시대 사랑하는 또래 이야기를 드라마를 통해 말하고 싶었다면, 이번에는 가족이란 이름 하에 아웅다웅하지만 뗄래야 뗄 수 없는 가족만의 느낌이 좋았다고 털어놨다.

"'기묘한 가족' 속 남주는 굉장히 무뚝뚝하고, 시크한 면도 있고, 엉뚱하다고 생각했었다. 가장 좋았던 것은 가족들의 캐릭터가 특이하지만 결국 이 가족만이 가지고 있는 느낌이 좋았다. 물론 좀비라는 코드를 가지고 있지만 가족적인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기묘한 가족'을 가족극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가족의 형태를 띄고 있는 작품을 할 때 좋았던 기억이 많다. 그 안에서 배우고 얻어가는 게 많았다"

엄지원은 지난 2002년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그는 남주의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뽀글거리는 파마머리를 하고, 영화 촬영지였던 충북 보은군 주민들의 의상을 분석해 직접 의상을 구입해 착용하는 등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이에 대해 엄지원은 즐거운 도전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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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엄지원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남주의 역할에 대해 부담감 보다는 즐거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감정적인 변화와 외형적인 변화가 같이 이루어져야 시너지를 받을 수 있다. 남주는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재밌었다. 이민재 감독님은 내추럴한 모습의 엄마를 상상했다고 하셨다. 저 같은 경우에는 조금 더 만화적인 느낌을 가지고 가고 싶었다. 이제 활동한지 오래돼서 전에 봤던 것 같은 느낌이 있고, 비슷해 보일 것 같다는 생각에 많은 노력을 했다. 외형적인 변화에 대해 부담은 없었다. 해나가는 과정들이 좋았고 재밌었다"

엄지원은 자신이 출연하는 작품 속 의상에 대해 늘 직접 선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작품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충북 보은군에서 특이하다고 생각한 옷을 구입했지만, 많은 분들이 입고 있던 평범한 옷이었다고 털어놨다.

"매 작품마다 의상을 직접 고르기도 한다. 적극적으로 구입하기도 하고, 제가 소장하고 있는 옷을 입기도 한다. '기묘한 가족' 장면 중에 제가 꽃무늬 조끼를 입고 약간 대부와 비슷하게 앉아있는 신이 있다. 그 장면에서 입고 있던 꽃무늬 조끼를 보은에서 직접 샀다. 재밌겠다 싶어서 샀고, 아무도 안 입을 줄 알고 구입했다. 그런데 실제로 많은 할머니들이 입고 계셨다. 보은 내에서 많이 보였던 옷이었다"

최근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 '창궐'(감독 김성훈),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등 좀비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관객과 먼저 만났다. 엄지원은 '기묘한 가족'이 좀비물이긴 하나 앞선 작품들과는 달리 가족이 메인이라고 강조했다.

"'기묘한 가족'은 취향이 명확한 영화다. 호불호가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선택할 때도 호불호 중에 무엇이 더 큰지 저희도 알 수 없다. 이번 작품은 좀비가 중요한 팩트이긴 하지만, 극을 이끌어가는 것은 가족이 메인이다. 이 점에 대해 많은 신경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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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엄지원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이민재 감독이 '기묘한 가족'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남주 역에 엄지원을 염두해 두고 쓴 것으로 알려졌다. 엄지원은 이에 대해 기분이 좋았고, 감사하다며 웃음을 지었다. 또 그는 다른 작품에 비해서 감독과 많은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민재 감독님이 저를 염두해두고 시나리오를 쓰셨다고 해서 기분이 좋았다. 제가 알기로 '기묘한 가족' 시나리오를 오랫동안 쓰셨다. 오랜 시간 절 생각하고 써준 게 감사하고 행복하다. 감독님과 캐릭터의 감정, 신 등에 대해 많은 대화를 하는 편인데 이번엔 깊은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이민재 감독님의 데뷔작이고, 부담감이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엄지원은 오랜만에 코미디 장르로 돌아왔다. 그는 영화 '소원'(감독 이준익)이 연기적인 도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기를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여전히 믿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 그가 도전하고 싶은 영화는 어떤 것일까.

"들어온 작품 중에서 그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와 니즈가 맞는 작품을 하게 된다. '소원'이 저한테 배우적으로도 사람으로서도 중요한 모멘트였던 것 같다. 그 이후로 연기를 통해 영화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아직도 믿고 있다. 물론 오락성과 대중성을 함께 가지고 있지만 영화이기 때문에 감히 말하지 못하는 것도 말할 수 있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영화를 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다. 반복되는 것들을 캐릭터를 했을 때 소진되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래서 차기작은 다른 결의 영화를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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