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번째 캠프' 박한이의 품격 "후배 아니라 나한테 지기 싫다" [캠프 인터뷰]

오키나와(일본)=김동영 기자 / 입력 : 2019.02.20 05:45 / 조회 : 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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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박한이. /사진=김동영 기자

삼성 라이온즈 '최고참' 박한이(40)가 스프링캠프에서 후배들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동엽(29)의 가세로 외야 경쟁이 더 험난해진 상황. 하지만 박한이의 경쟁상대는 따로 있다. 바로 자기 자신이다. 베테랑의 품격이 엿보였다.

◇삼성 역사는 박한이 입단 전후로 나뉜다

박한이는 부산고-동국대를 졸업하고 2001년 삼성에 입단했다. 2019년이면 무려 19번째 시즌이 된다. 그동안 삼성에서만 뛰었다. 우승 반지도 7개나 된다. 삼성의 역사는 박한이 입단 전과 후로 나뉜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그렇게 삼성의 주축으로 오래 활약해온 박한이지만, 세월을 오롯이 거스를 수는 없었다. 팀 내 최고참이 됐고, 리그를 통틀어도 최고령 선수가 됐다. 그 사이 젊은 선수들이 치고 올라왔고, 조금은 주전에서 밀린 모양새다.

그래도 박한이는 박한이다.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더불어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생각도 있다. 주전 경쟁보다 팀을 생각하는 모습이다. 단 하나의 경쟁 상대는 자신이었다.

19일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만난 박한이는 "입단 첫 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야구만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그게 엊그제 같다. 19번째 캠프다. 서글프기도 한데, 그래도 책임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후배들을 이끄는 방향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다. 작년의 경우 많이 아쉬웠다. 선수 하나하나가 올해는 새로이 마음을 다잡고 있고, 상위권을 목표로 두고 있다. 내가 후배들에게 도와줄 부분은 최선을 다해 도와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몸 상태에 대해서는 "차츰 올리는 과정이다. 시즌에 들어가기 전까지 100% 컨디션을 만들 것이다. 아픈 곳은 없다. 아프다고 막 티를 내는 스타일도 아니다. 운동을 빨리 시작했다. 준비를 하고 캠프에 들어왔다. 나이를 먹으니 빨리 준비해야 되더라. 부지런해야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은퇴 전에 가을야구 한 번 더

2019년을 앞둔 목표를 물었다. 이에 박한이는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이다. (김한수) 감독님도 강조하신다. 부상이 없으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다. 작년에도 시즌 후반에 부상이 많아 아쉬웠다. 나도 후배들에게 많이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부상이 조심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기는 하다. 하다 보면 당할 수 있다. 몸을 사리면 오히려 더 부상을 당한다. 야구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부상 방지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삼성 외야진은 박해민(29), 구자욱(26), 김헌곤(31)에 김동엽까지 추가된 상황이다. 박한이로서는 경쟁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박한이는 생각이 달랐다.

박한이는 "경쟁 생각은 안 했다. 젊었을 때는 경쟁과 생존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제 나는 최고참이다. 내 목표는 나 자신과 싸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나이를 먹었기에, 지금 시점에서 잘하는 후배들을 마냥 이길 수는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을 해야 한다. 나 자신에게 지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빨리 움직이고, 부지런하게 준비한 것"이라고 짚었다.

올 시즌 각오에 대해 박한이는 "작년에 아쉬웠기에 올해는 상위권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이고, 바람이다. 은퇴하기 전에 가을잔치에 가고 싶다. 우승을 하면 더 좋겠지만, 가을야구를 한 번 더 해보고 은퇴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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