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거' 고아성 "유관순 연기..의미와 마음 담았다" [★FULL인터뷰]

강민경 기자 / 입력 : 2019.02.20 09:17 / 조회 : 3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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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아성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고아성(28)이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에서 실존 인물인 유관순 열사로 분했다. 고아성은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이 꿈꿨던 연기 열망을 이뤘다. 첫 실존 인물 연기에 도전한 그는 작품에 의미와 마음을 담았다.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이하 항거)'는 1919년 3월 1일 서울 종로에서 시작된 만세운동 이후 고향 충청남도 병천에서 '아우내 장터 만세운동'을 주도한 유관순이 서대문 감옥에 갇힌 후 1년 여의 이야기를 그렸다.

19일 오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고아성을 만났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항거'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고아성은 그동안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 '자체발광 오피스', 영화 '괴물', '설국열차'(이하 감독 봉준호) 등을 통해 다양한 장르와 폭넓은 연기를 펼쳐왔다. 그는 '항거'에서 지금까지 연기했던 인물과 달리 실존 인물을 연기했다.

고아성은 극중에서 유관순 역을 맡았다. 유관순은 어두운 시대 상황속에서도 자유와 해방을 잃지 않고 고향 충남 병천에서 만세운동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과거 인터뷰를 통해 실존 인물을 연기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낸 바 있다. '항거'를 통해 그 바람을 이뤘지만, 마냥 소원을 이루는 느낌은 아니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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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아성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시나리오를 받고 출연을 일주일 정도 고민했다. 그 다음에 조민호 감독님과 미팅을 가지고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 과거 인터뷰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항상 실존 인물을 연기하고 싶다고 답했었다.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게 소원이었다. '항거' 전까지 실존 인물을 연기한 경험이 없었다. 막상 실존 인물의 영화 제안이 오니까 기분이 달랐다. 마냥 소원을 이루는 느낌은 아니었다. 그래서 일주일간 고민을 했다"

고아성은 실존 인물을 연기하면서 선배 최민식의 고뇌에 절감했다고 말했다. 최민식은 지난 2014년 개봉한 영화 '명량'(감독 김한민)에서 충무공 이순신으로 분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딱 10분만 그 분(이순신 장군)과 대화하고 싶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고아성 역시 동의했다.

"영화 '명량' 개봉할 당시에 최민식 선배님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그때 최민식 선배님이 (이순신 장군과) 10분만 대화 해보고 싶다고 얘기하셨다. 그때도 이해가 갔었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서 저도 절감 됐다"

고아성이 '항거'를 통해 자신의 바람을 이뤘지만, 죄책감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것이 죄책감이 들지만 가상의 인물을 연기해도 또 다른 죄책감이 있다고 했다. 이에 조민호 감독에게 많은 도움을 얻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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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아성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실존 인물을 연기하고 싶다는 것은 소원이었다. 어떤 연기를 해도 실제로 '이런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은 한다. 그래서 약간 죄책감 같은 게 있다. 어떤 사람도 이런 비슷한 상황을 겪었을텐데,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건 또 다른 죄책감이었다. 조민호 감독님이 제게 많은 힘을 주셨다"

고아성은 최근 열린 '항거' 언론배급시사회에서 눈물을 흘렸다. 고아성은 이날 라운드 인터뷰에서도 또 다시 눈물을 보였다. 바로 자신이 연기한 유관순 열사를 떠올렸기 때문. 그는 눈물을 보인 것에 대해 반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즐겁게 촬영했다고 강조했다.

"그날(언론배급시사회날) 눈물을 보이고 반성했다. 프로답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유관순 열사만 생각하면 눈물이 나는 것은 아니다. 제가 또래 배우들과 함께 촬영을 했던 경험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항거'는 특별했다. 이런 얘기하기 부끄럽지만, 촬영 당시 기도하듯이 연기했다. 촬영이 끝나고 숙소에 돌아가니 모든 것이 종합적으로 생각이 났다. 그래서 기도를 드렸다. 다른 작품과 달리 이번 작품은 마음을 전하는 느낌이었던 것 같다"

실존 인물을 영화화 하게 되면 보통 그 인물의 일대기를 다룬다. 그러나 '항거'는 그렇지 않다. 고아성은 일대기를 다루지 않아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시나리오를 읽기 전 일대기를 그리는 작품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나 '항거'는 그의 생각과 반대였다.

"유관순 열사의 일대기가 아니어서 첫 인상이 좋았다. 사실 일대기를 그렸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시나리오를 읽었다. 읽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항거' 속에서는 제한적인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것이 영화에 풍부하게 담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첫 미팅 당시 조민호 감독님이 제게 '어떻게 보면 그것도 생애일 수 있다. 행동이 아니라 내면에 있었던 순간들을 축약한 영화'라고 말씀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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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아성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고아성이 '항거' 촬영을 위해 실제로 열흘이나 금식을 하며 유관순 열사가 느꼈던 고통을 표현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알려진 것과 달리 고아성은 열흘이 아닌 닷새동안 금식했다고 강조했다. 금식은 사전에 약속된 것이라고 했다. 또 건강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금식을 했다고 했다.

"실제로 열흘간 금식을 한 것은 아니다. 금식은 처음부터 약속된 것이었다. 감독님께서 제게 5일간 휴일을 주겠다고 하셨다. 그동안 제가 안 나오는 장면을 촬영할테니 '달려져서 왔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처음부터 약속된 것이며 저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처음 촬영 때는 저의 기존 몸무게보다 증량한 상태에서 시작해 점점 감량했다. 실제로 금식한 기간은 5일 밖에 안 된다"

올해 3.1 운동과 임시정부가 수립된지 100주년을 맞았다. '항거' 역시 의미있는 해에 관객과 만난다. 의미 있는 해에 의미 있는 영화 개봉을 앞둔 고아성의 마음은 어떨까. 또 '항거'를 통해 관객에게 주문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항거'는 제가 참여하기 전부터 오는 3월 1일 개봉 목표로 만들어졌다. 그날이 다가온다는 것이 이제 서서히 실감 나는 것 같다. 저는 연기자면서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지만 , 제게 의미가 있는 작품이고 마음을 담았다. 그만큼 관객에게도 의미가 있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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