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의방' 박지현 "연기-외모 평가? '못 됐다'는 말만"[★FULL인터뷰]

올리브 드라마 '은주의 방' 류혜진 역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9.02.1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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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홍봉진 기자


"시청자들이 많이 공감해주시고 이해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지난해 3월 영화 '곤지암'에서 소름 돋는 빙의 연기로 관객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했던 배우 박지현(25)이 안방극장에서 다채로운 매력으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SBS '친애하는 판사님께'와 MBC '내 뒤에 테리우스'에서 각기 다른 캐릭터를 소화한 그녀는 올리브 '은주의 방'으로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뽐내며 관심을 받았다.


지난 달 22일 종영한 '은주의 방'은 인생이 제멋대로 꼬인 셀프 휴직녀 심은주(류혜영 분)가 셀프 인테리어에 눈을 뜨며 망가진 삶을 회복해 가는 드라마다. 극 중 박지현은 미모의 갤러리 디렉터 류혜진 역을 맡아 탁월한 연기력을 발휘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최근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박지현은 인상 깊었던 시청자 반응에 대해 묻자 "처음엔 연기나 외모에 대한 평가는 없고 '너무 못 됐다'는 말만 있더라"며 웃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은주의 방'에서 박지현이 연기한 류혜진은 주인공 심은주와 대립각을 세우며 갈등을 유발하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박지현은 류혜진을 악역으로만 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웹툰 원작 속 혜진과 드라마 속 혜진은 많이 달랐어요. 원작 속 혜진은 사이코패스 같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았는데, 드라마 속 혜진은 정당성이 있는 캐릭터였죠. 저로선 연민의 감정을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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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홍봉진 기자


드라마 속 류혜진은 남들이 보기엔 부유한 집에서 자란 '금수저'였지만, 실제론 주위의 관심과 사랑을 갈구하는 애정결핍형 인물로 그려졌다. 박지현은 "류혜진이 행동하는 걸 표면적으로 보면 나쁜 친구라 생각할 수 있지만, 과거 고등학교 시절 혜진이 모습을 연기하면서 혜진이가 왜 은주에게 나쁘게 굴었는지 이해가 됐다"고 전했다.

박지현은 이어 "혜진이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의 사랑을 못 받았던 아이"라며 "처음엔 은주랑 가깝게 지내다가 은주의 실수로 멀어지게 된다. 은주는 실수라 생각 안 하는데, 혜진이는 여린 아이라 상처를 받았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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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홍봉진 기자


실제 자신과 류혜진의 성격은 다르다고 했다. "류혜진과 싱크로율은 낮은 편이에요. 거의 0%에 가깝죠. 저도 누군가를 시기하고 질투한 적은 있지만 혜진이처럼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하거든요. (그런 면에서) 혜진이는 솔직한 캐릭터라 생각해요."

류혜진은 부모님의 뜻에 따라 제이슨 김(김보강 분)과 약혼했지만, 극 말미 파혼을 결심하는 모습으로 이목을 끌기도 했다. 줄곧 수동적으로만 살아왔던 그녀가 오롯이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하는 순간이었다.

박지현은 "원래 꿈을 찾아 모든 걸 내려놓고 선택의 갈림길에 있는 혜진이를 보니 되게 불쌍하더라"며 "처음엔 혜진에 대한 욕밖에 없었는데 나중엔 안타깝다는 댓글도 많았다"고 전했다.

드라마가 아닌 실제 상황이었다면 박지현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 "저라도 정략결혼은 절대 못 할 것 같아요. 저는 감수성이 풍부한 편이라 내 감정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끈기도 없고 게으른 편일라 뭔가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때문에 혜진이처럼 하기 싫은 삶을 살려고는 생각조차 못 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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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홍봉진 기자


박지현은 이번 작품에서 배우 류혜영(28)과 주로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은 서로 대립 관계를 이루며 흥미진진한 전개를 이끌었다. 박지현은 "실제로는 혜영 언니가 되게 편하게 대해주시고, 많이 챙겨주셔서 친구처럼 느끼며 편하게 촬영을 했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언니가 나보다 경력이 많아서 그런지 연기할 때 스태프와 많이 가깝게 지내면서 편하게 연기하더라고요. 저는 아직 여유롭게 현장을 즐기지는 못하는 것 같았는데, 이번에 많이 배웠어요."

박지현은 지난 2017년 MBC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로 데뷔한 신예 배우다. 고등학교 졸업 후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학과에 진학했지만, 지금은 어릴 적부터 막연한 꿈이었던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

"저는 원래 강원도 춘천에 살았어요.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하고 있었는데, 막상 지방에 있다 보니 배우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나 용기 같은 건 없었던 것 같아요. 서울에 온 뒤 용기를 내서 무작정 연기 학원을 끊었는데 재미를 느꼈고, 그렇게 시작하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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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홍봉진 기자


배우로서 출발점을 막 통과한 박지현의 롤모델은 개성파 할리우드 배우 헬레나 본햄 카터(53)다. 그는 "얼마 전에 본햄 카터의 과거 작품들을 봤는데 최근 작품 속에서 보여준 모습과 달리 굉장히 청순하더라"며 "나도 그런 변화무쌍한 모습을 가진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 '국가 부도의 날'에서 재정국 차관 역으로 열연한 배우 조우진(40)도 상당히 매력적이었다고 털어놨다. "화술적으로 되게 특이하시더라고요. 그분(조우진)의 연기를 보면서 '어떤 광기 어린 표현을 하지 않아도 저렇게 무섭고 악할 수 있구나'란 걸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처음엔 재밌어서 영화를 봤는데, 나중엔 그분의 연기를 보고 싶어서 영화관에서 3번이나 봤어요."

박지현은 올해 차기작으로 영화 '사자' 개봉을 앞두고 있다. 2019년 새해 계획을 묻자 그녀는 "계획보다는 소망이 있다. 영화가 잘 됐으면 좋겠다"며 바람을 전했다. "앞으로 좀 더 대중에게 많은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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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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