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 베를린에서 "우상이라고 느껴본 적 없다" [별★한컷]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9.02.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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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우상'으로 참석한 설경구가 포토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제가 우상(아이돌)이라고 느껴본 적이 없다."

'지천명 아이돌'이라고 불리는 설경구가 뜻밖에 한 말이다. 설경구는 지난 14일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설경구는 천우희, 이수진 감독과 함께 베를린영화제에 찾았다. '우상'이 파노라마 섹션에 초청됐기 때문이다.


오십이 넘는 나이에 아이돌처럼 수많은 팬들을 끌고 다니는 설경구이기에 뜻밖의 답이다. 사실 이 답은 질문에 대한 중의적인 설명이다.

'우상'은 아들의 뺑소니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 남자와 목숨 같은 아들이 죽고 진실을 좇는 아버지, 그리고 사건 당일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진 여자가 참혹한 진실을 마주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한공주' 이수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설경구와 한석규 천우희 등이 출연했다.

기자회견에선 우상(아이돌)이 상징하는 것들에 대한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이수진 감독은 "이 영화는 스릴러고 스릴러 영화를 보듯 감상하길 원한다"면서도 "나에게 우상은 과연 무엇인가? 생각하고 영화를 보고 나서 세 캐릭터 중 어떤 캐릭터가 그들에게 가장 가까운지, 그들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우상'은 각자의 우상에 대한 질문이란 뜻이다.

설경구와 천우희에겐 "배우로서 누군가의 우상(아이돌)이 되어본 경험이 있을 것 같은데 덧붙일 말이 있느냐"라는 질문이 주어졌다.

이에 설경구는 "사실 제가 우상(아이돌)이라고 느껴본 적이 없어서 대답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겸손한 표현인 한편 영화 주제와 닿아있다. 설경구로선 자신을 우상으로서 여기는 것에 대한 스스로에 대한 경계도 드러낸 것이다.

천우희의 답은 더 구체적이다.

천우희는 "어떤 것을 맹목적으로 믿게 되면 편견이 생기게 되는 것 같다. 극 중 배역을 연기하면서 사회 제도라든지 축적된 의식이 개인의 의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 그것도 우상이겠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래된 전통과 제도 의식 중에서도 예전에는 그게 문제가 아니었지만 현재에는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들도 있다. 이런 것을 작품을 하면서 처음 생각해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설경구는 '우상'에 대한 만족도가 상당한 것 같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공주'라는 영화를 좋게 봐서 이수진 감독에게 믿음이 있었다. 감독에게 역할을 제안받고 대본을 읽으면서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다. 이처럼 마음을 움직인 작품은 지금까지 없었던 것 같다. 한석규, 천우희 배우와 함께 작업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이수진은 장면 하나하나까지 완벽하게 찍어내려고 하는 연출에 대한 고집이 있는 감독이다. 이런 완벽주의자는 오랜만에 만나본 것 같다. 이 영화를 통해 저도 많은 것을 배웠고, 저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졌다."

설경구가 깊은 만족을 표시한 '우상'은 3월 한국 관객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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