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차왕 엄복동'의 두 얼굴..영웅인가 도둑인가 [★날선무비]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9.02.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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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자전차왕 엄복동' 포스터(왼쪽) 실제 엄복동 사진 / 사진=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감독 김유성)이 개봉을 앞둔 가운데, 주인공 엄복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전차왕 엄복동'은 일제강점기, 조선인 최초로 전조선자전차대회에서 승리를 거둔 실존 인물 엄복동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영화는 삼일절 100주년에 맞춰 개봉하며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더욱 강조한다.


엄복동은 일제강점기, 일본의 갖은 압박에도 불구하고 무려 15년 동안 우승기를 놓지 않았던 전설적인 자전차 영웅이다. 각종 대회에서 우승한 엄복동은 단순한 스포츠 스타가 아닌, 식민지 시대 우리 민족에게 우승의 기쁨을 전하는 희망과 자부심의 아이콘이었다. 그런 엄복동의 이야기가 왜 이제서야 영화로 만들어졌는지 오히려 궁금할 만큼 멋진 승리의 스토리를 가진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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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포스터


하지만 '위대한 챔피언'이라는 엄복동의 이름 뒤에는 자전거 도둑이라는 그늘도 있다.


엄복동은 생전 자전거 수십 대를 훔쳐 장물로 팔았다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알려진 바로는 그는 1926년 자전거를 십여대를 도둑질 했으며 그 죄로 인해 징역 1년 6개월을 받고 서대문 형무소에서 복역했다. 이후 1950년대에도 61세의 나이로 자전거를 도둑질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기도 했다.

국민적으로 사랑받던 '자전차왕'이였지만, 현역 선수 생활에서 은퇴한 후 엄복동은 생계가 어려워졌고 힘든 노후를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족의 영웅이었던 그가 먹고 살기 힘들어 결국 자전거까지 도둑질 해야만 했다는 사실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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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자전차왕 엄복동' 스틸컷


이처럼 엄복동은 일제강점기 시대, 민족의 시름을 잊게 한 영웅인 동시에 어려운 생계로 자전거를 도둑질 한 도둑이라는 두 얼굴을 갖고 있다.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은 일본의 방해공작에도 결승선을 향해 질주하는 엄복동의 스펙터클한 경주 장면과 독립투사들의 고난도 액션, 대규모 총격씬 등을 예고하며 감동의 스토리로 예비관객을 사로잡고 있다. 힘든 시기, 민족에게 희망을 고취시켜줬다는 것만으로도 엄복동이라는 이름이 가진 가치는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있었던 일을 영화로 만든 작품은 재미나 감동과 더불어 사실 고증이라는 잣대를 들이댈 수밖에 없다.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했다고 하더라도 실존 인물에 대한 왜곡이나 미화는 관객의 외면을 받게 된다. '자전차왕 엄복동' 제작진 역시 영화를 만들며 엄복동의 이 같은 양면적인 이야기를 어떻게 관객에게 보여줄 지 많은 고민을 했을 터이다. 영화가 '영웅'과 '도둑'이라는 양면성을 지닌 인물인 엄복동을 어떻게 표현했을지, 시대의 영웅이었지만 힘든 노년을 보낸 그의 삶이 어떻게 스크린에 펼쳐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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