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탁 PD가 밝힌 #'SKY캐슬'신드롬 #스포논란 #혐오수임[종합]

한해선 기자 / 입력 : 2019.01.31 15:07
  • 글자크기조절
image
/사진=김휘선 기자


조현탁 PD가 'SKY캐슬'의 인기 요인과 다양한 논란, 연출 과정 등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도화동 베스트 웨스턴 프리미어 서울가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JTBC 금토드라마 'SKY캐슬'(극본 유현미, 연출 조현탁, 스카이캐슬) 조현탁 PD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SKY 캐슬'은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 안에서 남편은 왕으로, 제 자식은 천하제일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리얼 코믹 풍자극.

지난해 11월 첫 방송된 'SKY캐슬'은 첫 회 시청률 1.7%로 굴욕을 안고 출발했다. 하지만 이후 배우들의 열연, 극적인 긴장감, 미스터리한 전개, 블랙코미디 등 다양한 요소들이 시청자들에게 호평 받으며 꾸준히 시청률이 상승했다. 10회 만에 10%대를 돌파하더니 지난 26일 19회 방송에선 23.2%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이는 JTBC 사상이자 비지상파 최고 드라마 시청률이었다.

'SKY캐슬'은 탄탄한 극본과 힘 있는 연출, 배우들의 명품 연기로 삼박자를 완성도 있게 갖추면서 매회 시청층을 키워나갔다. "쓰앵님" "아갈머리" "어마마" "감당하실 수 있겠습니까" "믿으셔야 합니다" 등 수많은 명대사가 패러디로 양산되면서 신드롬을 입증했다. 극 중 '어른 라인'인 염정아, 정준호, 김서형, 이태란, 최원영, 윤세아, 김병철, 오나라, 조재윤과 '학생 라인'인 김혜윤, 이지원, 찬희, 김동희, 조병규, 이유진, 김보라, 송건희, 박유나, 조미녀 등 출연진 모두가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게 됐다.


image
조현탁 PD /사진=JTBC


'SKY캐슬'이 오는 2월 1일 종영까지 단 1회 만을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조현탁 PD가 드라마의 화제성과 숨겨진 이야기를 직접 밝혔다.

조현탁 PD는 드라마의 이같은 뜨거운 인기를 예상했을까. 그는 "이렇게 엄청난 시청률이 나온다는 것을 수치상으로만 보고 체감을 못 했다"며 "나도 인기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봐야겠지만, 사람들이 지금 이 사회에서 표현하지 못했던 이슈를 다뤄서 그런 것 같다. 부모들이라면 나름의 고충을 다 가지고 있었을 텐데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이야기를 다뤘다. 드라마가 그런 부분을 건드리니 사람들이 봐 주신 것 같다"고 인기 요인을 분석했다.

조 PD는 이와 함께 "최종회 편집본을 보고 색 보정을 하는 분이 '드라마에 빠져들어서 색보정을 놓쳤다'고 하더라. 솔직히 연출한 입장으로서 기분 좋았다"며 "모든 사람들이 헌신적으로 힘을 모은 결과인 것 같다. 최종회가 완성되기까지, 결과가 어떻게 되든 간에 우리로선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으로 작업을 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SKY캐슬'은 매회 예상을 깬 파격적인 엔딩으로 시청자들로부터 이른바 '엔딩 맛집'으로 불렸다. 이에 대해 그는 "대본을 보면 다음 회를 안 보고는 못 배기게 구성을 했다"며 "작가님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엔딩의 갈림길을 생각했다. 배우분들도 궁금해할 정도로 엔딩에 관심을 가져주고 좋아해주셔서 감사했다. 대본의 힘이 컸던 것 같다"고 이유를 생각했다.

조 PD는 드라마의 극적인 연출 과정으로 "미세한 사람들의 얼굴을 보여주면서 겉 다르고 속 다른 사람들의 두 가지 모습을 담으려고 작전을 많이 짰다"며 "이중 거울이라든지 상이 두 개로 나뉘는 것, 손 동작, 뒷모습 등으로 그런 걸 보여줬다. 손은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런 것들을 다양하게 미술 감독님과 준비를 했다"고 전했다.

image
/사진=JTBC


'SKY캐슬'이 입시생을 자녀로 둔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아니냐는 시청자들의 의문도 많았다. 이에 대해선 "작가님은 극 중 어떤 인물과도 닿아있지 않다. 각각의 가정에서 학부모들이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들이 문제를 겪고 입시를 치르지 않나. 작가님도 아이 입시의 경험담을 담긴했겠지만 실화를 그대로 가져오진 않았다"며 "자료 조사를 한 후 이야기를 상상 속에서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드라마의 궁극적인 메시지는 무엇일까. 조 PD는 "실제 부모님들은 자식들이 잘 되기 위해 강압적으로 대학 입시를 강요하게 될 수밖에 없을 텐데, 그 과정에서 무엇이 남는지를 생각하게끔 하는 것 같다"며 "부모 자식간에 '교육'이란 소재를 놓고 진심의 대화를 나누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영재(송건희 분)가 대학에 합격한 후 쭉 대학을 다녔다면 이명주(김정난 분)는 그래도 계속 영재를 대학병원에 남게하는 등 괴롭혔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인물이 강준상(정준호 분)이었다. 쉰 나이가 다 돼서야 자기를 생각하게됐다"고 전했다.

특별히 기억에 남았던 장면으로는 "극 중 염정아 씨(한서진 역)가 김서형 씨(김주영 역)의 '감당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감당할 수 있겠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었다. 이는 한 엄마가 자식을 서울대 의대에 보내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자식을 위해 뭐라도 던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며 "한서진은 악당의 면모를 가지고 있고 이기적인 인물인데, 엄마의 입장에서 진심을 다해 연기를 하면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궁금했다"고 말했다.

혼외자식, 자살 등 충격적인 소재가 쓰인 'SKY캐슬'은 일각으로부터 '결국 막장 드라마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선 "막장은 죄가 없다. 그것이 개연성과 설득력을 갖추지 못하고 악의적으로 쓰인다면 문제가 되겠다. 시청자들에게 자극만 준다면 문제가 되겠다"며 "우리가 하려는 이야기를 풍부하게 운반하기 위해 소재가 쓰인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image
조현탁 PD /사진=JTBC


매회 'SKY캐슬'의 다음회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됨과 동시에 시청자들의 추측성 스포일러도 끊임없이 퍼졌다. 조 PD는 "염정아 씨와 김서형 씨가 '이런 스포가 있더라'며 나에게 스포일러 내용을 알려줬는데, 나도 이런 스포가 어떻게 나오는지 궁금했다. 덩치가 불어난 스포가 신기했다"며 "작가님이 정해진 바가 있었기 때문에 좌지우지 되진 않았다. 내 예상을 벗어날 정도의 스포들이었다"며 웃었다.

연출을 맡으며 인상 깊었던 신이 있었는지 묻자 "등장인물들의 '개싸움' 신이었다. 당시 이태란 씨가 독감에 걸려서 컨디션도 안 좋았는데 유쾌하게 촬영을 했다. 독서토론회 등 사람들이 모여있는 장면을 찍으면서 이 배우들이 캐릭터에 완벽히 '빙의' 돼 있었던 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조 PD는 모든 출연 배우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면서 특별히 염정아와 이태란에게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대본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흔쾌히 출연을 결정해주신 염정아 씨 감사하다. 예술적 동반자로 많은 얘길 나누면서 촬영했다. 정아 씨께 항상 고마움을 느끼며 촬영했다"고 말했다.

image
조현탁 PD /사진=JTBC


극 중 이수임은 'SKY캐슬'에 입성한 후 '캐슬' 주민들의 삶을 파고들면서 시청자들에게 '민폐 캐릭터'로 욕을 먹기도 했다. 이에 대해선 "배우가 상처를 많이 받았다. 열심히 연기를 해주셨는데 도리가 없더라"며 "이태란 씨를 보며 느낀 게 있다. 꿋꿋하게 한 신 한 신을 최선을 다해 연기하더라. '혐오 수임'에서 '빛수임'으로 명칭이 바뀌는 걸 보고 진심을 다하고 배우가 최선을 다하면 어느 순간 알아봐 주신단 걸 느꼈다"고 밝혔다.

오늘 새벽까지 최종회 편집을 했다는 그는 마지막회 관전 포인트에 대한 질문에 "친한 방송 관계자들에게 '진짜 알고 싶으면 알려줄게'라고 말해봤다. 막상 그랬더니 '아니다 알고 싶지 않다'고 하더라. 방송을 보시면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마지막으로 그는 "처음에 1.7%가 나온 날을 기억한다"며 'SKY캐슬'의 기적적인 성적을 언급했다. 그는 "그날도 아이들과 촬영을 해야 했는데, 촬영을 시작하는 게 쉽지 않더라. 스태프에게 '이제 오를 일만 남았습니다'라는 문자를 받고 울컥했다.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으려 했는데 연연하게 되더라"며 "작가님도 첫 회 시청률에 잔잔한 서운함을 느끼더라. 내가 너스레로 더 오를 것이라 했는데 작가님이 '만약 시청률이 오른다면 밥을 사겠다'고 하더라. 그 다음부터 좋은 일만 일어났다"고 털어놨다.
기자 프로필
한해선 | hhs422@mtstarnews.com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가요방송부 연예 3팀 한해선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