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최일화 출연 '어쩌다, 결혼' 개봉..미투 지목 배우 영화 첫 사례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9.01.3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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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운동으로 과거 잘못을 고백하고 활동을 중단한 최일화가 출연한 영화 '어쩌다, 결혼'이 개봉한다.


지난해 미투(성폭력 고발) 운동으로 과거 성추행 사실을 고백하고 활동을 중단한 배우 최일화가 출연한 영화가 개봉한다. 미투 운동 이후 가해자로 조명된 배우가 출연한 영화가 개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월 27일 개봉하는 '어쩌다, 결혼'(감독 박호찬 박수진)은 당초 '트레이드 러브'라는 제목으로 2017년 9월 약 한 달간 촬영을 했고, 2018년 봄 개봉을 준비했다. 재산을 물려받기 위해 결혼을 꼭 해야만 하는 남자와 결혼 압박에서 벗어나 자신의 인생을 찾고 싶어하는 여자가 각자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3년만 결혼하는 척 하기로 계약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저예산으로 신인감독과 배우들이 힘을 합쳤고, 취지에 공감한 여러 스태프들과 중견 배우들이 재능기부 형태로 참여했다. '신과 함께'로 주목받기 전 김동욱과 고성희가 주연을 맡고, 김의성 등이 출연한 까닭이다.

이 영화에 최일화도 출연했다. 김동욱의 아버지 역으로 2년 전 모든 촬영을 마쳤다. 이후 최일화는 지난해 2월 스스로 성추행 가해자라고 고백했다. 최일화는 미투 운동이 확산되자 과거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고,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그 여파로 '협상'과 '신과 함께2'에선 최일화 출연 장면을 편집하고, 각각 조영진과 김명곤이 대체 투입돼 재촬영해 개봉했다.

하지만 '어쩌다, 결혼'은 워낙 저예산인데다 재능기부로 참여한 배우들의 일정을 다시 취합할 수 없어서 재촬영은 하지 못했다. 제작진은 최일화 분량을 최대한 편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주인공의 아버지인 만큼 이야기 전개에 지장을 주는 장면까지는 편집하지 못한 채 개봉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사 측은 최일화가 불미스런 일로 연루되면서 개봉을 2년 동안 두 차례 연기했다. 그럼에도 개봉을 하기로 결정한 건 신인 감독과 배우 발굴을 위해 힘을 보태 준 여러 사람들을 위해서 선택을 했다는 후문이다.

'어쩌다, 결혼'은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오달수가 출연한 영화들과는 또 다르다. 오달수가 주연을 맡은 영화 '이웃사촌'과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다른 배우를 출연시켜 재촬영을 하기에는 워낙 분량이 많아 아예 영화를 한 편 새로 찍어야 하기에 재촬영을 포기했다. 편집도 주연이라 불가능한 상황이다.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을 뿐이다.

과연 선의로 출발한 '어쩌다, 결혼'이 영화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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