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노플로, 레전드 되기 위해 스스로 세운 'Statues'[★FULL인터뷰]

이정호 기자 / 입력 : 2019.01.2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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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노플로/사진제공=필굿뮤직


"삶에 있어서 지금의 제 철학을 만드는 데 영향을 준 아티스트가 너무 많아요. 저도 그런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 스스로 '동상(Statues)'을 세웠죠."

앨범에 대해 래퍼 주노플로는 천천히, 그러나 힘 있는 어조로 또박또박 말했다. 아주 가끔 적당한 단어가 생각나지 않을 때만 영어를 썼을 만큼, 그는 자신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지난 1년 동안 고생하면서 만든 앨범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음악을 하는 데 있어서 기준이 될 만큼, 그의 가치관을 오롯이 담아냈기 때문이다.


주노플로는 지난 9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첫 번째 정규앨범 'Statues(스태튜스)'를 발매했다. 첫 번째 EP 'Only Human(온니휴먼)'을 통해 인간으로 느낀 그만의 철학적인 감정을 해석했던 그는 이번 새 음반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바라본 12개 트랙으로 채웠다. 첫 정규앨범인 만큼 주노플로는 벅찬 표정으로 소감을 밝혔다.

"드디어 제 첫 정규앨범을 발매하게 됐습니다. 기분이요? 엄청 좋죠. 그리고 너무 만족해요. 1년 조금 넘게 작업한 앨범이라 그만큼 고생도 많이 했고, 지칠 때도 많았지만 앨범 완성도가 높게 나왔다고 자신할 만큼 잘 나왔어요. 이제 사람들이 많이 들어주시고 사랑해주시기만을 바랄 뿐이죠. 특히 힙합 팬들이 좋아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주노플로는 소감을 말하면서도 자신의 앨범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봤다. 이를 흥미롭게 바라보는 기자의 표정에 그는 "정말 만족한다. 지금까지 만든 앨번 중 가장 완성도가 높다"고 말했을 정도. 주노플로는 "가사에도 신경을 썼다. 한글, 영어를 떠나서 가사를 쓰는 데에는 늘 고민이 따른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게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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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노플로/사진제공=필굿뮤직


자신의 첫 정규앨범인 만큼 주노플로는 자신의 생각을 모두 담았다. 때문에 다소 무거운 주제가 주를 이루지만 주노플로는 12개의 수록곡을 다양한 스타일로 녹여내며 지루하지 않게, 자신의 뜻을 전달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훌륭한 사람들이 죽으면 사람들이 동상을 세우잖아요. 그 사람을 기억할 수 있게 말이죠. 저는 스스로 동상을 세웠어요. 제가 세상을 떠난 뒤 사람들이 저를 기억할 수 있게 말이죠. 그래서 앨범 제목을 'Statues'로 지었고요. 사람들이 '멋진 음악을 하던 친구구나'하고 생각하면 영광이겠죠? 하하. 제가 그랬던 것처럼 음악이 다른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미친다면 가장 좋겠지만, 거기까지 가지 않더라도 제 음악을 통해 어떤 사람의 하루가 좋아진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해요. 그것만으로도 '동상'을 세운 의미는 있으니까요."

그래서 주노플로는 1년 동안 작업하면서 함께 작업하는 프로듀서 외에는 음악을 다른 사람에게 절대 들려주지 않았다. 의견에 흔들려 방향을 잃어버릴 수 있어서다. 심지어 소속사 필굿뮤직의 대표인 타이거JK와 윤미래에게도 말이다.

"그래서 제 이야기, 제 생각을 많이 집어넣다 보니 전체적으로 무거워요. 특히 '죽음'에 대해 생각이 많거든요. 워낙 주변에 '레전드(Legend)'라 불리는 분들도 많아서 '나는 어떻게 해야 죽은 뒤에 레전드로 불릴까'하고 생각하죠. 또 음악을 시작한지 9년이 됐어요. 그러면서 가벼운 이야기가 담긴 노래, 재밌는 음악도 해봤는데 제가 100% 만족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앨범이 무거워진 것 같네요."

주노플로는 상반된 분위기의 더블 타이틀곡을 전면에 내세웠다. 첫 타이틀곡 'Statues'는 미켈란젤로의 명언에서 영감을 얻어 작업한 힙합곡이고, 또 다른 타이틀곡은 '아시아의 별' 보아가 피처링에 참여한 재지한 힙합트랙 'Autopilot(오토파일러트)'이다.

"제가 다양한 스타일 모두 잘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더블 타이틀곡을 결정했어요. 요즘은 래퍼들이 너무 많은데, 래퍼면 랩을 '잘'하는 게 당연하죠. 그런데 스스로 래퍼라고 하면서 랩을 안 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의심하지 마. 나 이렇게 잘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어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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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노플로/사진제공=필굿뮤직


특히 'Autopilot'에는 보아가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보아가 힙합 아티스트 앨범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것은 주노플로가 처음이다. 주노플로는 "곡을 처음 만들 때부터 보아누나가 훅을 담당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예 솔로 파트를 주는 게 더 좋다고 판단됐다. 곡에 꼭 필요할 것 같아 제안했는데 흔쾌히 받아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힘들게 작업했고, 그 누구보다 앨범을 기다렸을 주노플로다. 그는 "다행히 반응도 좋은 것 같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멋진 노래로 보답하려고 한다"고 대중의 반응에도 만족한다고 밝혔다.

"앨범을 발매했다고 대중에게 따로 듣고 싶은 말은 없어요. 그냥 음악은 듣고 즐기면 되는 거니까요. 그거면 만족해요. 이미 만족하고 있고요. 하하. 다만 이런 기대는 해주셨으면 해요. 저는 아티스트로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갈 겁니다. '주노플로는 다음에 어떤 모습을, 음악을 보여줄까'하는 기대를 가지셔도 좋아요. 모든 앨범이 베스트가 될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주노플로는 2019년 활발한 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전국투어 콘서트를 시작으로 해외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묻자 그는 웃으며 "너무 설렌다"고 했다.

"지금까지 행사나, 어디 큰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선 게 전부거든요. 몇 시간 동안 오롯이 혼자 채우는 콘서트, 그것도 전국을 돌면서 하는 콘서트는 처음이라 긴장돼요. 특히 멋진 무대를 보여드리기 위해 신경을 쓰고 있어요. 그냥 무대에 올라가서 랩하고 내려가는 공연이 아닌, 정말 좋은 공연을 만들고 싶어요. 스페셜 게스트도 섭외 중이니까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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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노플로/사진제공=필굿뮤직


그러면서 그는 "SNS를 보면 해외에도 팬들이 계신 것 같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나라에서도 저를 아시고, 제 음악을 좋아해 주시더라"며 "그분들을 만나고 싶다. 그 나라의 바이브를 느끼고 싶다. 해외 공연이 한편으로는 부담도 되지만 빨리 가보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고 설레는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주노플로는 "음악을 시작하고 나서 지금까지는 음악에 집중했던 것 같다. 이제는 그만큼 활동도 이어갈 계획"이라며 팬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먼저 앨범을 많이 들어주세요. 하하. 그리고 응원해주신 분들, 사랑해주시는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혹시 이 인터뷰를 통해 제 이름을 처음 알게 된 분들은 꼭 들어주시고요. 앞으로 많은 활동을 하겠습니다. 주노플로가 누군지 보여드릴 테니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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