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컵현장] 훈련장에서 가장 많이 구르고 넘어진 건 이승우였다

두바이(UAE)=김우종 기자 / 입력 : 2019.01.19 10:02 / 조회 : 2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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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아시안컵 축구대표팀 이승우가 18일 오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NAS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몸을 풀 때까지만 해도 밝지 않았던 표정이 동료들과 함께 뛰고 호흡하자 금세 밝아졌다. 이날 훈련장에서 가장 많이 몸을 던진 건 '대표팀 막내' 이승우(21·헬라스 베로나)였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FIFA 랭킹 53위)은 오는 22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에 위치한 막툼 빈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바레인 축구 대표팀(FIFA 랭킹 113위)을 상대로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을 치른다.

중국을 꺾고 조 1위로 16강에 오르면서 대표팀은 많은 휴식 시간을 벌었다. 16일 중국과 3차전을 마친 뒤 22일까지 5일 가량 시간이 있다. 대표팀은 17일 전원 휴식을 취한 뒤 18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따사로운 두바이 햇빛 아래에서 오전 11시께 훈련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훈련은 약 1시간 넘게 진행됐다. 강도 높은 훈련은 아니었다. 골키퍼 김승규를 제외하고 중국전에서 선발로 나섰던 필드 플레이어 10명은 가벼운 러닝과 스트레칭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이들 반대편에서는 중국전에서 벤치를 지켰거나 혹은 교체로 출전했던 선수들이 나와 있었다. 인원은 총 8명. 조끼를 입은 선수들과 그렇지 않은 선수들로 나뉘어 4:4 미니 게임을 했다. 이용과 구자철, 지동원, 권경원, 정승현, 주세종, 홍철이 모인 가운데, 이승우도 대열에 합류했다.


실전과 같은 강도는 아니었지만 거의 실전과 맞먹는 미니 게임이었다. 좁은 공간에서 빠른 원 터치, 투 터치 패스가 수시로 오갔다. 골이 터질 때에는 서로 박수를 쳐주며 격려했다. 때로는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 중 유독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다. 좁은 공간에서 전력 달리기를 펼치는가 하면, 스스로 공을 향해 힘껏 몸을 내던지며 그라운드에 나뒹굴었다. 몸싸움에 밀려 넘어질 때는 다소 과장된 액션을 취하기도 했다. 그런 그를 대표팀 최고참 이용이 웃으며 일으켜 세웠다. 골망이 흔들리자 누구보다 박수를 크게 쳤던 이 선수는 바로 이승우였다.

이승우는 이번 아시안컵에서 나상호의 대체 선수로 대표팀에 뒤늦게 합류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앞서 한중전이었다. 많은 교민들이 경기장을 찾아 한국을 응원했다. 그 중에는 이승우의 팬들도 많았다. 전반 끝나고 이승우가 그라운드에서 몸을 풀자 이들은 큰 환호성을 내질렀다. 이승우는 그쪽을 잠시 쳐다보기도 했다.

이제 16강전이 남았다. 우승까지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그런 상황 속에서 선배들은 이승우를 진심으로 아끼고 감싸주고 있다. 기성용은 "선수로서 충분히 (이)승우 입장을 이해한다. 물론 잘 한 행동은 아니지만 당연히 경기에 나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개인적으로 이해가 되는 행동이다. 내가 선배로서 승우를 잘 타이르겠다. 어차피 토너먼트 끝날 때까지 전부 필요로 하고 또 같이 가야 하는 선수들이다. 그런 걸 잘 이야기를 해 문제없게끔 하면 될 것 같다"고 감쌌다. 주세종도 "선배로서 어떤 심정인지 이해한다. 승우를 꾸짖기보다는 서로 독려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이승우는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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