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전' 방송계의 최장수 프로그램이 되기를 [TV 별점토크]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입력 : 2019.01.18 17:28 / 조회 : 7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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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JTBC의 '썰전'이 이번 주 일요일 300회 방송을 앞두고 있다. 우선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2013년2월에 첫 방송을 시작했으니 만으로 6년. 먹고 먹히는 정글과도 같은 치열한 방송가에서 이토록 긴 시간 동안 꾸준히 사랑받았다는 것, 정말 장한 일이다.

'썰전'이 지금이야 익숙해졌지만, 첫 방송했을 때 정말 센세이션 했다. 그 이유를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짚어보면, 첫째,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을 다루는 시사 프로그램을 뉴스나 보도, 교양 장르가 아닌 예능화 시켰다는 점. 둘째, 아무 꾸밈도 없는 세트에 삼각형 테이블만 달랑 하나 놓여있다는 점. 나머지는 기존의 시사 프로그램과 달리 여러 전문가들이 출연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다시 말해, 프로그램의 내용, 영상, 출연자 구성까지 모두 새로웠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뛰어넘는 핵심은 '독한 혀들의 전쟁'이라는 부제처럼 출연자들은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신랄하게 독설을 한다는 점이다.

기존의 시사 프로그램들을 보면, 여러 분야, 여러 시각을 짚어본다는 명목 하에 전문가들도 여럿이고, 서로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고 적당한 선에서 이야기를 하거나, 반대로 오직 자기의 생각에만 갖혀서 '논리 없이 고집'으로만 자기주장을 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그러나 '썰전'은 보수와 진보라는 확실한 구도 아래 자기주장을 하고, 상대진영의 탐탁지 않은 점을 지적할 때는 근거자료 등을 가지고 납득할 만한 논리로 풀어냈다. 때문에 시청자들은 자신의 성향과 다른 입장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면서 '나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아집이 아니라 중립적인 시각을 가지는 데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솔직히 과거 우리들의 정치토론 문화를 돌아보자. 택시를 탔는데 자신과 성향이 다른 운전기사를 만나 무작정 상대방이 나쁘다, 잘못됐다, 주장하는 것에 불쾌함을 느끼기도 했으며, 친구들 모임에서도 정치얘기 잘못했다가 싸움까지 가는 경우를 종종 겪지 않았는가. 오죽하면 가족들끼리도 정치 얘기는 하지 말라는 말이 생겼을까. 그만큼 정치에 대한 토론 문화가 우리에겐 어색한 일이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썰전'이 대중들에게 정치 토론을 성숙하게 하는 데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할 수 있다. ‘나만 옳다, 너는 틀리다’라는 주장을 벗어나 객관적으로 접근한 후,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도록 하는 과정을 시청자들에게 주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썰전' 이전의 정치 문화를 들여다보자. 정치 등의 시사 이야기는 대개 아버지들의 전유물 아니었는가. 아버지가 '9시 뉴스'를 시청했고, 아침에 아버지가 신문을 들고 화장실에 들어가지 않았는가, 이 말이다. 이랬던 정치 등의 시사 이야기에 '썰전'은 남녀노소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랬기에 '썰전'은 방송사의 정치, 시사 프로그램에 한 획을 그었다고 할 수 있다.

'썰전' 제작진과 출연진들, 300회 달려오시기까지 정말 수고하셨다. 우리나라 정치 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점 또한 감사하다. 그리고 부탁하나만 더 하련다.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앞으로 300회, 아니 그 이상 더 달려가시길 말이다.

▫ '썰전'은 방송계, 정치계, 대한민국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프로그램. 그래서, 제 별점은요~ ★★★★★(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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