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캐슬' 송건희 "분노의 화분 깨기, 엄청 몰입했죠"[★FULL인터뷰]

한해선 기자 / 입력 : 2019.01.19 10:30 / 조회 : 12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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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건희 /사진=임성균 기자


참 바르고 건실하다. JTBC 금토드리마 'SKY캐슬'(극본 유현미, 연출 조현탁, '스카이캐슬')의 박영재에 대한 캐릭터 설명이면서 배우 송건희(22)를 보며 드는 생각이다. 송건희는 영재처럼 차분하고 성실한 모습이면서 이면에 자신을 위한 불꽃도 키울 줄 아는 배우였다.


'SKY 캐슬'은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 안에서 남편은 왕으로, 제 자식은 천하제일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리얼 코믹 풍자극.

송건희는 극중 이명주(김정난 분)와 박수창(유성주 분)의 외아들 박영재 역을 맡아 연기했다. 박영재는 모범적인 학생이었지만 서울의대에 합격한 후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와 돌연 가출을 해 이명주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지경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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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건희 /사진=임성균 기자


-화제의 'SKY캐슬'이 단 4회밖에 남지 않았다.


▶ 끝나는 게 너무나도 아쉽다. 영재랑 정이 많이 들었는데 떠나보내기가 싫다.

-드라마 인기를 어떻게 실감하고 있나.

▶ 처음엔 잘 몰랐는데 대중교통을 타면 알아보시는 분들이 계시다. 길 가다가 툭툭 치셔서 돌아보면 '스카이 캐슬' 영재 맞냐고 하신다. 어머니들이 많이 알아봐 주시는데, 영재 서울대 의대 재입학 가능 하지 않냐고 아깝다고 물으신다.(웃음) 동영상 사이트에서 패러디를 한 것도 많이 봤다. 너무 잘 만드셨더라. 지인들은 '영재야 잘 봤다' '화분을 몇 개 깼냐'고 물어본다. 부모님은 처음에 영재가 의대에 입학한 후 파티하는 장면에서 되게 좋아하셨다. 가족들, 친구들과 본방을 봤는데 내가 찍었지만 '스카이 캐슬'은 너무 재미있고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더라.

-1회 1%대에서 출발한 시청률이 19.2%(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까지 올랐다. 남은 4회 방송에서 시청률 20%를 돌파하느냐도 관건인데.

▶ 나 또한 20%를 넘기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인기가 믿기지 않는다. 처음엔 시청률에 대한 기대를 그 정도까지는 안 하고 시작해서 지금 더 놀랍다. 그 때는 영재 역으로 연기를 보여드리는 게 먼저였다. 3%만 나와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19%까지 올라서 너무 감사하다.

-첫 정규 드라마부터 시청률이 '대박' 나다 보니 다음 작품들에서 스스로도 기대치가 높아질 것 같다.

▶ 앞으로 시청률 부담감이 있기도 하지만 최대한 내려놓으려 생각하고 있다. 조바심을 느끼고 있으면 하고 있던 것도 잘 안 될 것 같다. 하고 있는 역할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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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건희 /사진=임성균 기자


-'SKY캐슬'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 오디션을 1, 2차에 걸쳐서 봤고 이후에 붙게 됐다. 영재, 서준, 기준, 우주까지 네 명의 역할 오디션을 다 봤다. 그 와중에 나는 처음부터 영재가 너무 끌렸다. 1차 오디션 때는 내가 교복을 입고 갔는데 그것도 좋게 봐주신 것 같고, 2차 오디션 때는 영재로 오디션을 보게 됐는데 감독님과 영재 전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영재가 워낙 모범생이기 때문에 틀에 갇힌 연기를 해야할 수도 있었는데.

▶ 모범생이라는 틀이 오히려 이번 연기에선 도움이 됐다. 가둬진 감정을 보여주는 게 나중에는 터뜨리기 쉬웠던 것 같다. 준비하면서 감독님께서 옆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캐릭터를 잘 만들 수 있었다. 선배님들의 연기에 내 연기도 끌어낼 수 있었다. 직접적으로 경험했던 부분도 있었고 간접적으로도 많은 경험을 하려 했다.

-실제 자신이 영재라면 한 순간에 '사랑'과 '꿈'을 펼치러 가출을 할 수 있겠나.

▶ 영재가 그저 '사랑'만으로 그런 선택을 한 건 아닌 것 같다. 집에서 겪은 정신적 육체적 고통이 영재를 그렇게 만든 것 같다. 가을이 누나가 있었기 때문에 영재가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현실적으로는 의대를 간 후 '휴학'이란 게 있겠지만 영재 상황이라면 가출을 했을 것 같다.

-송건희의 고3 시절은 어땠나.

▶ 나도 영재만큼 치열하게 준비했다. 그래서 더 공감갔다. 오히려 영재는 자신이 하기 싫은 걸 해야해서 더 힘들었을 것 같다. 나는 친구들과 노는 것도 좋아했고 부모님이 강압적이지 않았다. 그냥 평범한 학생이었다. 실제로 입시 코디네이터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충격을 받았다. 신기하기도 했다.

-훗날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된다면 내 자식은 어떻게 키우고 싶나.

▶ 자유롭게 아이를 키우고 싶다. 아이의 선택을 존중하고 싶고 아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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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건희 /사진=임성균 기자


-영재로서 가장 몰입했던 장면은?

▶ 어머니와 싸우며 화분을 깨는 장면이었다. 엄청 많이 준비를 했다. 감독님이 옆에서 분위기를 잘 잡아주셔서 순간적으로 엄청 몰입을 할 수 있었다.

-영재 다음으로 욕심나는 캐릭터는?

▶ 영재가 자기 감정을 끌어안고 분출을 못했으니 (차)기준이(조병규 분)가 돼보고 싶다. 영재의 한을 풀어주고 싶다.(웃음)

-'SKY캐슬'의 베스트 부모는 누구라 생각하나.

▶ 어머니로서는 진진희(오나라 분), 노승혜(윤세아 분) 어머님이 좋은 것 같다. 자식을 아껴주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아버지는 황치영 의사님(최원영 분)을 꼽고 싶다.

-또래 배우들이 많다 보니 현장 분위기도 화기애애했을 것 같다.

▶ 대본과 달리 현장에서는 분위기가 너무 좋고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 한동안 (강)예서 누나(김혜윤 분)를 못 보다 만났는데 너무 반가웠다. 저희들끼리 톡방이 있는데 모니터링도 많이 해주고 서로 연기를 잘 했다고 얘기해준다. 어딘가에 누구 사진이 걸려있으면 찍어서 보내주기도 했다. '아갈머리'라는 유행어도 웃자고 많이 쓰는 것 같다.(웃음)

-영재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 영재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엄마까지 잃고 마음의 상처가 깊어졌다. 영재가 하고 싶은 걸 찾으면 좋겠다. 아버지와도 화해 했으니 잘 지내야겠다. 영재는 지금까지 뭘 하고 싶은지 생각도 할 수 없었을 텐데 이제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다.

-실제 송건희는 영재와 어느 정도 닮았나.

▶ 최대한 바르게 살려고 하고 있다. 비슷한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는데 영재와 40% 정도는 닮은 것 같다. 나는 잘 웃고 긍정적인 사람인 것 같다. 나도 장난기가 많은 편이고 또래 아이들처럼 밝다. '스카이 캐슬' 캐릭터로 보자면 기준이와 우주를 섞은 느낌? 나도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솔직하게 표현하는 편이고, 바른 부분에서는 우주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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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건희 /사진=임성균 기자


-연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 중학교 때부터 영화, 드라마를 엄청 좋아했다. 영화를 일주일에 4~5편씩 봤고, 드라마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다 챙겨봤다. 사실 소심하고 내성적이어서 연기를 생각하지 못 하다가 중학교 3학년 때 담임 선생님께서 영상을 보여주신 것에서 힘을 얻었다. 그 영상에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걸 도전해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고등학교 때 연극부에 막연하게 들어가서 대회에도 나가게 됐다. 못하는 연기에도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는 걸 보고 좋았고,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게 연기이구나 싶었다. 연기하면서도 내성적인 걸 많이 벗어났다. 진짜 송건희를 찾게 해준 것 같다.

-본인의 선택에 대해 부모님은 어떻게 반응했나.

▶ 연기를 선택하니까 부모님이 지지해주셨다. 처음엔 아버님이 반대하셨다가 내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시고선 지지해 주셨다. 대회에 나가고 연기를 할 때마다 아버지께 영상을 많이 보여드렸다. 처음에 연기를 시작할 때도 포트폴리오를 보내드렸다.

-모범생 이후에 보여주고 싶은 캐릭터는?

▶ '영재가 이렇게 변할 수 있다니' 싶은 반항적인 역할도 좋겠다. 내 나이대에 맞는 역할도 해보고 싶다. 20대의 풋풋한 얘기, 고등학생의 풋풋한 사랑 얘기도 해보고 싶다.

-'SKY캐슬' 촬영이 끝난 후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낼 생각인가.

▶ 리프레시를 하고 싶어서 영화, 드라마를 많이 보고 전시회도 가고 친구들을 만나면서 시간을 보낼 것 같다. 내가 작품마다 역할을 마치면 매번 일기를 쓴다. 나에게 좋은 것 같아서 4년째 쓰고 있다. 감정일기도 있다. 내가 기록하고 싶은 순간이 있으면 그런 걸 많이 적어둔다. 고3 때 쓴 내용이 이번에 연기할 때 많이 참고 된 것 같다. 당시 나도 입시 얘길 많이 했는데, 연기에 대한 고민도 많이 적었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될지 고민도 많이 했다.

-지금 시점에서 쓸 일기 문구는?

▶ 영재야, 이제는 아버지랑 화해하고 잘 지냈으면 좋겠고 어머니 묘지도 들리고 하고 싶은 거 찾았으면 좋겠어.

-애청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스카이 캐슬'이란 좋은 작품을 하게 해주셔서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앞으로 얼마 남지 않았으니 마지막까지 재미있게 봐 달라. 영재로 인사 드렸는데 앞으로도 잘 지켜 봐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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