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의 신' 김장훈 "방송 출연 안하는 이유?"[★FULL인터뷰]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9.01.16 09:06
  • 글자크기조절
image
가수 김장훈 /사진=이기범 기자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 한 소규모 공연장에서 가수 김장훈과 만났다. 2018년 연말 쉴 틈없는 공연 행보와 함께 나눔과 기부도 실천하며 여전히 바빴음에도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준 김장훈은 밝은 웃음으로 기자를 마주하며 "SNS에도 썼지만 지금과 같은 삶이 지속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김장훈의 엔터테이너로서 자질은 이미 연예계에서도 수도 없이 검증됐고 기부 천사로서 행보와 역사적인 이슈에 대해서도 소신을 절대로 굽히지 않는 모습까지 대중에 비쳐진 김장훈의 긍정적인 이미지는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실제로 만난 김장훈은 이른바 '에피소드 부자'였다. 질문 하나에도 쉴새 없이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고 이와 관련해서 자신이 겪은 일들을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 이 역시 김장훈만의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거침없는 추진력과 실행력이 바탕이 됐기에 가능했을 터.

다만 요즘의 김장훈은 뭔가 예전의 행보와는 사뭇 달랐다. 신곡도 발표하고 공연도 하고 있다는 소식을 기사 또는 자신의 SNS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다는 부분이 분명 예전과는 다르다.

가수로서 활동을 하며 방송 출연도 겸하는 건 단순히 신곡 및 공연 홍보 때문만은 아니다. 대중의 관심을 먹고 사는 연예인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는 데 있어서 방송이 갖고 있는 위력은 결코 객관적인 수치나 다른 무언가로 표현할 수 없다. 김장훈 스스로도 이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고, 최근에도 당연히 방송 출연 섭외를 받았다. 하지만 김장훈은 이를 거절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욕심 때문이죠"라고 김장훈은 말했다. 그 욕심은 바로, 공연이었다.

"예전에는 정말 TV를 틀면 나오면 수도꼭지였는데. 하하. 사실 지금이 딱 가수로서 제게 최적화된 삶이에요. 주말에 공연하고 주중에는 나눔 관련 행사에 참여하면서 공연 준비를 하죠. 이 패턴이 너무 좋아요. 심지어 제가 부르는 노래(의 질)도 좋아지고 있는데 방송을 출연하게 되면 이 흐름이 깨지게 돼요. 컨디션이 좋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 거고 방송도 망치게 되는 거죠. 지금의 삶은 제가 조종할 수 있는 것이거든요. 물론 (방송 출연을 해서) 신곡 홍보도 하고 싶어요. 방송 출연을 하고 나면 행사 페이도 올라가고요. 사람들도 방송을 출연하면 '김장훈이 무언가를 하고 있구나' 하고 봐주시는 반면에 방송 출연을 안 하면 '요즘 뭐하세요? 아무것도 안 하세요?'라고 물어봐요."

이어 김장훈은 "노래에 대한 설렘을 오랜만에 찾았다"고 강조하며 공연에 집중하고 싶다는 뜻을 강조했다.

"5, 6년 전만 하더라도 이러한 설렘이 제게 없어서 정말 한국 떠날까도, 노래를 그만둘까도 생각했었어요. 노래에 대한 설렘이 없어져서 고통스러웠고 이것을 찾아서 누리고 싶었어요. 가수 생활 30년을 하면서 어떻게 찾은 이 설렘이고 어린 애와 같은 마음인데요. 찾기가 쉽지 않아요. 이런 부분은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아티스트들의 숙제일 거예요."

image
가수 김장훈 /사진=이기범 기자


인터뷰를 하며 김장훈은 자신의 공연 콘셉트와 관련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이미 '공연의 신'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김장훈은 최근까지 다양한 콘셉트의 소극장 공연을 자주 진행하며 팬들과 진솔한 소통에 나서고 있다.

소극장 공연이지만 결코 공연의 볼륨감이나 사이즈가 작지 않다. 기본 2시간 30분을 소화하는 데다 매 공연 마다 18곡 정도는 부른다. 이 중 몇몇 곡들은 편곡이 들어가서 노래 한 곡을 소화하는데 무려 8~9분이나 소요될 정도. 김장훈은 이번 공연을 준비하며 3번째 성대결절이 왔고 의사들도 미친 짓이라고 했지만 "100회 공연 콘셉트의 아이디어는 정말 신의 한 수였다"라고 말했다.

"구도자의 길을 걷는 거죠. 하하. 이번 공연을 소화하면서 술도 한 잔도 안 마시고 술자리에도 안 갔어요. 공연만 생각하고 연습만 계속 했고요."

지금까지 김장훈은 (추가로 소화하는 행사를 제외하고) 총 44회의 공연을 소화했다. 그야말로 강행군이다. 그럼에도 김장훈은 "내 목에 위기가 올 줄 알았는데 한 번도 위기가 없었다. 성대결절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절망적이었는데 수술은 할 수 없었다"며 "절박한 상태에서 시작했는데 말도 안 되게 노래가 점점 좋아졌다"고 말했다.

image
가수 김장훈 /사진=이기범 기자


김장훈은 "공연 100회 깃발을 딱 꽂으면 그때는 전혀 다른 내가 돼 있을 것 같다"며 소년처럼 설레어 하고 있었고 들떠 있었다. 또한 "이제 노래를 알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노래가 재미있다. 주위에서도 '무대에 사는 사람 같다'고 말해준다"라고 말했다.

김장훈은 100회 공연 콘셉트 안에 '아싸' 시리즈를 추가해 팬들과 마주한다. 오는 30일 '음력 크리스마스' 공연과 오는 2월 14일 '더 클래식' 공연이다. 이 두 공연에 대한 남다른 생각도 갖고 있었다.

"연말이나 크리스마스가 되면 모두가 들뜨게 되는데 오히려 누군가에게는 이 시기가 외롭고 쓸쓸한 시기가 되기도 해요. 그래서 양력이 아닌 음력 크리스마스인 날에 공연을 하는 걸 생각했어요. 그리고 '아싸' 시리즈 공연은 티켓 가격도 기존의 반값이에요. (공연 보러 오시는 분들이) 낭만을 즐길 수 있게끔 저비용 고 퀄리티 공연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리고 지금 인터뷰를 하는 이 곳에서 열 예정인 '더 클래식'은 피아노, 첼로, 바이올린 등 클래식 세션과 제가 이끄는 밴드, 그리고 제 클래식 기타까지 함께 얹어서 협연을 하는 공연이 될 것 같아요. 정통 클래식 곡도 부르고 제가 부른 곡도 편곡해서 부르고요.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아요."
기자 프로필
윤상근 | sgyoon@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가요 담당 윤상근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