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퀴즈5' 류덕환 "시청자에 '변태 배우' 되고 싶다"[★FULL인터뷰]

한해선 기자 / 입력 : 2019.01.16 15:00 / 조회 : 3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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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류덕환 /사진=김휘선 기자


배우 류덕환(32) 하면 '신의 퀴즈', '신의 퀴즈' 하면 류덕환이 떠오르는 건 자연스런 현상이다. 지난 2010년 시즌1부터 시작해 2011년 시즌2, 2012년 시즌3, 2014년 시즌4를 선보였던 OCN 드라마 '신의 퀴즈'는 류덕환의 군 입대와 전역 후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리부트'란 부제를 달고 귀환했다. 류덕환과 '신의 퀴즈'의 인연은 어언 10년째다.

OCN에 '신의 퀴즈'는 시즌제 드라마의 물꼬를 튼 작품이었고, 류덕환에게 있어서도 '신의 퀴즈'는 인생작이었다. '신의 퀴즈'의 중심으로 류덕환을 빼놓고 생각할 수가 없게 됐다.

'신의 퀴즈:리부트'(연출 김종혁, 극본 강은선, 크리에이터 박재범,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이하 '신퀴')는 한국대 법의관 사무소의 천재 촉탁의 한진우(류덕환 분)가 희귀병에 얽힌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메디컬 수사극. 다섯 번째 시즌에서는 류덕환이 이전까지 호흡을 맞췄던 윤주희, 박준면과 함께 김준한, 김재원, 김기두, 박효주 등이 새롭게 팀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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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류덕환 /사진=김휘선 기자


-'신의 퀴즈'가 '리부트'로 4년 만에 돌아왔다.

▶ 다른 드라마를 끝낼 때는 '잘 끝냈다' '수고했다 고생했다'는 말들을 많이 했는데, '신퀴'는 이번 시즌이 9년째여서인지 '끝났다'가 아니라 '이번에도 잘 지냈다' '잘 살았다'는 느낌이 크다. 지금까지 같이 했던 사람들을 안아주기 바빴다. 이전에 같이 했던 분들과의 호흡도 너무 좋았고 유대관계가 깊었는데, 이번에 새로 들어오신 배우분들도 다 너무 좋아서 감사했다.

-장수 시즌제 드라마에 주연으로 출연하는 기분이 어떤가.

▶ 확실히 나는 장수 프로그램을 해야하는 것 같다.(웃음) 내가 일하는 방식이 그런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전원일기'로 드라마를 했다 보니 최불암, 김수미, 김혜자 선생님들을 보고 배운 부분이 있었다. 오랜 기간 사람을 대할 때 어떻게 대해야 할 지 많이 배웠다.

-'드무아브르의 정리' 암기 흔적을 SNS에 소개하기도 했다. 직접 다 외운 건가.

▶ 미친 듯이 진우에 몰입했다. 진우는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는 캐릭터였다. 이번에 진우를 준비하는 과정을 처음 오픈했다. 진우의 천재성을 보여줄 수 있던 장면이 브리핑 장면이었다. 그래서 한진우가 쓰는 공식을 다 써보겠다고 약속했고, 진짜 공식을 다 써서 준비했다. 그런데 점점 스케줄이 많아지면서 하루 전날에 그걸 다 못 외우겠더라. 드무아브르의 정리로 패스워드를 푸는 게 이야기상 중요한 것인지 작가님께 물었더니 진짜 중요하다고 하셨다. 그렇다면 내가 이걸 미친 듯이 외워야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다음 날에 8시간 동안 안 쉬고 써서 외웠고, 촬영장에서 공식을 쓰는 것만 7~8분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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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류덕환 /사진=김휘선 기자


-매 작품에서 연기에 그 정도로 몰입하나.

▶ 예전에 엄지원 누나가 '변태 배우'라 불러주셨는데, '파고든다'는 의미에서 좋은 뜻으로 '변태'란 말을 좋아한다. 배우한테만 변태성이 있는 게 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변태성이 있는 거라 생각한다. 그런 장면이 나올 때 시청자들도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나는 시청자분들도 드라마를 보면서 본인에 대한 정체성이 생기는 것 같고 대리만족을 한다고 생각한다. 감정적으로 나를 두드려줬을 때 삶에 에너지를 느끼시는 것 같다. 배우란 시청자의 감정을 두드리려면 변태성을 지녀야 하는 것 같다.

-이번 작품을 통해 김재원과 처음 대립을 이뤘다. 현장에선 어땠나.

▶ 재원 형님도 이런 역할을 처음 하시다 보니 몰입하시느라 저희와 일부러 접촉을 많이 안 하셨다. 본인이 어떤 마음으로 현장에 임하는지 알았기 때문에 나도 처음엔 쉽사리 못 다가갔다. 그러다 오랜만에 신이 붙었는데 극 중에서 애틋한 관계로 형이라 불러야 했다. 괜히 형이랑 스킨십을 하면서 친해졌다. 내가 '저희 처음 신을 맞추는 건데 되게 좋은 것 같다' 하니 형이 무장해제 돼서 '너무 나도 좋았다. 끝나는 게 너무 아쉽다'고 해주셨다. 빠른 순간에 서로 맞는 느낌이 있었다. 이런 역할을 도전해주시고 잘 살려주신 게 감사했다. '신퀴'는 회별 에피소드에 나온 수많은 배우분들 덕에 나도 드라마도 살아날 수 있었다. 그만큼 '빌런'의 역할이 중요했다.

-마지막회에서 김재욱이 '주원'으로 특별 출연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 내가 형에게 출연 조언을 해준 '손 더 게스트'가 좋은 반응을 얻고 나서 형에게 OCN 채널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그래서 자기가 사랑하는 동생이 주인공인 '신의퀴즈'에 기꺼이 뭐라도 하겠다고 했다. 1회부터 재욱이 형 출연 얘길 했는데 어떤 장면에 들어갈지 몰라서 고민하던 찰나에 감독님께서 김재욱 배우가 나와 준다면 신을 하나 만들어주자고 하셨다. 말도 안 되게 재욱이 형이 주원 역을 해줄 줄 몰랐다. 재미있게 촬영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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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류덕환 /사진=김휘선 기자


-김재욱과 어떤 계기로 친해졌나.

▶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를 같이 했던 이언 형과 나랑 친했고, 이언 형이 예전에 '커피프린스'를 같이 하면서 (김)재욱 형과 친했다. 나는 재욱 형을 이언 형의 장례식장에서 처음 만났다. 인간적으로 친했던 형이 하늘나라로 갔을 때 심적으로 힘들었는데 주지훈, 김재욱 형을 만나면서 많은 위로를 받았다. 두 사람은 나를 '진짜 남자'로 만들어 줬다. 인생을 즐길 줄 아는 형들이 각박하게 살던 나에게 여유를 가지게 해줬다. 처음엔 형들과 성격이 안 맞았는데(웃음) 지금은 그걸 넘어서서 너무 친해졌다. 여러 상황과 사건들이 있었기 때문에 친해질 수 있었다. 20대를 그 형들과 다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곧바로 차기작 MBC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에 들어가는데.

▶ 전역하고 다작을 하게된 것 같다. 군대라는 집단이 저에게 준 굉장히 큰 메시지가 있었다. 20대 때는 내가 하고 싶은, 내가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작품들을 위주로 연기했는데 2년 동안 일반인 친구들과 지내면서 문득 나는 누군가를 위한 작품을 한 적이 있었나 생각했다. 대중을 위해 작품을 선택한 적이 없었더라. 내가 연기한 것을 봐 달라 강요를 한 것 같았다. 전역을 한다면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작품을 해보자 생각했다. 드라마 두 편을 연달아 하다 보니 한두 달 정도 쉬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저희 어머니께서 근로자에 대한 마음을 많이 공감하고 있었고 그런 부분을 듣고 나니 작품에 참여하고 싶었다. 뉴스를 찾아보니 근로자의 환경에 대해 공론화가 많이 돼 있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시기에 드라마를 봤을 때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할 수 있겠다 싶었다. 극 중 누구의 편인지 미스터리와 궁금증을 자아내는 인물을 선보인다.

-류덕환은 예능에서 보기 힘든 배우다.

▶ 요즘은 많은 분들이 예능 출연을 하는데 내가 아직 자신이 없다. 이순재, 송강호, 박신양 같은 선배님들은 배우로서의 모습에서 아이덴티티가 형성이 됐는데, 나는 그게 형성이 안 돼 있다고 생각한다. 내 정체성이 명확하다면 예능에서 나를 스스럼없이 보여줄 것 같은데 지금 예능을 나갔을 때 파급력이 겁이 났다. 아직은 배역으로 나를 떠올려주는 게 좋다.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은데 언제쯤 예능 출연을 할 지 모르겠다.

-2019년의 목표는?

▶ 저랑 결혼할 분이 나타났으면 좋겠다. 나에게도 자식이 생겼으면 좋겠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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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가요방송부 연예 3팀 한해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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