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호정 "홀로 두딸 키우신 엄마 생각하며 연기..큰 의미" [★FULL인터뷰]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9.01.13 15:00 / 조회 : 3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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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호정 /사진=리틀빅픽쳐스


배우 유호정(50)이 영화 '써니' 이후 8년 만에 새로운 영화 '그대 이름은 장미'(감독 조석현)으로 돌아왔다.

'그대 이름은 장미'는 평범한 엄마 홍장미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나면서 그녀의 감추고 싶던 과거가 펼치지는 코미디영화다. 유호정은 극중 엄마 홍장미 역할을 맡았다.

그동안 다양한 작품에서 엄마 역할을 했던 유호정이지만, 이 작품은 그녀에게 남다른 의미가 됐다. 영화 속 남편 없이 홀로 아이를 키운 홍장미는, 실제로 홀로 두 아이를 키워낸 유호정의 어머니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엄마를 생각하며 연기를 했다는 유호정을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돌아왔다. 개봉 앞둔 소감이 어떤가.

▶처음에는 처음에 긴장되고 떨렸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까 안심되는 느낌이다. 좋은 영화다. 과거의 장면들은 굉장히 사랑스럽고 따뜻하게 그려졌다. 저도 영화를 보고 따뜻하고 밝은 기운을 받았다. 예전의 하이틴 로맨스 같은 영화를 떠올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남편 이재룡과 아이들은 영화를 보고 어떤 이야기를 해줬나.

▶저희 딸만 시사회에 와서 봤다. 영화를 보고 난 후 너무 마음이 아파서 힘들었는데, 그래도 결말이 밝아서 좋았다고 하더라. 딸은 엄마가 힘들어 보여서 객관적으로는 볼 수 없었다고 하더라. '영화 보고 느끼는 거 없어~?'라고 물어보니 '난 아직 15살이야. 좀 기다려' 하더라.(웃음)

-딸 역할을 연기한 채수빈과, 홍장미의 과거를 연기한 하연수 등 후배 배우들에 대한 칭찬을 많이 하더라.

▶'써니' 때도 느꼈는데, 요즘 어린 친구들이 연기를 너무 잘한다. 여자 후배들 야무지게 연기를 잘하는거 보면 너무 기분이 좋다. 수빈이를 보면서, 제가 신인 때 연기했을 때 생각이 많이 나더라. 제가 불편할 텐데 처음부터 너무 싹싹하고 열심히 성실하게 해서 너무 예뻤다. 진짜 열심히 하는 친구더라. 하연수는 스크린으로 봤는데, 만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더라.

-영화를 촬영하며 엄마 생각이 많이 났을 것 같다.

▶ 나는 어떤 엄마인가 생각을 많이 했고, 돌아가신 우리 엄마 생각도 떠나지 않았다. 그 시대를 살아갔던 모든 어머니들이 힘드셨을 것이다. 극중 장미가 혼자 딸을 키우는데, 저희 엄마도 혼자서 두 자매를 키우셨다. 훨씬 더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다. 내가 장미가 돼서 연기 했다기 보다는, 우리 엄마가 돼서 연기했다. '우리 엄마 이랬겠다, 이런 마음 이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힘들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다.

-스크린 복귀가 늦어진 이유가 있나.

▶ '내안의 장미' 같은 영화를 하고 싶었다. 자극적인 작품보다 소소한데 행복을 느끼는 작품을 기다렸다. 강한 시나리오가 들어올 때는 몇 개월을 힘든 감정으로 지내는게 엄두가 안났다. 한동안은 따뜻한 이야기가 하고 싶었다. 연기하며 행복하고 즐겁고 싶어서 기다렸다. 물론 강렬한 역할의 작품도 배우로서 해야 하지만, 소소한 재미를 전하고 싶었다.

-극중 장미는 엄마가 되기 위해 가수의 꿈을 포기했지만, 실제 유호정은 배우이자 엄마다. 두 가지 일에 대한 경계를 정하고 하는 편인가?

▶ 경계가 없다. 그래서 훨씬 좋다. 아이를 낳고 10년 간은 남편 이재룡과 번갈아 가면서 작품을 했다. 한 명이 쉬면서 아이들과 함께 하면 마음 편하게 일했다. 지금은 안 그래도 되지만, 그때는 꼭 그런 것을 지켰다. 배우는 출퇴근이 없는 대신 작품이 끝나면 온전히 그 시간을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으니 좋은 것 같다. 지금도 일이 없을 때는 엄마지만, 밖에 나갈 때는 '엄마 연예인 됐네. 당분간은 엄마 아니고 연예인이네' 이렇게 아이들이 말한다. 출퇴근을 하는 다른 사람들은 더 힘들것 같다. 워킹맘의 고충을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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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호정 /사진=리틀빅픽쳐스


-남편 이재룡인 예능 프로그램 등에 출연해 아내 자랑을 많이 한다.

▶ 저희 남편은 원래 집에서도 그렇게 해서 너무 익숙하다. 저희집은 거꾸로다. 남편이 애교 있고 표현을 많이 하고 저는 잘 안한다. 저는 '그만해'라고 하는데 남편은 제 입에서 '사랑해'라는 말이 나올 때까지 계속한다. 꾸준히 애정 표현을 한다.

-영화 속에서도 박성웅과 오정세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다.

▶ 현장에서 두 남자의 사랑을 동시에 받으니 선물을 받는 것 같았다. 성웅씨는 저에게 '로망이었다'고 말하며 배려를 많이 해줬다. 현장에 가면 다들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고, 즐겁게 해줬다. 그래서 너무나 고맙다.

-다음 작품으로 해 보고 싶은 장르가 있나. 정통 로맨스 작품은 어떤지.

▶ 2년 전 '파리로 가는길'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이런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름다운 풍광 속 미묘한 설렘을 느낄 수 있는 영화라 마음이 끌렸다. 주름도 그대로 보이는 자연스러움과 아름다움이 좋았다. 더 나이가 들기 전에 그런 작품을 해보고 싶다.

-오랜만에 선보인 '그대 이름은 장미'는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

▶ 그동안 엄마 역할을 많이 했고, 부인 역할도 많이 했고 가족드라마도 많이 했지만 한 여자의 일생을 연기하며 '엄마가 모든 것을 해낸다'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엄마이기에 희생하고, 각오하고, 딸을 위해 사는 모습을 연기하며 저희 엄마를 생각했던 것이 저에게는 의미 있다.

-관객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보면 좋을까?

▶ 요즘 다들 힘들다. 그런데 '엄마'라는 단어 하나만 떠올려도 마음이 녹을 때가 있다. 이 영화를 통해서 가족의 의미도 되돌아보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얻어가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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