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강 차관 "심석희 성폭력 몰랐다... 체육계 폐쇄성 바꿔야" [일문일답]

정부서울청사=이원희 기자 / 입력 : 2019.01.09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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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 사진=뉴스1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가 조재범 전 코치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정부가 이와 관련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등 체육계 성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9일 정부서울청사 별관 203호에서 심석희가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긴급 브리핑을 갖고 "피해 당사자와 국민들께 깊은 사과를 드린다. 정부는 지금까지의 제도와 대책을 전면 수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정부는 오는 3월까지 체육계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영구제명 확대 등 처벌을 강화하고, 성폭력 등 체육 분야 비위 근절을 위해 민간주도 특별조사도 실시한다. 체육단체 성폭력 전담팀을 구성해 피해자를 보호할 생각이며, 선수촌 합숙훈련도 개선해 선수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다음은 노태강 차관과 일문일답.

-정부는 심석희 선수의 성폭력 보도 전에 이 사건에 대해 얼마나 파악했는가.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지만 사전에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심석희 선수와 관련해 성폭력이 아닌 일반 폭력에 대해서만 알고 있었는데, 보도를 통해 (성폭력 사실을) 알게 됐다. 체육계 특성상 폐쇄적인 구조다.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는다면 알기 힘들다.


-정부가 가해자의 해외 활동을 규제한다고 해도 실효성이 있는지.

▶성폭력 혐의가 확정된다면 국제연맹을 비롯해 올림픽위원회 등에 통보하겠다. 스포츠 성폭력은 전 세계가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문제다. 해당 사실을 알린다면 해외에서 활동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다.

-앞으로 정부는 어떻게 조사할 것인가.

▶체육회가 조사하는 것이 아닌 외부 담당 기관을 통해 수사를 의뢰하고 운영할 것이다. 국가대표 훈련장에서 범행이 이뤄졌다는 사실이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대표팀 선수들이 훈련장에서 안전하게 훈련할 수 있도록 관리체계를 구축하도록 하겠다.

-정부는 지금까지 얼마나 조사를 진행했나. 조사 대상에 전 선수도 포함시켰는데.

▶현직 선수는 물론이고, 전직 선수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넓혀가겠다. 선수들이 용기를 내 정부나 언론 기관에 제보한다면 조사할 계획이다.

-심석희 성폭력 사건에 대해 진상 파악이 됐나.

▶현재 경찰 조사 중이기 때문에 정확히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현 브리핑도 어떻게 하겠다고 결정한 것이 아닌, 이런 방향들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체육기관이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나아가겠다.

-해당 계획들을 3월까지 완료하겠다고 밝힌 이유는.

▶그간 사건들에 대해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내부적으로 조사를 하고 있는 상태였다. 상황에 따라 시행 시점이 미뤄질 수 있다.

-심석희의 경우 훈련 공간에서 폭행을 당했다. 여성들의 공간에 남성 지도자가 들어갈 수 있는가. 훈련 시간이 아닐 경우 지도자들의 출입을 금할 수 있나.

▶당연히 훈련 시간 외에 접촉할 수 있는 상황이 있다면 제 3의 장소에서 하게끔 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성폭력 전수조사에서 심석희에 대해서는 어떤 방식으로 조사가 이뤄졌나. 조 전 코치는 방지교육을 받았나.

▶국가대표 선수라면 이뤄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문제는 조사 방법이다. 이번에 시행될 조사는 민간 전문가들에게 맡길 것이다.

-영구제명이 된다고 해도 실효성이 있는가.

▶체육회에서 영구제명을 당하면 그 어떠한 활동을 할 수 없다. 만약 활동을 한다면, 무자격이기 때문에 불법이 된다. 학부모 등과 협의해 징계가 이뤄진 경우 가해자에 대해 국회에 상시 게시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또 대한체육회나 해당 체육단체 홈페이지에 이 사실을 상시 게재할 것이다. 이러한 사태가 일어나는 경기단체는 최악의 경우 대한체육회 가맹단체에서 제외하는 것도 생각 중이다.

-지금까지 성과는 있었나.

▶체육계 적폐청산의 일환으로 언론이나 국회, 시민단체에서 제기한 것들에 대해서는 조사가 끝났다. 사법기관에 고발하고 자체징계도 마쳤다. 체육계는 폐쇄적이고, 선후배간 위계질서가 심해 선수들이 자기 인생을 걸지 않으면 말을 하기 힘들다. 선수들이 2차 피해를 걱정하지 않고 얘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

-처벌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강화한다는 것인가.

▶지금까지는 체육계 내부의 동업자 정신으로 쉽게 넘어갔던 것이 사실이다. 공정위원회 규정에 보면 강간이나 유사 강간에 준하는 행위는 영구제명이고, 중대한 성추행은 3년에서 5년 등 규정이 있다. 이를 강화하고, 중대한 성추행에 대해서도 영구제명할 수 있도록 규제하겠다.

-체육계 특유의 폐쇄적 구조를 어떻게 탈피할 것인가.

▶이 과정을 탈피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요구된다. 스포츠계 문화 자체를 바꿔야 한다. 지속적이고 강력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학생선수 시절부터 이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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