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韓영화 10대 뉴스..미투~무너진 대마불사 ①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8.12.3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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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운동은 2018년 한국영화에 가장 커다란 사건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사진은 오달수, 조재현, 김기덕 감독 등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


다사다난했던 2018년이 지나간다. 스타뉴스가 2018년 한국영화 10대 뉴스를 정리했다.

#미투 운동..韓영화계를 바꾸다


상반기 문화계에 촉발된 미투(성폭력 피해 고발) 운동은 한국영화계를 변화시켰다. 영화계에선 미투운동이 '흥부' 조근현 감독이 성희롱 문제로 영화 홍보에서 배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들불처럼 일어났다. 주목받던 독립영화 감독이었던 이현주 감독, 조현훈 감독, 그리고 독립영화계 좌장이라 할 수 있는 이송희일 감독 등이 성추행 논란에 휘말렸다. 김기덕 감독은 MBC 'PD수첩'이 성폭력 의혹을 보도하자 제작진과 인터뷰에 응한 여배우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등 법적인 공방을 벌였다. 오달수 최일화 등은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되자 활동을 중단했다. 오달수 출연 영화들은 '신과 함께2'가 재촬영을 한 것을 비롯해 줄줄이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다. 곽도원은 이윤택 성폭력 피해자가 돈을 요구했다고 주장하면서 한동안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전주국제영화제, 부천판타스틱국제영화제 등 영화제에서도 성희롱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미투 운동은 한국영화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많은 영화감독들이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해 중도하차하거나 제작을 미루거나 보류하는 사례들이 물밑에서 적잖았다. 의혹이 불거질 수 있는 배우들을 캐스팅에서 배제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미투 운동은 한국사회 담론으로 떠오른 페미니즘과 맞물려 영화 제작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남성 캐릭터를 여성 캐릭터로 바꾸거나 여성 혐오로 비출 수 있는 설정을 바꾸는 사례가 늘었다. 제작 현장에도 성폭력 교육이 한층 강화됐다.

#마블 천하..외화내빈

올해 극장 관객수는 6년 연속 2억명을 돌파했다. 한국영화도 7년 연속 1억 관객을 넘어섰다. 하지만 올해 한국영화 성적은 신통찮다. 점유율은 51%지만 손익분기점을 넘은 한국영화는 '신과 함께: 인과 연' '독전' '그것만이 내세상' '곤지암' 지금 만나러 갑니다' '리틀 포레스트' '안시성' '완벽한 타인' '공작' '암수살인' '국가부도의 날' '마녀' '사라진 밤' '너의 결혼식' '목격자'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뿐이다. 박스오피스 10위에 '신과 함께: 인과 연' '안시성' '완벽한 타인' 밖에 없을 정도로 한국영화 흥행성적은 참담했다. 반면 할리우드 영화는 '어벤져스: 인티니티워' '보헤미안 랩소디'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쥬라기월드: 폴른킹덤' '앤트맨과 와스프' '블랙팬서' 등이 박스오피스 10위안에 포진했다. 외화내빈 현상은 내년에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은 올해보다 한국영화 텐트폴 영화가 적은데다 마블을 선두로 할리우드 영화 강세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랑' '염력' '협상' '창궐' 등 韓영화 대마불사 깨졌다

올해 한국영화 텐트폴 성적은 어느해보다 참담하다. '신과 함께' 시리즈가 쌍천만을 달성한 것 외에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00억대 이상 제작비가 투입된 한국영화 기대작들이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넘거나 아예 본전도 못 찾는 경우가 허다했다. 설 극장가에서 '염력'을 시작으로 여름 텐트폴 영화로 기대를 모았던 '인랑'의 충격적인 참패에 이어 추석 극장가에서 '물괴' '협상' '명당' 등이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10월 말 '창궐'도 마찬가지. 여름 기대작인 '공작'과 추석 기대작인 '안시성'은 해외 판매와 VOD서비스로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겨울 극장가도 마찬가지. '마약왕'과 '스윙키즈' 'PMC' 등이 한국영화 기대작들이 다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올 한국영화 기대작 흥행 참패는 기존 한국영화 흥행공식이 통하지 않았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메이저 투자배급사들의 제 살 깎아 먹기식 경쟁도 한 몫했다. 2019년에는 예년보다 두드러진 텐트폴 영화가 적기에 잘 만든 기획영화가 흥행에 성공한다면, 한국영화 흥행공식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2018년은 그런 점에서 여러모로 기점으로 남을 것 같다.

#여성 서사 영화 강세

올해 한국영화에는 여성 서사, 여성 주인공 영화들의 강세가 상향세를 보인 게 주목된다. '리틀 포레스트'를 시작으로 '허스토리' '마녀' '미쓰백' '국가부도의 날' '도어락'까지 다양한 여성 서사 영화들이 줄줄이 관객과 만났다. 이 중 주목할 건 '미쓰백'부터 '국가부도의 날'로 이어진 흥행이다.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사회 화두로 떠오른 페미니즘은 특정영화가 흥행에 실패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주기는 했지만 아직 특정영화를 흥행에 성공시키는 데까진 다다르지 못했다. 그랬기에 '미쓰백'에서 촉발돼 '국가부도의 날'로 이어진 흥행 결과는 여성 서사가 영화 흥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례로 남게 됐다. '국가부도의 날'은 여성 주인공 영화, 여성 서사 영화는 흥행이 안된다는 선입견을 깬 잣대가 됐다.

#'곤지암' '지금 만나러 갑니다' '너의 결혼식'..韓공포-韓멜로의 부활

'곤지암'과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한동안 실종됐던 한국 공포영화와 한국 멜로영화의 부활을 알렸다. 267만명을 동원한 '곤지암', 260만명이 찾은 '지금 만나러 갑니다', 282만명이 관람한 '너의 결혼식'은 할리우드 공포영화와 대만 멜로영화에 자리를 내줬던 틈새 시장을 되찾은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특히 '너의 결혼식'은 '봄날은 간다' '건축학개론' 등 과거 남성 중심 멜로영화보다 서사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다만 한국 공포영화와 멜로영화는 시장의 한계가 명확하다는 점이 입증됐기에, 제작자의 고민이 한층 커진 한해기도 했다. 300만명 안팎의 흥행 성적을 내는 장르라는 게 입증됐기에 제작비 상승 압박 속에서 운영의 묘를 찾아야 하는 숙제를 안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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