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붉은반란 ①] K리그1 준우승, 김종부는 ‘월드컵 골’ 보다 값졌다

스포탈코리아 제공 / 입력 : 2018.12.26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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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창원] 박대성 기자= "20대에 스카우트 파동으로 선수 생활을 제대로 못 했습니다. 경남FC에서 만든 성적이 멕시코 월드컵에서 넣은 골 보다 더 감동적입니다. 현역 시절 아픔을 감독으로 치유한 것 같습니다.”

경남는 2년 연속 가치를 입증했다. K리그2를 평정하면서 K리그1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모든 물음표를 지우고 K리그1 2위에 올랐다. 2018년 경남의 붉은 반란이 K리그1 무대를 휘감은 셈이다.


경남은 2015년 12월 김종부 감독을 선임했다. 동의대학교, 화성FC 등에서 지도력을 입증했지만, 프로 무대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지도자였다. 김종부 감독에게도, 경남에도 2015년은 도전이었다.

김종부 감독은 흩어진 퍼즐을 조금씩 모았다. 2017년 브라질에서 데려온 말컹은 최고의 선택이었다. 김 감독은 말컹의 유연함과 높은 제공권에 팀 컬러를 입혔다. 슈팅부터 연계까지 차근히 흡수한 말컹은 K리그2 최고의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K리그2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였지만 여전히 물음표는 남았다. 최고의 선수들이 즐비한 K리그1에서 투박한 움직임과 컨트롤이 먹힐까란 의문이었다. 그러나 모두 기우에 불과했다. 말컹은 리그 31경기 26골 5도움으로 K리그1 득점왕, MVP, 베스트11을 독식했다.


말컹의 맹활약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김종부 감독은 2018년 새해가 열리자 말컹 극대화를 고민했다. 네게바와 쿠니모토 등을 영입해 공격력을 보강했다. 네게바는 측면에서 말컹을 도왔고, 쿠니모토는 왕성한 활동량으로 또 다른 공격 옵션이 됐다. 베테랑 최재수의 날카로운 크로스도 철저히 계산된 전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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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전지 훈련부터 단단한 팀 컬러를 주문했다. 1983년 소년 체전, 1986년 아시아 주니어 육상대회에서 굵직한 기록을 세운 호성원 코치 아래 5m 순발력을 키웠다. 안쪽 근육을 단련해 공격과 수비를 한 템포 더 빨리 하려는 것이다.

호 코치의 조련은 김종부 감독 생각과 일치했다. 김 감독은 항상 선수들에게 “현실에서는 람보르기니와 티코가 달리면 람보르기니의 승리다. 그러나 축구는 아니다. 예측을 하고 한 발 더 뛰면 티코가 람보르기니를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1월부터 시작된 계획과 논리는 성적이 증명했다. 경남은 울산 현대, 포항 스틸러스, 제주 유나이티드, 수원 삼성 블루윙즈 등 쟁쟁한 기업 구단을 넘고 K리그1 준우승을 차지했다. 중반기에는 전북 원정에서 짜릿한 승리를 경험하기도 했다.

올시즌, K리그 최고의 지도자 중 한 명으로 도약했지만 아픔은 있었다. 현역 시절 차범근, 최순호 뒤를 이을 유망주로 거론됐지만, 스카우트 파동으로 무적(無籍) 신세가 됐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불가리아전 환상골에도 지울 수 없는 상처였다.

'비운의 스타'. 늘 꼬리표처럼 김종부에게 붙었던 단어다. 그러나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도왔고, 지도자로 아픔을 털어냈다. “20대 초반에 스카우트 파동으로 선수 생활을 제대로 못했다. 경남에서 만든 성적이 월드컵에서 넣은 골 보다 더 감동적이다. 현역 시절 아픔을 감독으로 치유했다”는 말에서 모든 게 묻어났다.

이제 김종부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도전장을 내민다. 중국의 숱한 러브콜을 뿌리치고, 경남에서 역사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K리그1 준우승이 확정됐을 때 “이젠 기적보다 실력이란 말을 듣고 싶다”던 다짐을 2019년에 증명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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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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