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방송가사건]'미투'부터 '빚투'까지..하차 또 하차

한해선 기자 / 입력 : 2018.12.25 13:00
  • 글자크기조절
2018년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와 '빚투'(빚 Too, 나도 떼였다) 논란이 방송가에 후폭풍을 몰고 왔다. 혐의가 제기된 배우는 진위 여부를 막론하고 시청자들의 반감을 사 하차를 피할 수 없었던 것. 당사자로부터 성추행 및 성폭행을 당했다는 미투 운동이 올초 문화, 예술계를 넘어 연예계까지 불어닥쳤다.

상반기에는 미투 운동이 배우, 예능인을 막론하고 논란이 돼 충격을 줬다. 미투 지목 대상자는 연예계 퇴출 혹은 잠정 활동 중단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새 배우 긴급 투입, 재촬영으로 방송이 지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리고 한동안 잠잠했던 방송가는 하반기에 연예인 가족들의 채무 불이행 고발인 빚투 운동으로 또 다시 직격탄을 맞았다.


image
배우 오달수, 조재현, 방송인 김생민 /사진=스타뉴스


◆ 조재현·조민기·오달수·김생민...배우, 예능인 예외 없던 '미투'

올초 문화계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은 2월부터 연극, 영화를 거쳐 드라마, 예능 방송을 관통했다. 가장 많이 혐의를 받은 범위는 연극 출신의 배우였다. 그 중 김기덕 감독과 함께 조재현이 가장 큰 파문을 일으켰다. 영화, 드라마 다방면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인정 받아온 조재현을 향한 잇따른 성폭행 피해자들의 폭로는 대중을 경악케 만들었다. 후배였던 재일교포 여배우, 과거 미성년자를 성폭행 했다는 주장이 나오자 처음에 조재현은 이를 반박했지만 연이어 피해자들의 폭로가 나오자 공식 사과 입장을 발표했고, 출연 중이던 tvN 드라마 '크로스'에서 교통사고에 따라 사망한 것으로 스토리가 수정되며 하차했다.


조민기 역시 조재현과 같이 수많은 피해자들의 폭로로 연일 충격을 안겼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대학생들이었다. 청주대 연극학과 부교수로 재직했던 조민기가 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과 성추행을 일삼았다는 한 학생의 폭로글을 시작으로 다른 학생들의 고발이 줄을 이었고, 조민기는 3개월 정직 징계를 받고 사표를 제출했다. 이후 그는 소속사와 전속계약이 해지됐고, 예정된 OCN 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의 출연이 무산되면서 이재용이 교체 투입됐다. 이후 조민기가 한 학생과 주고 받은 음담패설이 담긴 메시지 내용이 공개되자 조민기는 경찰 조사를 3일 앞둔 지난 3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image
/사진=스타뉴스


오달수도 극단시절 과거 여자 후배를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초반 오달수의 부인에 피해자가 실명과 얼굴까지 공개하며 추가 폭로를 하자 결국 오달수는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칩거에 들어갔다.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 출연 예정이었지만 박호산으로 배우가 교체됐다. 이후 스트레스로 인한 건강악화로 병원에 입원했다 퇴원한 근황이 매체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방송인 김생민도 미투 운동을 피할 수 없었다. 데뷔 26년 만에 '통장 요정'으로 제1의 전성기를 누리는가 싶었지만 한 성추행 피해자의 폭로로 20년 가까이 진행하던 SBS '동물농장', KBS2 '연예가중계', MBC '출발 비디오 여행'을 비롯해 KBS 2TV '김생민의 영수증', MBC '전지적 참견 시점', tvN '짠내투어' 등 모든 출연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고 방송가를 떠났다.

image
래퍼 마이크로닷 /사진=스타뉴스


◆ "용서 안 돼" 마이크로닷 vs "응원" 차예련 '빚투'

11월 래퍼 마이크로닷 부모의 20억 원대의 사기 및 해외도주 혐의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빚투' 전쟁이 시작됐다. 초반 폭로에 마이크로닷은 사실이 아니라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선언, 이후 사건 당시 자신은 5살이었기 때문에 정확히 알지 못해 잘못 말했다며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6년부터 꾸준히 제기됐던 논란거리를 마이크로닷과 형 산체스가 인지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역풍을 맞았고, 마이크로닷은 채널A '나만 믿고 따라, 도시어부', JTBC '날 보러와요', tvN '국경 없는 포차'에서 모두 하차했다. 마이크로닷 부모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 요청이 내려졌지만 진척이 보이지 않고 있으며 마이크로닷과 산체스가 집을 팔고 잠적, 도주했다는 소문까지 들리고 있다.

'미투'에서 파생돼 '빚투'란 신조어가 등장, 이슈가 되자 이후 래퍼 도끼, 가수 비, 소녀시대 티파니, 마마무 휘인, 배우 마동석, 농구선수 우지원 등 많은 연예인들의 부모에 대해 과거 채무 불이행 의혹이 쏟아지듯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부모가 이혼하거나 의절한 아픈 가정사를 터놓으며 "고의가 아니었다", "채무 이행 의무가 없다"고 설명하는 경우도 많았다.

image
배우 조여정, 한고은, 박원숙 /사진=스타뉴스


차예련은 19살 이후 15년 동안 토지거래 사기 혐의의 아버지를 보지 못한 채 지냈지만 10년간 출연료는 써보지도 못하고 대신 10억 원 가량의 빚을 갚아왔다. 오빠가 1억 원짜리 가계수표를 빌려가 도주했다고 알려진 가운데 이영자는 당사자들끼리 합의를 통해 해결된 사안임을 설명하면서 그래도 도의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오히려 "당사자가 아닌 가족이 굳이 빚을 변제할 이유가 없다"는 응원의 여론이 형성됐다.

같은 날 세 명의 빚투가 폭로되기도 했다. 조여정은 14년 전 부친이 고향 지인에게 3억 원을 빌린 뒤 갚지 않았다고, 한고은은 38년 전 부모가 지인에게 은행 대출을 위한 담보를 부탁하고 잠적했다고 알려졌다. 박원숙은 과거 자신과 합의 없이 남편이 지인에게 거액의 돈을 빌렸고, 지인이 이를 돌려받는 과정에서 박원숙으로부터 명예훼손을 당했다고 주장해 박원숙이 법적 대응에 나섰다.

image
방송인 이영자(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배우 차예련, 이상엽, 안재모, 개그우먼 김영희, 배우 임예진 /사진=스타뉴스


이상엽은 아버지가 사기 피소를 당했지만 사업관련 분쟁이 생겨 억울함을 다투고 있는 중이며 피해금액인 1억 원 중 단 1원도 사용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안재모를 향해서는 13년 전 부친에게 3800만 원을 빌려주고 받지 못했다는 사람이 등장, 임예진에 대해서는 부친에게 2억 5000만 원을 빌려주고 받지 못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안재모와 임예진 모두 "아버지와 왕래가 끊겼지만 원만이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영희는 빚투에 거짓말 논란까지 붙어 곤혹을 치르고 있다. 모친의 6600만 원 채무 불이행 주장에 김영희는 초반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지만 이후 모친이 피해자의 통장에 10만 원을 입금한 사실이 알려지자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피해자를 만나 상황 정리를 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김영희는 어머니와 고정 출연하던 라디오에서 하차했다.
기자 프로필
한해선 | hhs422@mtstarnews.com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가요방송부 연예 3팀 한해선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