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선택' 이형범 "음주·조작? 전 깔끔합니다" [인터뷰]

김우종 기자 / 입력 : 2018.12.19 20:13 / 조회 : 2734
  • 글자크기조절
image
두산 이형범

"걱정 반, 설렘 반이네요."

내년 시즌 '두산맨'으로 잠실 마운드를 누빌 이형범(24)은 씩씩하고 밝은 목소리로 제2의 야구 인생을 기약했다.

두산은 18일 "FA 자격을 얻어 NC로 이적한 양의지의 보상 선수로 우완 투수 이형범을 지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181cm, 86kg의 신체 조건을 갖춘 이형범은 2012년 특별지명(23순위)으로 NC 다이노스에 입단했다. 화순초-화순중-화순고를 졸업한 뒤 2014년과 2015년 경찰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했다. 특히 2014시즌에는 퓨처스리그 북부리그에서 9승 1패(30경기 출전)을 올리며 다승왕에 등극했다.

2013년 1군 무대에 데뷔한 그는 총 39경기에 출전해 2승 3패 평균자책점 4.60을 마크했다. 2017시즌에는 14경기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3.07, 2018시즌에는 23경기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5.17을 각각 기록했다. 1군서 총 88이닝을 던지는 동안 96피안타(8홈런) 40볼넷 38탈삼진을 올렸다.

두산 구단은 "땅볼 유도에 강점을 보이는 투수"라면서 "젊은 나이에도 안정적인 제구력을 갖추고 있다. 기복이 적어 선발이나 롱 릴리프로 활용이 가능해 팀 투수력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두산 구단의 공식 발표 후 연락이 닿은 이형범은 "운동을 마치고 쉬고 있었는데, 발표를 앞두고 NC 구단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아쉬운 마음이 없지 않다면 거짓말"이라면서 "아직 두산을 안 가 봐 모르겠다. 다른 팀에 처음 가는 건데, 어떻게 할지 궁금하다. 설렘 반, 걱정 반"이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발표 후 동료들과 고향 친구들로부터 연락이 많이 왔다. (최)성영이, (박)진우 형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이광우 두산 2군 트레이닝 코치님께서도 연락을 해주셨다. 내가 화순고에 다닐 때 감독님으로 계셨다. 나에게 '좋게 생각하라'고 말씀해주셨다"고 전했다.

NC에서 뛰면서 두산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그는 "TV로 보면 단합이 잘 되고, 타격도 좋으며 수비도 강한 팀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두산만 만나면 살짝 쫄고(겁을 먹고) 들어갔다"고 표현했다. '그런 두산이 이형범을 왜 선택했을까'라는 질문에는 "나도 두산이 나를 어떻게 보셨는지 잘 모르겠지만, 뽑아주신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하다. 뽑혔으니까 가서 잘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스스로 꼽는 강점을 묻자 "내가 볼이 빠른 투수는 아니다. 마운드에 올라가면 최대한 야수의 도움을 받으며, 같이 하려고 한다. 최대한 방망이에 빗맞게 해 그라운드 볼을 유도하는 게 강점이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image
NC 시절 이형범이 역투하는 모습
잠실에서 곧 뛰게 될 그는 "아직은 어리둥절하다. 서울로 곧 이사를 해야 할 것 같다"면서 "지난해 NC에서 두산으로 간 (윤)수호 형과 친했다. 두산에 아는 선수는 별로 없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두산서 혹시 보고 싶었던 선수가 있는가'라는 물음에 잠시 머뭇거린 뒤 "허경민 선배를 인상 깊게 봤다. 고등학교 시절 광주제일고와 경기를 하면서 '아, 저 형 수비 정말 잘 한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현재 프로에서도 톱 아닌가. 허경민 선배가 보고 싶다"고 털어놨다.

김태형 두산 감독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묻자 "아직 인사도 못 드렸는데, 할 말이 있을까"라고 잠시 생각한 뒤 "가서 일단 감독님 말씀 잘 듣고 잘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뽑아주신 만큼 기회를 받으면 보답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인사했다.

사실 NC 구단은 트레이드 등으로 타 구단에 선수를 보낸 뒤 과거 나쁜 전력이 드러난 전례가 있다. 올해 11월 홍성무와 트레이드를 한 강민국(KT행)이 그랬고, 2014년에는 승부 조작을 한 이성민을 보호 선수(당시 특별 지명으로 KT행)로 묶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형범은 "네. 저는 전혀 없습니다. 깔끔합니다. 꼭 좀 전해주세요. 팬 분들께 걱정 안 해주셔도 된다고..."라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끝으로 그는 "NC 팬 분들께서 정말 열정적으로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경기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선물도 주셨다. 헤어져서 아쉽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좋은 쪽으로 두산에 가는 것이다. 두산 가서도 NC 팬 분들을 잊지 않고 잘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작별 인사를 전했다.

이어 새롭게 만날 두산 팬들에게는 "아직 뵙지는 못했지만.(웃음) 잠실 원정을 가면 두산 홈 팬들의 응원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울린다고 해야 할까. 저도 저 팀에서 한 번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설렘이 있었다. 두산 응원가(승리를 위하여)가 나올 때 소름이 돋더라. 그 노래를 빨리 듣고 싶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라면서 내년을 기약했다.

image
NC 시절 이형범. /사진=뉴시스


기자 프로필
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안녕하세요. 스타뉴스 김우종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