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김진곤 깨운 김성근 감독·게레로 코치의 조언

수원=심혜진 기자 / 입력 : 2018.12.20 10:47
  • 글자크기조절
image
김진곤./사진=심혜진 기자

"올해는 1군에서 버텨봐야죠."

KT 위즈 외야수 김진곤(31)이 1군 생존을 향한 담금질에 나섰다. 새로운 감독 및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아 자신의 꿈을 펼치려 한다.


2009년 SK에 육성선수로 입단한 김진곤은 2년 만에 방출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군대를 다녀왔고 독립구단인 고양 원더스에서 김성근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그리고 2015년 1군에 진입한 KT에 입단했다.

힘겹게 KBO리그로 돌아왔지만 4년 동안 그가 나선 1군 경기는 총 127경기, 통산 성적은 타율 0.216, 33안타, 2홈런, 14타점에 머물렀다. 올 시즌 역시 19경기 출장에 그치며 타율 0.143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올해 퓨처스리그 성적만 놓고 보면 67경기 타율 0.310, 66안타, 5홈런, 36타점 등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1군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2018시즌이 끝나면서 KT는 김진욱 감독과 결별하는 동시에 대대적인 개편에 나섰다. 이강철 감독 체제 하에 샌디 게레로 타격 코치, 한혁수 작전 코치 등 많은 얼굴들이 바뀌었다. 김진곤으로서는 이강철 감독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받을 기회가 왔다. 마무리 캠프에서도 '주장'을 맡아 제 역할을 잘 해냈다.


최근 수원KT위즈파크에서 만난 김진곤은 "그동안 내가 기회를 잡지 못했던 것에 대해 핑계를 대지 않겠다"고 말했다. 마무리 캠프에서의 자신감을 통해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은 김진곤과 일문일답.

-비시즌 동안 어떻게 훈련하고 있나.

▶올해는 다른 해보다 빨리 운동을 시작했다. 마무리 캠프에 다녀온 후 열흘 정도 쉬고 운동을 시작했다. 비시즌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더욱이 내년은 팀이나 개인 모두에게 중요한 해다. 감독님이 바뀌시면서 팀 컬러가 바뀌게 되니 거기에 맞추기 위해 훈련하려고 한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중점으로 하고 있다.

-마무리캠프에서 주장을 맡고 왔다. 훈련 성과는 어땠나.

▶사실 나서는 성격은 아닌데, 주변에서 리더십이 있다고 하더라.(웃음) 어린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사이에서 의견 조율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코칭스태프에서 훈련하는 데 집중할 수 있게 많이 도와주셔서 큰 사고 없이 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번 마무리 캠프는 여러모로 보람찬 캠프였다. 변화구 대처 능력을 보완하고자 갔는데, 캠프 중간부터 주루와 수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 공격도 물론 중요하지만 세밀함이 우선시돼 그 쪽에 집중했다.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쪽에서도 그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신다.

-이강철 신임 감독의 눈도장을 받아야 할 텐데.

▶캠프에서 약 일주일 동안 뵀다. 감독님에 대해 다 파악한 것은 아니지만 카리스마가 있으신 분이다. 주루와 수비는 슬럼프가 없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슬럼프가 없는 선수가 되려고 한다.

-게레로 타격 코치와 호흡이 좋았다고 들었다.

▶복잡하게 설명해주시는 분이 아니다. 첫째도, 둘째도 기본을 강조하신다. 게레로 코치님과 마음이 잘 맞았고,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내 것을 버리게 됐다. '코치님이 가르쳐주신 것을 입어보자'고 생각했다. 나에게 해주신 말 중에 멋진 말이 있다. 코치님께서 "너의 차는 도요타야. 내 차는 포르쉐다. 내 차 한 번 타볼래? 타보니까 어때?"라면서 코칭을 해주시더라. 정말 멋진 비유이지 않나. 이해하기 쉽고 재밌게 배웠다.

image
김진곤./사진=KT 위즈

-프로 생활이 순탄치 않다.

▶원더스에 있을 때 왼 발목뼈가 부러진 적이 있었다. 그 때 야구를 그만두려고 했다. 수술 당일 날 김성근 감독님께서 문자를 보내주셨다. 수술하는 날이 추석 때였는데 '추석에 뜨는 보름달 보고 다시 시작해라. 너는 무조건 될 선수다. 넌 성공할 수 있다. 자질을 갖춘 선수다'라고 보내주신 문자를 보고 이를 악물었다. 원래는 안 되는데 3개월 만에 핀을 빼고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그렇게 했기 때문에 다시 KBO리그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KT에 와서도 1군과 2군을 왔다 갔다 했다. 1군에 정착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핑계 댈 것이 없다. 내가 부족했던 것뿐이다. 2군에서도 코치님들과 많은 얘기를 했다. 도와주신 것에 비해 내가 못 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2군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가족 덕분이다. 아내와 딸에게 미안하고 고맙다. 내년에는 나를 도와준 모두에게 꼭 보답하고 싶다.

-내년에는 좌익수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2군에서 주로 중견수를 봤고, 좌익수, 우익수 모두 소화 가능하다. 부담은 없다. 공수주가 탄탄하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 보완을 많이 했다. 수비와 주루에서는 경쟁자들보다 기본이 탄탄하다고 본다.(웃음)

-내년 시즌 목표는 무엇인가.

▶내년 이 맘 때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싶다.(웃음) 일단 주전이 되는 것이 목표이고, 주전이 됐다면 최다 안타를 기록해보고 싶다. 도루왕도 욕심난다. 이 두 가지를 모두 이룬다면 내 꿈이 모두 이뤄지는 것이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