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 입스' LG 서상우, 유지현 코치 특훈 효과 볼까 [인터뷰]

잠실=한동훈 기자 / 입력 : 2018.12.19 12:21 / 조회 : 2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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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서상우 /사진=한동훈 기자
지난 9월 4일 LG는 수원 KT전서 서상우(29)의 끝내기 실책 탓에 졌다. 8회초 대타로 투입된 서상우는 1루 수비에도 들어갔다가 결정적인 송구 실수를 저질러 고개를 숙였다. 김현수가 발목 부상으로 시즌 아웃을 당하기도 했던 날이라 LG 팬들에겐 여러모로 잊지 못할 경기다.

'송구 입스(Yips)'는 서상우의 발목을 잡는 고질적인 약점이다. 입스는 실패 두려움 때문에 위축돼 간단한 동작을 수행하지 못하는 증상을 말한다. 서상우는 타격 실력만큼은 이미 인정을 받았지만 송구 문제로 인해 수비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최근 잠실구장에서 만난 서상우는 "내가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 반드시 극복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포수 출신의 서상우는 2012년 LG에 입단했다. 첫 시즌 후 바로 상무에 입대해 군복무를 마쳤다. 2013년 퓨처스리그 타점왕에 올랐다. 2015년 LG에 복귀한 뒤 6윌까지 2군에서 4할에 가까운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이후 1군의 부름을 받고 58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0, OPS 0.889를 기록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하지만 기쁨은 잠시였다. 고정된 수비 포지션이 없었다. 방망이 하나만으로는 1군에서 생존하기 힘들었다. 게다가 항상 달고 있던 아킬레스건 부상까지 악화됐다. 2016년에도 56경기에 출전했으나 타율은 0.252로 떨어졌다. 2017년에는 10경기밖에 나오지 못했다. 서상우는 "2015시즌이 끝나고 몸 관리를 잘못했다. 파워를 키우려고 살을 찌웠다가 균형을 잃었다. 상태가 더 나빠져 2017년에는 결국 수술을 받았다"고 돌아봤다.

재활을 거의 마친 서상우는 최근 웨이트 트레이닝에 전념하며 2019시즌을 기다린다. 서상우는 "10월 마무리캠프 때 (정)주현이와 이야기를 많이 했다. 내년이면 나도 (우리 나이로) 31살이고 주현이도 30살이다. 내년, 내후년 안에 야구 인생을 걸고 정말 승부를 봐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근력 운동도 정주현과 함께한다. 서상우는 "원래 (김)현수 형이랑 같이 하려 했는데 자리가 다 찼다. 일본 고치에 다녀온 사이 다 끝나있더라"고 웃으며 "그래도 우리가 운동하고 있으면 따로 알려준다. 이것 해라, 저것 해라, 틈틈이 봐주는데 확실히 보통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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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서상우 /사진=LG트윈스 제공
LG 주장 김현수는 최근 후배들로부터 '김관장'이라 불리며 이른바 '김현수 헬스클럽'을 운영 중이다. 양석환, 채은성, 유강남, 최동환, 김대현이 김현수의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따르고 있다.

서상우와 정주현은 11월 한 달 동안 고치 마무리캠프에 다녀왔는데 그 사이 빈 자리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그래도 같이 하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서상우는 "너무 많은 인원이 몰리면 효과가 떨어진다"고 답했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함께 간단히 캐치볼도 시작했다. 입스는 서상우가 꼭 넘어야 할 산이다. 서상우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대학교 4학년 때까지 포수만 했다. 포수를 하면서도 나는 제일 자신 있는 게 송구였다. 입스 같은 건 전혀 없었다. 이상하게 4주 군사훈련을 받고 상무에 입단했을 때 공을 던지려고 하니 어느 순간 갑자기 그랬다"고 아쉬워했다.

연습 때는 또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훈련을 할 때에는 잘 된다. 막상 실전에 돌입해 주자가 뛰고 그런 상황에 닥치면 또 안된다. 누가 해줄 수 있는 게 아니다. 내가 자신감을 갖고 이겨내야 한다. 당시 수원 경기 때도 나는 자신 있게 던졌는데 그렇게 날아갔다. 경기 끝나고 (최)동환이가 같이 캐치볼 해주면서 위로해줬다"고 밝혔다.

지난 마무리캠프 때에는 새롭게 수비코치를 맡은 유지현 코치의 지도를 받았다. 서상우는 "방망이도 치고 웨이트도 했지만 확실히 수비 연습 비중이 높았다"며 "유지현 코치님이 '1루수는 일단 안 던져도 된다, 스텝을 빨리 밟고 뛰어와 토스만 해도 된다'고 강조하셨다. 많이 연습했다"고 말했다.

다가오는 스프링캠프에서는 일단 타격부터 더욱 완벽히 가다듬을 계획이다. 서상우는 "내가 당장 주전 1루수로 나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대타 요원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내 역할에 먼저 충실해야 한다. 마무리캠프 때 타격폼을 더 내 몸에 맞게 살짝 바꿨다. 이 부분을 보완하겠다. 수비 또한 틈나는 대로 연습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팬들을 향해 각오도 전했다. 서상우는 "항상 수비 못 한다고 인터넷에서 많이 봤다"고 웃으면서 "못했던 만큼 방망이로 만회하겠다. 1점, 2점 주면 때려서 2점, 3점 가져오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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