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양 리스트 폭로' 후폭풍↑, '진실규명' 언제 가능한가

코엑스(삼성동)=김우종 기자 / 입력 : 2018.12.11 05:25 / 조회 : 3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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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으로 프로야구 KBO리그에서 영구실격된 이태양(왼쪽)과 문우람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 해를 정리하는 KBO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린 지난 10일이었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웃으며 떠드는 잔칫날이 돼야 마땅할 시상식에 야구 관계자들과 선수들은 마냥 웃지 못했다. 이날 오전 9시 30분 이태양과 문우람이 기자회견을 열었고, '승부조작' 가담 의혹 선수 5명의 실명을 공개하면서 파문이 일었기 때문이다. 결국 실명이 공개된 정우람(한화)은 당초 시상식에 참석하기로 했던 일정을 변경해 불참했다.

KBO 리그에 절대 다시는 나타나지 말아야 할 단어, '승부 조작'이라는 말이 야구 팬들의 입에 다시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이태양과 문우람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문우람 선수 관련 이태양 양심선언 및 문우람 국민호소문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태양은 자신이 거짓 자백을 해 문우람이 선수 생활을 못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90쪽 분량의 기자회견 자료를 준비해 변호인 의견서 및 녹취록 등을 공개했다.

'이태양 리스트' 폭로, 해당 선수들 구단 통해 "결백하다" 주장

이태양에 따르면 자칭 에이전트(브로커)인 조 모씨는 이태양에게 "별 거 아닌 쉬운 일이다. 그냥 네가 1회에 한 점만 주면 된다"면서 다른 현역 선수들의 이름을 거론했다고 한다. 조 모씨는 "A, B, C, D, E, 이런 애들도 다 한다"며 이태양을 회유했다. 이태양은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실명으로 언급한 이들을 가리키며 "이들은 왜 조사도 하지 않았느냐"고 강조한 채 본인은 죄인이지만 진실을 모두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후 이른바 '이태양 리스트'에 오른 선수들은 구단을 통해 사실을 부인하며 결백하다고 주장했다.

한화는 "정우람 본인에게 사실 관계를 확인한 결과, 일절 연관이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사실과 다른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법적 대응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넥센도 "문성현과 정대현에 대해 자체 조사를 한 결과, 승부조작에 연루된 사실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공식 보도자료를 냈다.

김택형은 SK 구단을 통해 "이태양과는 전혀 친분이 없으며, 승부조작과 관련된 어떤 제안도 받은 바 없다"고 결백함을 전했다. SK 구단은 "이태양과 문우람의 진술이 사실이 아닐 경우, 선수 생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발언을 한 이태양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NC도 "이태양의 사실과 다른 주장에 대해 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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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진상 조사에는 최대 20일 정도 걸릴 것"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진상 파악에 나섰다. 장윤호 KBO 사무총장은 10일 오후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일단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게 가장 먼저다. KBO가 선수들에게 전화를 해 확인할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 각 구단에 '실명이 거론됐으니 사실 관계를 확인해 달라'는 공문을 11일 오전에 보낼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장 총장은 "진상 조사에는 최대 20일 정도 걸릴 거라 보고 있다. 가능하면 (구단에) 빨리 해 달라고 할 것"이라면서 "법률적인 검토를 해봤는데 (실명이 거론된) 선수 본인이 명예훼손 소송을 걸지 않는 이상, KBO나 구단이 대신해서 진행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 선수들이 그런 사실(승부조작)이 없다고 명확히 하면, KBO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 총장은 '검찰 수사 의뢰'에 대한 언급에 "KBO도 선수를 보호해야 한다. 명확하게 의심되는 증거가 나온다면 고려를 하겠지만 현재 증거가 없는 상태"라고 신중한 자세를 보인 뒤 "(이날 기자회견에서 언급된) 내용들은 이태양 관련한 조서에 있는 부분이다. 잔칫날에 이렇게 과거 동료였던 이름이 거론돼 놀랍고 안타깝다. 일단, KBO가 할 수 있는 건 다 할 것이다. 일단 사실 관계를 정확하게 다 확인하겠다. 그러고 나서 다음 단계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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