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수 실패 부산, 그래도 1만 함성 있어 좌절 없다

스포탈코리아 제공 / 입력 : 2018.12.10 15:02 / 조회 : 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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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이현민 기자= 부산 아이파크가 또 추운 겨울을 맞게 됐다.


부산은 9일 FC서울과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1로 비겼다. 1차전 1-3 패배를 극복하지 못한 채 K리그1 승격에 실패했다.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었다. 부산은 2015년 기업구단 최초 2부 강등 불명예를 안게 됐다. 2015년 말 소방수로 투입된 최영준 감독 지도 아래 새로운 2016년을 맞았다. 시즌 초반 고전했지만, 중반 이후 탄력을 받으며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그러나 당시 최윤겸 감독이 이끌던 강원FC에 0-1로 패하며 고개를 떨궜다.

최영준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았고, 부산은 2017년 승격 전도사인 故 조진호 감독을 앉혔다. 조진호 감독은 자신만의 확실한 축구 스타일을 구축, 재미와 결과까지 잡았다. 경남FC와 1부 승격을 두고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FA컵에서도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10월 10일 심장마비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비보를 접한 최만희 대표이사를 포함한 구단 관계자, 선수, 팬, 축구인 모두 충격에 휩싸였다. 조진호 감독을 보좌하던 이승엽 코치가 감독대행 임무를 수행했다. 선수들은 이 악물고 뛰었고, 승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상주 상무와 일전을 벌였다. 1, 2차전 총합 스코어 1-1, 연장을 거쳐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승리의 여신은 부산이 아닌 상주의 손을 들어줬다. FA컵에서도 울산에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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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했다. 최윤겸 감독 체제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종민, 김치우, 신영준 등 베테랑을 수혈했다. 기존 한지호, 호물로, 김진규, 고경민, 김문환 등을 중심으로 탄탄한 전력을 구축했다. 문제는 외국인 선수였다. 호물로 외에 발푸르트, 맥도날드는 부상과 적응 문제로 활용하지 못했다. 여기에 김현성, 김동섭, 최승인 등 골잡이들의 침묵으로 전술적 제약을 받게 됐다. 시즌 초중반 김명준, 홍진기, 박태홍, 연제민 등 중앙 수비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이탈, 막판에는 측면 자원을 중앙으로 돌려썼다.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변화를 준 이유이기도 하다.

부산은 우여곡절 끝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우승팀인 아상 무궁화의 승격 불발로 2위인 성남FC가 K리그1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2위만 했다면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지 않을 수 있었다.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다. 결정적인 순간 뒷심 부족으로 번번이 2위 등극 기회를 놓쳤다. 자초한 일이다.

11월 11일 성남과 리그 최종 후 부산은 경남 통영에서 전지훈련에 들어갔다. 약 3주간 정신을 무장, 그렇게 대전 시티즌과 플레이오프를 준비했다. 그리고 12월 1일 구덕운동장에서 대전을 만났다. 기존과 완전 다른 팀이 됐다. 호물로, 노행석, 신영준의 연속골로 3-0 완승을 거뒀다. 8,132명의 관중이 집결, 종전 K리그2 최다 관중 기록을 또 깨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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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도 잠시. 부산의 승강 플레이오프 상대가 서울로 정해졌다. 그 누구도 예상 못한, 이 자리에 있어선 안 될 두 팀의 대진이 완성됐다. 부산의 기세는 올랐고, 서울의 자존감은 바닥으로 추락한 상황이었다. 12월 6일 180분 중 90분, 운명의 1차전이 열렸다. 영하의 날씨, 세찬 바람이 부는 가운데 1만 127명의 최다 관중이 들어찼다. 주눅들지 않았다. 팬 성원에 힘입어 놀라운 경기력을 발휘했다. 호물로의 선제골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그러나 전반 막판 권진영의 무리한 태클로 인한 퇴장은 경기 양상과 결과까지 바꿨다. 안방에서 연거푸 세 골을 내줬다. 부담을 안고 원정에 가야했다.

12월 9일 열린 2차전에서도 부산은 경기를 주도했다. 전반 32분 김진규의 골로 앞서갔다. 두 골이 더 필요했다. 계속 몰아쳤지만, 끝내 골은 터지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박주영에게 실점하며 고배를 마셨다. 결국, 1차전 결과가 뼈아팠다. 일부 선수들과 팬들은 눈물을 흘렸다. 그렇게 승격을 눈앞에서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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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이 끝난 후 최윤겸 감독은 “세 골 차를 극복하기에는 서울의 수비가 강했다. 선수들은 투혼을 발휘했다. 아쉽지만,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것에 만족한다. 감독으로서 승격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죄송하다. 부산의 가능성을 보여준 경기였다”는 소감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가장 큰 목표인 승격을 놓쳤지만, 최윤겸 감독이 언급한 경기력과 가능성은 향후 앞날에 기대감을 주기 충분했다. K리그2가 K리그1를 압도할 수 있다는 것을, 주중 평일 경기에 1만 이상의 관중이 모였다. 시장성을 확인했다. 삼수 실패에도 좌절할 필요 없는 이유다.

부산 최만희 대표이사는 “우리가 원하는 승격을 손에 못 넣었만, 팬들이 보여준 열렬한 관심과 응원은 큰 힘이 됐다. 이로 인해 우리 심장은 더욱 요동치며 뜨거워졌다”고 감사를 표한 뒤, “올해 슬픔과 기억은 부산을 더 강하게 할 것이다. 겨울 동안 착실한 준비로 다시 태어나겠다. 승격을 넘어 K리그 명가의 위상을 되찾겠다”고 다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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