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스카이 캐슬' 잔혹한 입시환경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입력 : 2018.12.07 08:43 / 조회 :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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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드라마 '스카이캐슬' 포스터


‘맹모삼천지교’는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 교육을 위해 이사를 세 번이나 갔다는 뜻이다. 그만큼 자녀를 키우는 데 있어서 주변 환경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입시지옥이라고 불리는 요즘 세상에서 ‘맹모삼천지교’는 빛을 발한다. 최고의 학군에서 내 자식을 키우리라 결심한 부모들에게 ‘집’은 가족들이 함께 사는 터전의 의미가 아닌 자녀교육을 위해 머무는 장소에 불과하다. 자녀가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가족의 모든 초점과 기준이 학군, 교육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이런 현상에 대해 JTBC의 ‘스카이 캐슬’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스카이 캐슬’은 상위 0.1%에 속하는 주남 대학교 정교수들이 사는 곳. 여기에 입성만 하면 자식까지 탑클래스는 따논 당상이다. 이곳에 살고 있는 김정난(이명주 역), 염정아(한서진 역), 윤세아(노승혜 역), 진진희(오나라 역) 가족들은 자녀 교육에 있어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극성이다. 이를 증명하듯 김정난의 아들이 서울 의대에 당당히 합격한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일까. 동네잔치를 몇 날 며칠 해도 부족할 판에 김정난이 자실을 하는 비극이 벌어진다. ‘오직 공부’만 몰아세웠던 부모에게 내려진 가혹한 형벌이었다. 염정아는 이 사실을 알게 되지만 개의치 않는다. 그저 자신의 딸만 의대에 보낼수 있다면 김정난네 같은 비극이 벌어져도 감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의대 합격장과 자신의 목숨을 바꿀 수 있단 말인가? 그녀의 이런 자세를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머리카락이 쭈뼛 서면서 오싹하다.

그녀의 욕망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염정아는 두 명의 딸들 중에서 욕심도 많고 공부도 잘하는 첫째 딸을 의대에 보내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1등을 위해서라면 자기 딸이 다른 사람을 물고 뜯고 짓밟아도 상관없다. 어른들에게 함부로 말하고 신경질을 내는 밑바닥 인성이어도 괜찮다. 그저 모든 건 ‘성적’으로 귀결되니까. 언니에 비해 공부를 못하는 둘째 딸은 부모에게 말대꾸를 하고, 물건을 훔치며 가족과 세상을 향한 반항심을 해소한다. 그 아이의 속이 곪아터져도 염정화는 관심없다. 그저 관심있는 건 역시나 공부 잘 하는 첫째 딸이니까. 자녀를 대하는 그녀의 태도를 보면 등골이 서늘하다.

‘스카이 캐슬’ 사람들에게 사랑, 배려, 용서는 한심한 우스갯거리에 불과하다. 그래서 이런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태란(이수임 역)은 왕따 아닌 왕따 같은 신세다. 이태란을 제외한 사람들은 아름다운 말들을 그저 사전속의 단어로 여길 뿐 개나 줘버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이런 모습에서 우리들은 자유로울 수 있을까? 어릴 때 부모에게 착하고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가르침을 받아왔고, 지금의 자녀들에게도 타인을 배려하는 삶을 살라고 말한다. 그런데 정작 교육에서만큼은 다들 서로 밟고 올라가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으니, 참으로 모순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S여고 사태를 비롯한 수많은 입시비리들이 끊이지 않는 것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스카이 캐슬’은 자녀교육의 비뚤어진 이면들에 대해 낱낱이 말하고 있다.

‘스카이 캐슬’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답답하고 씁쓸함에도 불구하고 계속 보게 되는 건 이 머리 아픈 상황이 과연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함을 감출 수 없기 때문이다. 분명한 건 최고의 대학 합격이 곧 인생의 행복이 아니란 결말일 텐데, 이렇게 마무리되기까지 얼마나 더 섬뜩한 이야기들이 펼쳐질까? 그리고 이 섬뜩한 과정들을 통해 시청자들은 어떤 걸 얻게 될까? 이것이 앞으로 남은 ‘스카이 캐슬’의 관전 포인트 아닐까, 싶다.


‘스카이 캐슬’, 자녀 교육에 있어 너무나 잔혹해서 자꾸만 더 보게 되는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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